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시장 42% 삼다수 판권 놓고 '물 전쟁'

    입력 : 2017.08.11 03:00 | 수정 : 2017.08.11 09:40

    [시장 선두 3社 '입찰 신경전']

    "매년 매출 200억 안팎 늘려" 광동제약, 재계약에 자신감
    시장 2위 롯데칠성, 참여 검토… 농심도 '판매권 재탈환' 의욕

    - 칼자루 쥔 제주도개발공사
    "삼다수 판매 온힘 쓸 업체 원해" 다양한 채널로 납품 요구할 듯

    국내 생수 시장과 삼다수 비중 비교 그래프

    생수(生水) 시장의 절대 강자인 제주삼다수의 판매 권한이 매물로 나왔다. 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는 이달 31일까지 제주삼다수를 위탁 판매할 업체를 모집한다. 제안서를 토대로 일주일간 평가를 한 뒤 이르면 다음 달 6일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한다. 제주도개발공사는 입찰 업체의 삼다수 판매 가격보다는 향후 판매 방식과 마케팅 계획을 중심으로 평가할 계획이다.

    삼다수는 제주도개발공사가 생산해 대형 할인마트·대형 수퍼마켓(SSM)은 직접 공급하고 편의점 등 소매 부문 유통만 외부 업체에 맡긴다. 2012년까지는 이를 농심이 독점하다, 그 이후 광동제약이 판권을 물려받아 영업하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 닐슨에 따르면 전체 생수 시장에서 삼다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42%. 2위 아이시스(롯데칠성음료·11.2%) 3배가 넘는다. 삼다수를 손에 넣으면 누구나 생수 시장 1위에 오를 수 있다. 이 때문에 현재 판권을 가지고 있는 광동제약은 물론 2·3위 업체인 롯데칠성음료·농심 등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광동제약 사업권 놓치면 전체 매출 30% 증발


    이번에 입찰에 나온 판권은 향후 5년간 판매권이다. 할인마트 등이 제외되긴 했지만 전체 생수 시장의 25%에 이른다. 현재 판권을 가진 광동제약은 긴장하고 있다. 지난해 광동제약 매출은 6363억원인데, 이 중 삼다수 매출이 1838억원. 이번에 판권을 놓치면 매출의 30% 가까이가 사라지는 셈이다.

    광동제약은 삼다수 판권을 가져간 2013년 이후 삼다수 매출이 2013년 1257억원, 2014년 1479억원, 2015년 1676억원, 지난해 1838억원으로 계속 증가했다.

    경쟁 업체들 도전도 만만치 않다. 점유율 2위 아이시스를 보유한 롯데칠성음료는 입찰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아이시스를 비롯, 지리산 산청수, 평화공원 산림수 등 다양한 생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지만, 삼다수 브랜드 파워에 밀려 2인자에 머물고 있다.

     

    제주도개발공사가 운영하는 제주삼다수 생산 공장. 향후 5년간 제주도와 전국 대형마트·SSM을 제외한 유통망에서 제주삼다수를 위탁 판매하는 판권이 매물로 나와 생수 업체들 경쟁이 치열하다.
    제주도개발공사가 운영하는 제주삼다수 생산 공장. 향후 5년간 제주도와 전국 대형마트·SSM을 제외한 유통망에서 제주삼다수를 위탁 판매하는 판권이 매물로 나와 생수 업체들 경쟁이 치열하다.

    2012년까지 삼다수 판권을 보유하고 있다가 광동제약에 빼앗긴 농심도 재탈환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올해 초 신동원 농심 부회장은 "여전히 삼다수 브랜드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있다"고 말한 바 있다. 농심은 삼다수 판권을 잃은 뒤 2013년 '백산수'를 출시했으나, 기대에 못 미친 채 점유율 3위(8%)에 그치고 있다. 주력인 라면 사업이 침체인 상황에서 성장세를 보이는 생수 사업 등으로 활로를 모색한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농심 내부적으로는 삼다수 입찰에 신중한 반응도 나온다.

    농심 관계자는 "2012년 삼다수 판권을 잃으며 연 매출 1900억원짜리 사업부가 사라지는 아픔을 겪었다"며 "언젠가는 다시 빼앗길 수도 있는 판권에 목매는 것보다 자사 브랜드를 충실히 키워나가는 것이 오히려 낫다"고 말했다. 농심은 2015년 중국 백산수 공장에 200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삼다수에 집중할 수 있는 업체여야"

    판권 향방은 오리무중이다. 제주도개발공사는 촘촘한 유통망을 가지고 있는 업체를 선호하면서도 기존 생수 브랜드를 지닌 업체는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제주도개발공사는 이번 입찰에서 소매 판권과 비소매·업소용 판권을 분리할 방침이다. 비소매·업소용이란 호텔·식당이나 고속도로 휴게소, 자판기 등에서 판매되는 물량을 뜻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비소매·업소용 비중이 전체 시장의 10~20%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지만, 기존 위탁판매 업체 영업망이 부족했다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제주도개발공사는 또 이번 입찰 조건으로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생수 브랜드를 어떻게 처리할지 계획을 제출하라"고 주문했다. 기존 브랜드를 가진 업체가 삼다수 사업권을 가지게 된다면 삼다수 판매에 전력을 기울이지 않을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공사 관계자는 "이번 입찰은 삼다수를 잘 팔아줄 업체를 찾는 것"이라고 했다. 기존 브랜드를 가진 업체가 삼다수까지 가져가면 독과점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