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태어난 벌도 태양을 나침반 삼아 지도를 그린다

    입력 : 2017.07.13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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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의 사생활과 그 이웃들

    페터 볼레벤 지음ㅣ장혜경 옮김ㅣ이마ㅣ304쪽

    벌은 춤을 춰서 꽃꿀이 있는 곳과 이동 거리를 동료에게 알려준다. 밀랍을 분비해 다 같이 모여 사는 벌집을 만드는 것도 잊지 않는다. 학자들은 이를 '집단지성'이라 불렀다. 놀라운 사실이 드러났다. 벌집 밖으로 처음 나온 어린 벌들이 태양을 나침반 삼아 집 주변 지도를 그리고, 그 지도에서 자신이 갈 길을 찾는다는 것. 사람들은 놀랐다. 벌의 두뇌가 인간과 같다니.

    독일에서 30년 넘게 친환경 삼림을 조성·관리해온 저자는 동물도 인간만큼 다채롭고 섬세한 희로애락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암탉을 속이는 수탉, 슬픔에 빠진 어미 사슴, 부끄러워하는 말을 상상해본 적 있는가. 멧돼지는 자기 딸이 새끼를 낳을 때면 산파 노릇도 한다. 지능 높은 동물만 이타심이 있는 줄 알았다면 박새를 보라. 천적이 오면 그 사실을 가장 먼저 알아차린 놈이 목숨 걸고 비명을 지른다. 이타심은 주고받는 것이어서 희생정신이 크고 마음이 넓은 개체에겐 다시 이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