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8.28 09:31

HEALTH

인기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의 막내 백일섭은 걷는 게 두렵다. 프랑스와 스위스의 절경 앞에서도 걸음 옮기기를 주저한다. 모든 게 다 퇴행성 관절염 때문이다. 무릎 퇴행성 관절염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할 것. 강남힘찬병원 정형외과 김종원 과장에게 들었다.

Q. 무릎 퇴행성 관절염의 원인 및 증상은?

무릎 내측의 위뼈(대퇴골)와 아래뼈(경골) 사이에는 관절을 보호하는 반월성연골이 있다. 이 연골이 점점 닳기 시작해 급기야 연골이 사라지는 지경에 이른다. 그리고 결국 뼈와 뼈가 맞닿아 손상이 일어난다. 이 과정에서 염증과 통증이 생기는 것이다. 무릎이 이유 없이 아프거나 붓고, 무릎에서 소리가 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퇴행성 관절염을 의심할 수 있다.

퇴행성 관절염은 특발성, 즉 발병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질환이다. 다만 4대 위험요소로 노화, 비만, 가족력, 과도한 운동을 꼽을 수 있다. 남성보다 여성에게 흔히 발병하는데, 이는 호르몬이나 쪼그려앉기 같은 자세의 영향으로 추정된다. 50대 후반에서 60대에 주로 나타난다. 과체중, 비만인 경우 더 젊은 나이에도 발병할 수 있다. 걷거나 서 있을 때 체중의 75~90%가 무릎 안쪽으로 쏠리기 때문에 몸무게와 무릎 관절염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현재 전 인구의 10명 중 1명가량이 무릎 퇴행성 관절염을 앓고 있다. 더욱이 환자는 갈수록 늘고 있다. 비만 인구의 증가를 그 이유의 하나로 들 수 있다. MRI뿐 아니라 X-RAY로도 진단이 가능해지면서 조기진단이 쉬운 것도 환자가 늘어난 현상과 유관하다는 분석이다.

Q. 치료는 어떻게 하나?

약물치료와 주사치료가 있다. 염증을 가라앉히는 소염제를 복용하거나 연골보호제(하이알)를 주사하는 방법이다. 연골주사는 인공 연골 성분을 주입하는 것으로, 일주일에 한 번 총 3회 맞는다. 단, 여기서 말하는 연골주사는 ‘뼈주사’와 다른 것이다. 뼈주사는 스테로이드 성분으로, 탁월한 항염효과를 발휘해 단기적으로는 증상을 완화하지만 궁극적으로 관절을 망가뜨리므로 주의해야 한다. 무릎 퇴행성 관절염 치료는 완치의 개념은 아니다. 현 상태에서 더 나빠지지 않도록 막는 게 최선이다. 그런 면에서 약이나 주사보다 운동이 훨씬 큰 도움이 된다.

Q. 효과적인 운동은?

수영이나 아쿠아로빅이 좋다. 이들 운동은 엉덩이 대퇴부 근육을 강화한다. 몸의 하중을 대퇴부근에서 상당 부분 떠받침으로써 무릎으로 가는 하중을 줄여 통증을 완화하는 원리다. 이 밖에 평지 걷기(매일 30분~1시간), 평지 자전거 타기 등을 주로 권한다. 삼가야 할 운동으로는 계단 오르내리기. 평지를 걷는 것보다 7~8배의 하중을 더 받는다. 등산도 위험한 운동 중 하나다. 5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부터는 등산을 자제해야 한다. 그럼에도 굳이 등산을 해야 한다면 경사가 얕은 산을 오르는 것이 좋겠다.

Q.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경우는?

초 ·중기는 대체로 약물이나 주사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말기에 이른 경우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염증과 통증이 심해 걷기도 힘든 상태를 말기로 본다. 보통 발병 후 2~3년간 방치한 경우다. 수술은 크게 관절내시경수술과 인공관절치환술 2가지로 나눈다. 말기 중에서도 비교적 상태가 양호한 경우 관절내시경수술을 시행하는데, 무릎에 구멍을 내어 지저분한 연골을 다듬고 찢어진 연골을 부분 절제하는 방식이다. 인공관절치환술은 말 그대로 무릎관절을 인공관절로 대체하는 수술이다. 이는 보통 65세 이상에 권한다. 인공관절에는 플라스틱 삽입물이 포함되는데 이것의 수명이 15~20년으로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 시기가 지나면 재수술을 해야 한다. 수술을 했다고 100% 회복되는 건 아니다. 통증 없이 걷고, 가벼운 운동이 가능한 정도의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인공관절치환술의 경우 체질에 따라 합병증의 우려도 있다. 수술 부위에 감염이 발생하거나 통증이 남기도 한다. 다리 움직임이 불편해 운동 범위를 제한받을 수도 있다. 이들을 막기 위해서는 수술 후 재활이 관건이다. 수술 후 회복까지는 2주 정도, 완쾌까지는 6주 정도 걸린다.

Q. 최근 줄기세포 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줄기세포 치료는 골수나 제대혈(탯줄 혈액)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이용하는 것이다. 줄기세포 배양액을 무릎 내 손상 연골 위에 발라 연골 재생을 돕는 방식이다.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수술에 비해 합병증이 없고 시술이 간단한 것이 장점이다. 단 1회 시술만으로도 연골 재생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단점은 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비용이 일반 수술보다 2~3배 더 든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줄기세포 치료는 초기 관절염에 해당되는 얘기다. 중 ·말기는 불가능하다. 시행한다 해도 세포 재생이 어렵다. 또 초기라 하더라도 다리 축이 변형된 경우 등 개인의 상태에 따라 수술 가능 여부나 효과가 달라진다. 전문의와 상의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Q. 회복에 도움이 되는 음식이 있나?

음식으로는 상태 호전을 기대하기 힘들다. 오메가3나 글루코사민 같은 건강보조제가 도움이 된다고 알려지기도 했지만, 학회에서 증명된 사실이 아니다. 칼슘 함유율이 높아 뼈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사골국물 같은 음식도 마찬가지다.

Q. 무릎 퇴행성 관절염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핵심은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다. 미룰수록 치료가 힘들어진다. 일단 발병했다 하더라도 약물이나 주사로 충분한 도움을 얻을 수 있다. 그러므로 통증을 느끼면 재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현명하다.

관절염 예방과 관리를 위한 6대 생활수칙

1. 표준 체중을 유지한다

고도비만이면 과체중과 정상체중보다 관절염의 발생 위험이 여자는 4배, 남자는 4.8배 이상 증가한다. 비만인 사람이 체중을 5㎏ 감량하면 감량하지 않은 사람보다 관절염 위험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2. 매일 30분 이상 알맞은 운동을 한다

알맞은 운동은 뼈와 관절을 건강하게 해주며, 표준 체중 유지에 도움을 주어 관절염 위험을 감소시킨다. 시간을 나누어 여러 회에 걸쳐 30분 이상 운동을 해도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으므로, 따로 시간을 내기 어려우면 자투리 시간을 활용한다. 단, 관절의 염증이 심한 상태에서는 무리한 운동을 피하는 것이 좋다.

3. 담배는 반드시 끊는다

흡연은 퇴행성 관절염보다 류머티스 관절염 발병과 밀접하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류머티스 관절염에 걸릴 확률이 2배 정도 높다. 금연을 한 지 10년이 지나야 류머티스 관절염 발생 위험이 비흡연자와 같은 정도로 감소한다.

4. 오랫동안 같은 자세로 있기, 무거운 물건 들기 등을 피한다

같은 자세를 오랫동안 취하지 않고, 무게를 여러 관절에 분산하면 관절염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물건을 들 때 허리를 구부리지 말고 무릎을 함께 구부려서 다리와 허리 힘을 이용한다.

5. 관절 증상이 나타나면 조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는다

조기 진단과 알맞은 치료는 관절염 관리에 매우 중요하다. 퇴행성 관절염과 류머티스 관절염은 치료와 관리가 다르므로 이 둘을 감별 진단하는 것이 옳다. 조기진단을 통한 알맞은 약물 투여와 생활 습관 교정은 통증을 줄이고 질병의 경과를 좋게 한다.

6. 꾸준한 치료와 자가 관리로 관절 장애와 합병증을 예방한다

환자는 장기적으로 약을 복용할 때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그리고 꾸준한 재활은 남아 있는 관절 기능을 보존하고, 손실된 운동 기능의 회복과 통증 완화에 도움을 준다. 단, 무리한 재활운동은 관절염을 악화시킬 수 있다. 관절의 염증 정도, 근육의 상태를 의사와 충분히 상의한 후 휴식과 운동이 조화를 이루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료 질병관리본부(201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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