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를 위해 순정을 바친 '홍도'가 돌아왔다!

비극과 희극을 넘나드는 화류비련극 <홍도>가 다시 돌아온다. 2014년 한국 연극 선정 공연베스트 7에 오르고 연극성과 작품성 모두를 인정 받은 그 작품이다. 1930년대 기생 홍도의 비극적 삶을 그린 신파극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를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화류비련극 <홍도>가 2015년 8월 관객들 앞에 다시 선다.

연극의 본질을 좇는 '극공작소 마방진'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극공작소 마방진은 언어표현의 대가로 유명한 작가 겸 연출가 고선웅의 연출 작품 2편을 선보일 예정이다. 화류비련극 <홍도>와 연극 <강철왕>이 그 작품이다. 극공작소 마방진은 연출의 대가이자 최근 공연계 가장 핫한 인물로 평가받는 고선웅 연출을 필두로 5주년이던 2010년 연극 <들소의 달>과 <칼로막베스>를 통해 존재를 알렸으면 최근 <홍도>, <푸르른날에> 등과 같은 대중성을 겸비한 작품으로 두터운 팬층을 갖게 되었다.

10주년의 소감을 고선웅 연출에게 묻자 "이제까지 꾸준히 작품을 하는 극단이라는 게 용하도 대견하다."며 스스로를 낮추는 모습을 보여줬다. 또한 "<홍도>를 보시는 관객 여러분이 이 시대에도 순수와 순정이 있다는 것을 믿었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쉽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도 한결같은 그 무엇은 있을 겁니다. 그것을 증명해 보이고 싶습니다."라고 얘기했다. 한결같이 연극의 본질만을 좇는 '극공작소 마방진'의 생각이 화류비련극 <홍도> 속에 고스란히 묻어나는 듯 하다.

80년 전 기생의 사랑 이야기 <홍도>

1930년대 젊은이들의 사랑과 삶의 모습을 담은 대표적인 신파극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를 재해석한 작품 <홍도>는 과거 화류 문화의 이야기이기에 현대 관객들에게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연극 <칼로막베스>, <변강쇠 점 찍고 옹녀> 등으로 기발한 상상력과 연출력을 보여준 고선웅식의 맛깔나는 연출로 관객들의 집중을 이끌어낸다. 한과 정이라는 과거의 정서를 담아내면서도 진부하지 않고 세련된 느낌을 받는다.

고선웅 연출은 이번 작품에 대해서 "작년보다 배우들이 훨씬 더 연기를 잘하니 그만큼 감동도 클 것"이라며 <홍도>를 기다리는 관객들의 마음을 설레는 말을 전했다. 2015년 공연에는 동아연극상 여자연기상을 수상한 배우 양영미와 작년에 홍도로 열연하며 절절한 연기를 선보인 배우 예지원이 합세하였으며 초연에 참여했던 모든 배우들과 함께 2014년 공연보다 더욱 완성도 높은 모습을 보여준다고 한다. 현대인의 정서에 맞게 새롭게 탈바꿈한 2015년형 신파극 <홍도>. 예술적 완성도를 더해 돌아온 화류비련극의 행보를 주목하길 바란다.

고선웅 연출 인터뷰

Q. 극공작소 마방진이 올해 10주년이 되었다. 아직도 극공작소 마방진에 대해서 모르는 분들을 위해서 간단한 소개와 대표로서 감회는 어떤가?

A. 극공작소 마방진은 유행을 좇아 표류하느니 본질을 찾아 방황하는 편이 낫다는 신념을 가지고 만장일치로 단원을 뽑아 연극을 하는 극단입니다. 마리화나, 칼로막베스, 홍도, 들소의 달, 리어외전 등의 작품을 올렸고 고강민 대표가 프로듀서를 하고 저는 극본과 연출을 맡고 있다. 감회라기보다는 이제까지 꾸준히 작품을 하는 극단이라는 게 용하고 대견하게 느껴진다.

Q. 향후 극공작소 마방진을 통해서 선보이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무엇인가?

A. 인간의 삶을 성찰하고 낙관하는 작품을 하고 싶다. 시류에 편승하지 않고 인간의 내면을 연극적 놀이를 통해 표현하고 더불어 미학적인 완성까지 이루어내고 싶다.

Q. 지금까지 연출한 작품들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 있다면 어떤 작품인지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
A. 모든 작품을 다 사랑한다. 정말이지 저는 하나를 고르기가 곤란하다. 하지만 그래도 굳이 얘기하자면 최근의 작품에 가장 애착이 많이 간다. 연극은 현재를 사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현재와 가까운 작품이 좋다. 홍도가 되겠다.

Q. 10주년 기념으로 화류비련극 <홍도>와 연극 <강철왕> 공연을 선보인다. 이 두 작품이 선정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

A. 홍도는 대중극적인 관점에서 접근한 작품이고 강철왕은 남들 눈치 안보고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했던 작품이다. 홍도는 내가 다소 철이 들어서 만든 작품이라면 강철왕은 철없을 때 만든 작품이다. 마방진의 10년간의 변화를 보여주기에 적당한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Q. 극공작소 마방진 작품 중에서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A. 리어외전, 마리화나, 칼로막베스와 들소의 달.

Q. 뮤지컬 <아리랑>, 화류비련극 <홍도>, 연극 <강철왕>까지 한 번에 세 편의 작품을 진행하고 있는데 스케쥴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고 힘들진 않나?

A. 아리랑은 신작이라서 부담도 많았고 정열도 많이 쏟았다. 하지만 홍도와 강철왕은 한번 했던 작품이라서 그렇게 힘이 들지는 않다. 다만 더 완성도 있게 만들고 싶을 뿐. 욕심을 많이 내고 사는 듯 보이지만 우리 단원들과 극단을 위해서 필요한 선택이었다.

Q. 화류비련극 <홍도>는 작년 공연 이후 재공연이다. 작년 공연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A. 작년보다 배우들이 훨씬 더 연기를 잘한다. 그만큼 감동도 클 것이다.

Q. 화류비련극 <홍도>를 통해 관객들이 꼭 이것만을 마음 속에 품고 갔으면 하는게 있다면?

A. 이 시대에도 순수와 순정이 있다는 것을 믿었으면 좋겠다. 세상이 너무 쉽게 변하니까 모든 게 바쁘게 변하지 않나? 그 와중에도 한결같은 그 무엇은 있을 것이다. 그것을 증명해 보이고 싶다.

(*인터뷰는 편의상 평어체로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