공연엔 밀크티·제이레빗·이나밴드·프롬·하비누아주(가나다순) 등 5팀이 참가한다. 여성 멤버는 밀크티의 보컬인 레미(23), 제이레빗의 연주와 보컬을 각각 맡은 정다운(25)과 정혜선(25), 이나밴드 보컬 이나(21), 프롬의 보컬 및 연주자 프롬(27), 하비누아주의 피아노와 보컬, 드럼을 각각 담당하는 전진희(26)·뽐므(25)·배유림(27). 이들은 "여성 뮤지션의 이름을 걸고 한 무대에 서게 돼 무척 기쁘다"고 입을 모았다.
"여자라는 이유로 주목받는 게 때론 부담돼요. 하지만 이번엔 여럿이 함께 무대에 서는 거니까 그만큼 서로 에너지를 주고받을 수 있겠죠?" (레미) "다른 팀 노래를 찾아서 들어봤어요. 드럼 치는 유림씨, 기타부터 첼로·바이올린·미림바까지 연주하는 다운씨, 목소리가 환상적인 이나, 뽐므…. 나만 잘하면 되겠던데요, 하하."(프롬)
정혜선은 "흔히들 예뻐서 '홍대 여신'이라 부르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알고 보면 '홍대 여성 싱어송라이터'의 줄임말인 '여싱'이 편한 발음으로 바뀌어 여신이 된 것뿐"이라며 "1세대 요조·타루·한희정 언니들이 '여신'으로 불린 탓에 부담감도 함께 느껴야 했다면, 우리는 훨씬 편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대중과 만날 수 있다"고 했다.
2세대 홍대 여신, 아니 '그녀'들은 서로 음악을 들으면서 영감을 많이 얻는다고 했다. 프롬은 "여자 뮤지션은 달달한 음악만 한다는 편견을 깨고 싶다. 아픔과 슬픔을 경쾌하게 부르려고 한다"며 "보사노바 음악을 주로 하는 '이나밴드'의 음악도 내겐 자극이 된다"고 했다. 뽐므는 "하늘·나무·들판·초원 같은 자연을 주제로 한 노래를 많이 부르는 편이다. 제이레빗의 다채로운 연주를 들으며 영감을 얻기도 한다"고 했다. 제이레빗의 혜선은 "레미 언니의 노래를 들으면 몸에서 연애 세포가 마구 자라는 기분이다. 우리도 그렇게 사랑을 퐁퐁 솟구치게 하는 음악을 하고 싶다"고 했다.
이들은 "홍대 앞 음악에도 나름 유행이 있는 것 같다. 우리는 그런 획일적인 유행을 거부하고 다양한 음악을 추구한다"고 했다. 배유림은 "어두운 빛깔부터 밝은 색채까지 자유자재로 소화하는 여성 뮤지션이 되고 싶다"고 했고, 정다운은 "요즘 여성 뮤지션들은 못 다루는 악기가 없다. 여성 밴드 음악 하면 흔히들 속삭이듯 조용히 노래하는 것만 떠올리지만, 요즘엔 대담하고 화려한 음악을 시도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프롬은 "때론 일기처럼 독백에 가까운 얘기를, 또 때론 자연·환경·사회참여처럼 거창한 주제를 쉽게 노래하는 게 여성 뮤지션의 매력"이라고 했다. "우리는 듣기 쉬운 음악을 추구합니다. 누구나 접근하기 쉽다는 점에서 볼 때 어쩌면 우리는 홍대 여신이 아닌 '여식'(女息)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