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드래곤도 오고 싶어하는 국악 무대 만들고 싶어"

    입력 : 2017.06.19 03:03

    내달 7일 개막 '여우락 페스티벌' 예술감독 맡은 원일 인터뷰

    "음악 없는 민족 없어요. 우리 음악은 리듬으로 보면 '따안~따' 요동치는 3박자의 장단. 우리 가락에 새겨진 몽고반점 같은 것. 그걸 할 거예요. 지금 이 순간 여기서 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우리 음악!"

    중요무형문화재 제46호 대취타 및 피리 정악 이수자인 원일(50)은 '국악계 이단아'로 통한다. 서른이던 1997년 첫 음반 '아수라'에서 반어와 풍자로 가득한 노래들을 랩과 록 같은 최신 대중음악 문법들로 구사해 화제를 일으켰다. 국악그룹 '바람곶' '푸리'의 리더로 해외에 우리 음악을 알리고,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로 후학도 양성했다. 2012년 마흔다섯엔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최연소 예술감독이 됐다. 관현악의 틀을 깬 '시나위 프로젝트', 양악과 국악을 뒤섞은 '잡음의 미학'을 선보였다. 원일은 몰라도 그가 만들어 대종상영화제 음악상을 받은 영화 '꽃잎' '아름다운 시절' '이재수의 난'의 주제가를 기억하는 사람은 많다.

     

    서울 남산 국립극장에서 만난 원일은 “지드래곤, 자이언티 같은 톱 대중가수도 여우락에서 출연 제안이 오면 ‘거긴 진짜 음악을 하는 데니까 가봐야겠다!’ 하고 끌리는 축제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서울 남산 국립극장에서 만난 원일은 “지드래곤, 자이언티 같은 톱 대중가수도 여우락에서 출연 제안이 오면 ‘거긴 진짜 음악을 하는 데니까 가봐야겠다!’ 하고 끌리는 축제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장련성 객원기자

    2년 전 국악관현악단을 떠나면서 국악의 주류(主流)를 벗어난 듯 보였던 그가 돌아왔다. 다음 달 7일부터 국립극장이 여는 '여우락 페스티벌'의 예술감독을 맡았다. 2010년 시작해 지난해까지 4만8000여 명 관객을 모은 여우락은 세계와 소통하는 음악을 추구하는 국악 축제. 최근 5년간 피아니스트 양방언, 재즈 가수 나윤선 등 다른 장르 음악인을 감독으로 영입해 장르의 확장을 꾀했다면, 올해는 원일과 손잡고 우리 음악의 무한한 깊이와 색채를 파고든다.

    그가 고른 주제는 '우리 음악의 자기 진화'. 그는 "우리 장단은 기본 리듬이 '따안~따 따안~따' 길고 짧아서 아프리카 음악과 닮은 데가 있다"고 말했다. "아프리카 음악은 한 패턴이 반복돼요. 반면 우리는 어느 순간 '따당~' 하고 뒤집어져요. 역동적이죠. 한결같이 흐르는 장단이 씨줄이면 거기서 우리 음악가들이 하고 싶은 대로 만들어내는 음악은 현대 한국 음악이면서 가장 젊은 '국악'인 거예요."

    그 기준에 따라 출연진을 꾸렸다. 1990년대부터 국내외에 한국 음악을 알려온 '공명'이 흥겨운 무대를 책임진다. '잠비나이'와 '블랙스트링'도 선다. 바이올린으로 아쟁·가야금의 매력을 표현한 '단편선과 선원들'은 김시율(피리)·이재하(거문고)와 협업하고, 20대 소리꾼 유태평양과 장서윤은 임방울과 김산호주의 사랑 이야기를 김광석 가요로 해석한다.

    그 서두에 '장단 DNA(부제: 김용배적 감각)'가 있다. 1970년대 말 김덕수·이광수·최종실과 함께 사물놀이로 세상을 놀라게 한 상쇠 김용배는 1986년 꽹과리를 깨고 벽에 무(無)자를 써놓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박은하·김정희·김복만과 그 무대에 함께 서는 원일은 "굿거리장단의 '덩기덕 쿵~'을 타고난 그루브로 그려냈던 김용배의 감각을 제대로 구현해 사물놀이의 본래 정신을 알리겠다"고 했다. "우리는 알려진 것, 익숙한 것에 마음을 놔요. 여긴 달라요. 새로운 국악이 젊음의 정신으로 폭발하는 무대가 될 겁니다." 원일이 눈을 부릅떴다.

    장단 DNA=다음 달 7일 오후 8시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02)2280-4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