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에세이] 눈, 두 번 감으니 20년이…

“눈을 두 번 깜빡 하니 20년이 흘렀어요. 그 동안 ‘마음은 언제나 청춘’을 아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드려요. 보답으로 오늘 ‘세대공감 콘서트’를 열게 되었어요.” 콘서트를 시작하면서 진행자 유영미 아나운서가 한 인사다. 지난 9월19일 오후 2시부터 SBS 목동사옥 1층 락스튜디오에서 유영미 아나운서 진행 ‘마음은 언제나 청춘’ 20주년 특집 콘서트가 열렸다.

공영방송에서 하나의 프로그램을 한 사람의 진행자가 20년을 이끌기란 보기 드문 일이 아닐까 싶다. 20년이란 세월은 강산이 두 번 변할 수 있는 긴 세월이다. 청취자의 사랑을 받지 않으면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프로그램의 취지나 운영 방향이 시대 흐름을 읽고 있었고 적절했다고 볼 수 있다. TV 방송과 DMB 방송의 틈바구니에서 한결같이 20년을 이어가기란 쉽지 않다.

SBS라디오 러브에프엠 103.5의 아침 5시 5분부터 6시까지 진행되는 '유영미의 마음은 언제나 청춘'이 올해로 20주년을 맞았다. 그 축하 기념으로 애청자들을 초빙하여 콘서트를 열었다.

시니어들이 좋아하는 남진, 이광조 등 가수를 특별 초대하여 생음악으로 애청곡을 직접 들을 수 있는 즐거운 시간도 갖게 하였다. 20년 전에 누구도 생각하지 않았던 시니어들을 위한 전문 방송으로 시작하였다는 점에서 선견지명을 읽을 수 있다. 그 역할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100세 장수시대,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 시대를 걸어가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한 발자국 앞서, ‘시니어를 위한 전문 라디오 방송’으로 자리 잡아온 프로그램이다. 보다 아름다운 노년, 더 풍요로운 노후를 보낼 수 있는 여러 가지 정보를 생생하게 전달하여왔다. 또한, 시니어들이 좋아하는 음악과 추억을 되짚어볼 수 있는 여러 코너로 2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진행됐다. 시니어가 직접 리포터로 참여하는 시간도 가져 현실감을 주기도 하였다. 20년의 세월이 청취자의 사랑을 확인해 준다.

프로그램 장수의 원동력에는 진행자 ‘유영미’아나운서의 역할이 매우 중요했다. 1994년부터 올해 2014년까지 무려 20년 동안 한 자리를 지켜왔고, 따뜻한 마음으로 시니어들을 보듬어 온 진행 능력이 돋보인다. 콘서트에서 만난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 할머니의 손을 정겹게 잡아주며 살가운 친손녀처럼 대하는 모습에서 그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행사가 마무리 된 후에도 함께 사진을 찍으려는 참석자의 줄이 이어지고 있음도 그 증명이지 싶었다. 함께 한 한 할아버지(청춘동호회장 김효묵)는 깨알 같은 글씨로 적어온 감사의 편지를 읽기도 하여 유영미 아나운서의 눈시울을 적시게 하였다.
 

프로그램을 시작할 무렵에 임신하여 낳은 딸이 아리따운 숙녀로 성장하여 청취자로 참여하여 눈길을 끌었다. 프로그램의 산 역사다. 또한, 방송 일을 희망한다는 여대생은 어머니와 함께 참석하여 할머니와 함께 여행한 경험 얘기를 편지로 써서 할머니께 읽어드리는 뜻있는 시간도 가졌다. 세대공감 콘서트의 일면이다.

김주우 아나운서가 콘서트 중간에 유영미 아나운서와 대담 형식으로 진행한 시간에서는 라디오를 진행하면서 생겼던 여러 가지 에피소드, 프로그램이 남긴 의미를 되짚어 보기도 하였다.

한결같이 <마음은 언제나 청춘>을 사랑하고 아껴준 청취자들을 배려하는 좋은 행사였다. 행사가 끝난 후 참석자 전원에 돌린 예쁜 떡 선물 만큼이나 '멋지고 맛진' 콘서트였다. 퀴즈를 통해 직접 증정한 유영미 아나운서의 저서 <두번째 청춘(시공사)>도 인기였다.

베이비붐 세대를 비롯한 어르신들의 인구 수가 엄청 많아지고 있다. 그 다음 세대인 포스트붐 세대를 포함하면 우리나라 인구의 34%를 차지하는 인구 군이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관심을 갖지 않으면 안 되는 세대다. 앞으로도 이러한 시니어를 위한 프로그램이 계속 발전되고 다양하게 만들어져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