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알·크리스털로 만든 불상 보셨나요?"

    입력 : 2017.05.19 00:55

    [용인 와우정사 '세계불교박물관']

    태국·인도·네팔·티베트 등서 40년간 수집하거나 기증 받아
    "한 자리서 보기 어려운 작품들"

    무릎을 세우고 생각에 잠긴 형상의 티베트 불상.
    무릎을 세우고 생각에 잠긴 형상의 티베트 불상. /김한수 기자

    코브라가 똬리를 튼 가운데에 부처님이 좌정한 불상이 있다. 부처님 머리 위에 코브라 머리가 우산처럼 씌워진 형태도 특이하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탄성이 나온다. 스리랑카에서 건너온 이 불상의 재료는 쌀. 우리나라 쌀보다 가늘고 작은 쌀알을 이어붙여 만든 불상이다. 그 옆엔 백옥을 깎아 만든 미얀마 불상, 갠지스 강변 모래알로 만든 불상, 투명한 크리스털 불상, 호박(琥珀)으로 만든 불상까지 이색 소재로 만든 불상이 나란히 앉아 있다.

    최근 개관한 경기 용인 처인구 와우정사(臥牛精舍·주지 해곡 스님)의 '세계불교박물관' 전시 작품들이다. 이 사찰은 세계 각국의 불상이 야외에 즐비해 평소에도 '불교 테마파크'로 불리는 곳. 매일 아침 인천공항에서 직행해 찾아오는 동남아 관광객들로 늘 붐빈다. 외국인 방문객이 연간 30만명, 태국인만 20만명 정도 찾는 명소다. 주지 해곡 스님이 지난 40여 년간 동남아 각국 불교 종단과 교류하면서 기증받거나 수집한 작품들로 꾸며진 박물관은 이 사찰에 새 볼거리를 제공한다.

    입구에 들어서면 동굴처럼 꾸민 공간에서 동남아 부처님이 관람객을 맞는다. 인도네시아 화산석으로 만든 불상이다. 이어서 태국, 인도, 네팔 등의 불상과 티베트 불교 불화(佛畵)인 탕카가 벽에 죽 걸려 있다.

    스리랑카에서 가져온 패엽경(貝葉經)은 그 옛날 부처님 제자들이 나뭇잎에 어떻게 경전을 기록해 휴대했는지 실물로 보여준다. 동판이나 대나무에 새긴 경전, 대만에서 들여온 상아에 깨알같이 작은 글씨로 금강경을 새긴 '상아 금강경'도 있다. 인골(人骨) 2개를 이어붙여 만든 북과 사람 정강이뼈로 만든 홀(笏·지팡이)을 비롯해 티베트 불교 풍습을 볼 수 있는 유물들도 있다.

    100여 평에 이르는 전시장 막바지에 만나게 되는 '사유상'은 전시 작품의 백미다. 우리나라 반가사유상이 의자에 앉아 한쪽 다리를 꼰 모습이라면 티베트에선 온 이 사유상은 바닥에 앉아 한쪽 무릎을 세워 양손을 포개 얹고 고개를 외로 꼰 모습. 사유상의 편안한 표정을 보고 있노라면 관람객의 얼굴도 펴진다.

    전체적으로 크고 작은 불상이 70여 점, 대형 탕카가 10여 점 전시되고 있다. 박물관 뒤편 대형 에메랄드 불상 3점을 모신 공간에도 소형 불상 수백 점이 선보이고 있다.

    해곡 스님은 "40여년간 정성껏 모아온 성보(聖寶)들은 현지에 가서도 한자리에서 한꺼번에 보기 어려운 작품들"이라고 말했다. 박물관은 토·일요일과 공휴일 오전 11시~오후 4시 개관하며 평일에는 단체 관람객만 받는다. 관람료는 성인 8000원, 65세 이상·학생 5000원. (031)339-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