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스> 영화에서 뮤지컬로 다시 태어나다

영화 <원스>는 거리의 기타리스트와 꽃을 파는 체코이민자의 운명 같은 만남과 끌림의 시간들을 아름다운 음악이 있는 작품으로 창조해 내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이렇게 음악적 감동에 뿌리를 둔 뮤지컬 <원스>는 최고의 아티스트들로 구성된 드림팀에 의해 무대화 되었다.

2012년 3월 브로드웨이로 진출한 뮤지컬 <원스>는 독창적인 연출선과 진솔한 스토리로 토니상 베스트 뮤지컬상을 포함 주요 8개 부문을 수상하였고, 2014년 올리비에상 2개 부문을 수상하며 전 세계를 향한 성공적인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아름다운 음악의 승리

뮤지컬 <원스>의 성공 요인은 바로 음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스토리 전체가 '치유의 힘을 가진 음악을 만드는 이야기'라는 것이다. 뮤지컬 <원스>에서는 언어로만 전달할 수 없는 말들을 음악으로 전달하고, 관객들은 바로 그 '음악'을 만드는 과정을 눈 앞에서 직접 목격하며, 음악을 통해 서로를 위로하고 용기를 얻는 것을 지켜본다.

뿐만 아니라 오케스트라 없이 12명의 배우들이 무대에서 직접 기타,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만돌린, 아코디언, 베이스, 드럼을 연주하고 노래한다. 덕분에 ‘Falling slowly’ 는 물론, ‘If you want me’, ‘Gold’ 등 영화 속 명곡들이 무대 위 배우들의 라이브 연주와 노래에 맞춰 더욱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대부분의 곡들은 영화를 통해 들었던 원곡들이 그대로 무대에 등장하고 뮤지컬을 위해 ‘Sleeping’, ‘The moon’, ‘ The north strand’ 등이 추가되어 아름답고 섬세한 감성을 그대로 이어간다.

가장 좋은 배우, 스태프와 함께

모든 배우들이 수준급 연주자여야 하는 작품의 특성에 따라 티켓 파워는 고려 대상이 전혀 아니었다. <원스> 한국 공연에는 연주까지 잘하는 특출한 배우를 뽑기 위해, 그리고 <원스>의 감성을 이해하는 배우를 골라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2013년 10월에 진행된 1차 오디션엔 약 500여명이 지원했다. 초연 대작의 경우 천명 가까운 지원자가 나오는 요즘 뮤지컬 오디션에 비하면 그 응시자가 절반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악기까지 연주해야만 하는 이 작품의 특수성을 감안한다면 그 열기는 대단한 것이었다. 그 중 연주와 노래, 연기 그리고 안무까지 통과한 단 50여명이 올해 2월 진행된 2차 오디션을 볼 수 있었다. 이 오디션을 위해 뮤지컬 <원스>로 토니상을 받은 오리지널 연출 존 티파니와, 음악감독 마틴 로우가 직접 내한해 한국 공연을 이끌어갈 주인공들을 직접 선발했다.

그 결과 뮤지컬과 음악 아티스트로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윤도현과 성실함으로 꾸준히 자신을 성장 시키고 있는 이창희가 남자 주인공 가이 역에, 그리고 여배우 섭외 1순위인 전미도와 박지연이 여자 주인공 걸 역에 낙점되었다. 이들과 함께 무대를 책임질 재능 있는 배우들로 강윤석, 강수정, 임진웅, 이정수, 오정훈, 정욱진, 오정환, 박신애, 조지승, 정선국, 배현성, 황명하, 한수연, 김주연이 선발되었다. 특히 이들은 슈퍼스타 K 출신의 싱어 송 라이터, 어쿠스틱 그룹 여행스케치 전 멤버 출신 등 다채로운 이력으로 심사위원들을 사로잡았다.

또한, <원스>에 합류하는 국내 스태프들은 오리지날 크리에이터들과의 수차례 만남을 가진 후 가장 실력 있는 스태프로 선발되었는데, 여러 쟁쟁한 후보 중 국내연출로 발탁된 김태훈과 국내안무 황현정, 그리고 맘마미아 때부터 마틴 로우와 손잡고 최상의 공연을 완성해내었던 음악감독 김문정이 바로 그들이다. 여기에 <시카고><아이다><맘마미아><고스트>에서 환상적으로 손발을 맞춰 온 기술, 조명, 음향, 의상, 무대 각 분야 수퍼바이저들이 그대로 합류하여 해외 스태프들과 함께 최고의 공연을 선사할 것이다.

인터뷰 | 윤도현
 

“데뷔 이후, 첫 오디션입니다. 원스 오디션, 보고 싶었어요.”

뮤지컬 <원스> 오디션을 보고 싶었습니다. 데뷔하고 오디션을 보는 것은 처음인 것 같은데, 아주 색다른 경험이었고, 최선을 다했어요. 뮤지컬은 제가 늘 하는 무대와는 분명히 다른 무대예요. 연기도 할 수 있고, 다른 분이 작곡한 곡을 제가 노래할 수도 있고, 그리고 다른 배우, 앙상블들과 같이 호흡을 맞추는 매력도 있어요. 제가 10년 간 뮤지컬 무대를 떠났다가 다시 시작하게 된 계기에는 이런 뮤지컬의 매력들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번에 맡게 된 ‘GUY’와 한평생 기타와 살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닮았더라고요. 어릴 적에 아버지께서 기타를 치셨고, 그 모습을 보고 호기심에 시작한 기타였는데 현재까지 함께 살아가고 있네요. 이런 여러 가지 이유들로 뮤지컬 <원스>의 오디션을 보게 되었고, ‘GUY’가 되었습니다.

“무대는 무엇을 하든 지루하면 안돼요. 제 철학이죠. 뮤지컬 <원스>는 재미있습니다.”

저는 음악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어쿠스틱과 버스킹을 사실적으로 다룬 영화 <원스>가 정말 재밌었어요. 그런데 이 영화를 뮤지컬로 만든다고 했을 때, ‘이게 뮤지컬이 될 수 있을까?’ 사건의 흐름이 소박하니까 지루할 거라 생각했어요. 저는 무대는 무엇을 하든 지루하면 안 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런데 막상 연습을 시작하니 제 예상과 달리 정말 재밌습니다. 원스는 중간 중간 연결되는 상황들이 참 재밌어요. 그리고, ‘한국 배우들이 원스를 할 수 있을까?’ 이 부분도 걱정이었는데 배우들을 만나고 연습을 하다 보니, ‘캐스팅 정말 잘했구나.’ 연습을 할 때마다 생각하고, 놀라요. 연습을 거듭하면 할 수록, 한 사람, 한 사람 맞춰갈수록 이 배우들에게 빠져들고 있어요. 심지어, 요즘은 제가 ‘원스의 관객이면 정말 좋겠다.’ 라는 생각을 많이 해요.

“YB보다 어려운, 그렇지만 정말 새로운 밴드를 구성한 것 같아요.”

어쿠스틱 악기는 기술적으로 다른 악기들과 조화를 맞추는 게 어려워요. 귀를 크게 열고 듣지 않으면 안 들리거든요. 밴드 같은 경우에는 악기 소리를 증폭시키기 때문에 소리가 크죠. 그렇지만, 여기에선 귀를 예민하게 열어놓고, 계속 호흡을 맞춰야 해요. 또, 처음 만난 배우들끼리 바이올린, 첼로, 아코디언 등 다양한 악기들과 합을 이뤄야 하니까 음악 하는 입장에서 정말 어렵겠구나 싶었어요. 실제로도 YB보다 어려워요. 그렇지만 원스 배우들 모두 아침부터 저녁까지 열심히 연습을 하고 있고, 만들어가는 과정이 어렵고 힘든 만큼 곳곳에 아날로그의 느낌이 완벽하게 살아있는 섬세한 터치들이 많이 있거든요. 배우들도 그렇듯 관객 분들도 분명 ‘보고 또 봐도 계속 보고 싶은’ 원스의 매력에서 헤어나오지 못하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