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에세이] 영국도 부동산 불패가 깨진다

영국의 부동산 경기 움직임이 노후를 준비해야할 50-60대들에 큰 시험대가 되고 있다.

런던 시내의 부동산들은 외국인들, 특히 중동 아랍부자들로 시작해 러시안, 최근의 중국인들의 묻지마 매입으로 이미 오를대로 올랐고 템즈강 강변 남쪽과 동쪽으로 이어지는 신흥 재개발 지역에는 현대식 고층아파트 건설이 한창이다. 특히 미국대사관을 비롯해 외국 대사관들이 시내 중심가에서 이지역으로 옮겨가고 있어 이들 특수를 기대하는 수요와 함께 신규분양이 러시다.

최근 부동산 전문지 조사에 의하면 런던 중심과 남서쪽 윔블던, 서리(Surrey) 고급주택들이 있는 지역은 가격이 올랐지만 스코틀랜드, 미들랜드, 웨일즈 서부지역은 오히려 주택 가격이 부동산 전성기였던 2006-2007년에 비해 오히려 하락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렇다고 런던 중심가나 런던 근교의 고급주택 지역도 모든 부동산이 잘 팔리는건 아니다. 영국 시가로 1 million pound(한화 약 18-20억)미만의 아파트나 1 -2 million 소형주택은 여전히 수요가 많지만 2 million 이상이 되면 취득세 인상(7%)부담과 앞으로 부과가 검토되고 있는 Mansion Tax(일종의 종부세) 우려로 거래가 정체되고 있다. 특히 런던 근교지역에서 3 - 5 million 집들이 매물로 많이 나와있지만 지난 2년이상 안팔리고 있는 집들이 많다. 스코틀랜드나 시골의 부동산 매물들은 가격을 내려도 팔기가 힘든 경우가 많다는 조사도 있다.

영국에서도 한국처럼 부동산이 재테크의 수단임은 물론 노후에 대비하는 펜션의 역할을 오랫동안 해왔다. 따라서 그동안 학교 졸업해 직장을 잡으면 대부분 작은 단독 주택을 사서 수리하고 이를 팔아 융자를 받아 더 큰 집을 사고 이를 몇번 하다보면 제법 큰돈을 만질 수 있는 부동산이 되어 자녀들이 모두 독립해 나가는 50 - 60대에 이를 팔고 작은 집이나 아파트로 옮겨 그 돈으로 여생을 즐기는 게 중산층들의 공식 처럼 돼왔다. 그런데 이 공식이 깨질수도 있다는 예측에 은퇴를 앞둔 세대들의 불안감이 생기고 서둘러 큰집을 팔고 다운사이징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매년 들어가는 어마어마한 유지비와 수리비를 줄이고 간편하게 살 수있는 아파트나 작은 주택으로 옮기는 것이다. 그 이유는 그동안 영국의 경제 성장과 신흥 부유층, 외국인들 덕에 부동산 부를 축적한 사람들이 많지만 지금의 20대들은 일단 에전만큼 일자리가 없고 이전 세대 만큼 집을 살수 있는 여력이 있을지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동유럽 등 외국인들의 유입이 늘지만 이들의 바잉 파워에는 한계가 있고 최근 러시아의 자국내 자금 해외유출 제한, 중국인들의 매입도 언제까지 이어질수 있을지 등 부동산 붐이 계속될지는 미지수라는 점이다. 또 영국 서남부 대표적인 휴가지 콘월이나 런던에서 멀지 않은 코츠월드, 남쪽 해안지역 데본 등에 렌탈수입을 기대하고 부동산 붐에 집을 사 놓았던 사람들은 이미 가격하락 등의 영향으로 압박을 받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 강남불패가 옛말이 되고있는 것처럼 영국에서도 가능하면 빠른 시기에 부동산들은 정리하고 노후를 준비해야 한다는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