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에 텃밭을 만들어 여러 작물을 재배하는 이야기가 TV 예능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질 만큼 이제 도시농업은 생소한 일이 아니다. 최근 3년 사이 도시농업이 확대되면서 소규모 도시농업 네트워크가 생기고 각 지자체별로도 사업이 추진 중이다. 그동안 관심만 두고 있던 도시농업에 도전해보자.
삶의 힐링이자 주변 사람들과 소통의 장이 되는 도시농업
최근 도시농업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면서 예전에는 도시농업이 주말농장이나 정원을 활용한 형태였다면, 근래에는 넓은 땅이 없더라도 옥상에 텃밭을 만들고 베란다에서 작은 화분을 활용하는 형태로 확대되고 있다. 도시의 농업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과 잊혀지고 있는 옛 시골의 정취, 땅을 밟으면서 느끼는 정서를 일깨우는 데 의미가 있다. 그렇기에 도시농부들에게 농사란 노동이 아닌 몸과 마음을 힐링하고 그 자체로 즐거운 놀이다.
도시농부들은 대부분 가족 혹은 주변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정도의 양만 재배한다. 내가 재배한 채소를 나누면서 가족과 대화가 늘고 또 동료들과의 유대도 돈독해지며 삭막한 도시 생활에 따뜻한 온기가 채워진다.
식량 제공이라는 농업의 1차적 기능을 넘어 삶과 생활의 가치를 높여주는 기능을 하는 것이 요즘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도시농업이다.
도시농업을 통한 시니어들의 여가와 일자리 창출
최근 3년 사이 도시농업이 확대되면서 서울시를 비롯한 각 지자체에서는 도시농업에 대한 플랜을 세우고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여러 주제를 가지고 도시농업 관련 행사도 열고 있다.
서울시에서는 올해 도시농업 확대를 위한 ‘도시농업 마스터 플랜’을 세웠다. 텃밭조성, 주말농장 및 체험학습장의 확대를 통한 도시농업 공간 확보, 민간 단체를 통한 일자리 창출, 음식물 쓰레기의 자원화와 빗물 자원화를 통한 도시 재생과 자원 순환, 박람회 및 교육을 통한 사회·문화적 역할 증대, 그리고 도시농업을 통한 시민 소통이 주요 사업이다.
서울시의 마스터 플랜에 의하면 도시농업은 최근 문제시되고 있는 고령화 사회를 위한 대비책으로도 볼 수 있다. 은퇴 후 여가 및 일자리 창출에 도시농업을 활용할 수 있고, 농작물을 재배하면서 규칙적인 생활과 운동을 하게 돼 건강을 유지하는 데 효과적이다. 또한 점차 사회에서 소외돼가고 있는 시니어들에게 소통의 장을 제공한다.
생활 속 도시농업은 나와 가족을 위해서는 건강하고 안전한 먹을거리가 창출되고, 이웃과 마을을 위해서는 소통과 공동체를 회복한다. 또 도시와 농촌을 위해서는 도시 재생과 도시와 농촌이 상생하는 등 모두가 함께하는 게 바로 도시농업의 비전이다.
시니어 포털 유어스테이지, ‘텃밭이야기’ 오픈
최근 조기 은퇴자가 늘면서 시니어들의 노후 고민이 깊어지는 가운데 인간관계 형성, 소득 창출, 여가 생활을 모두 실현할 수 있는 텃밭이 각광받고 있다. 이런 시니어들의 소통을 위해 시니어 비즈니스 전문기업 ㈜시니어파트너즈(대표 박은경)에서 운영하는 시니어 포털 유어스테이지(www.yourstage.com)는 지난 8월 ‘텃밭이야기’를 신규 오픈했다.
은퇴한 시니어들이 예전에는 시골에 내려가 농사를 지으며 노후를 보내길 원했지만, 최근에는 자신이 살던 곳에서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하면서 텃밭을 일구는 도시농부들이 많아졌다. 이렇게 노후를 보내는 시니어들이 자신의 텃밭 이야기를 글과 사진을 통해 공유하는 커뮤니티가 ‘텃밭이야기’다. 현재 자신이 운영하는 텃밭에 대한 콘텐츠를 등록하는 ‘텃밭은 지금’과 텃밭에 대한 질문과 답변을 하는 ‘묻고 답하기’, 노하우와 각종 정보를 공유하는 ‘텃밭·귀농 노하우’, 텃밭에서 생산한 잉여 농산물을 회원 간 나눌 수 있는 ‘작물 나눔터’로 구성돼 있다. 가장 우수한 텃밭 콘텐츠를 등록한 회원은 ‘베스트 텃밭’에 등록된다.
작년부터 주말농장을 이용해 텃밭을 가꾸고 있는 유어스테이지 회원 조원자(닉네임 강산) 씨는 상추, 호박, 오이, 토마토 등 올여름은 텃밭에서 키운 작물로 식탁이 풍성해졌다고 한다.
“여름 작물의 넝쿨을 없애고 텃밭을 한 번 갈아서 가을에 수확할 무와 배추를 심었어요. 봄부터 가을까지 손수 재배한 채소로 식탁을 채웁니다. 내 손으로 채소를 재배하고 수확하는 일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몰라요. 그 과정을 틈틈이 유어스테이지 ‘텃밭이야기’에 올리는 것도 재미있고요. 하루가 지루할 틈이 없어요.” 조원자 씨의 말이다.
경북 경산시에서 초등학교 교장으로 재직하다 12년 전 정년퇴임한 유어스테이지 회원 류기환(닉네임 청암) 씨는 퇴임 후 집에서 20km 떨어진 곳에 250평 정도의 땅을 사 복숭아 과수원을 만들어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케이스다. 지금은 그중 100평 정도는 텃밭을 만들어 가족과 주변 사람들이 함께 먹을 여러 채소와 약초를 키우고 있다.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어요. 어떤 걸 심어야 할지, 어떻게 키워야 잘 자라는지 몰라서 주변에 농사 짓는 분들과 많은 이야기도 나누고 했습니다. 지금은 오히려 제가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실력이 됐죠. 2~3일에 한 번씩 가서 과수원과 텃밭을 돌보는 일이 얼마나 재미있고 뿌듯한지 모릅니다. 이게 바로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비결인 것 같습니다.”
조원자 씨와 류기환 씨 모두 유어스테이지 ‘텃밭이야기’의 열심 회원으로 베스트 텃밭에 올라 있다. 자신들의 텃밭 이야기를 거의 매일 회원들과 공유하는 일 또한 삶의 소소한 일상이자 재미있는 취미다. ‘텃밭이야기’를 통해 시니어들의 욕구를 만족시키고 인생 2막의 새로운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장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