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리뷰]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닌 영화 '내 사랑'

    입력 : 2017.10.12 10:21

    리뷰 | 영화 내 사랑

    아름다운 시 한 편이 담긴 그림책을 본 느낌이었다. 제35회 밴쿠버영화제에서 관객상을 받고 2017년 전주 국제영화제 상영작인 영화 '내 사랑'은 어떤 명화보다도 아름다운 삶과 사랑의 이야기를 시처럼 펼쳐간다.

    아일랜드의 대표 여자 감독인 에이슬링 월시의 연출로 나이브 아트(Naive Art) 화가 모드 루이스의 실화를 화면에 담아냈다. 모드의 역을 맡은 샐리 홉킨스는 확실한 연기를 위하여 몇 달 동안 그림을 배우면서 실제 그녀의 걸음걸이까지 확실하게 재연을 했다. 그녀의 남편인 에버렛 역의 에단 호크는 돋보이는 연기로 관객에게 공감대를 형성하게 한다.

    선천적 관절염으로 신체 기능의 일부가 불편한 모드는 가족들에게 상처를 받아 독립하려는 의지를 지니고 있을 때 에버렛의 가정부 구인광고를 보고 그를 찾아가 주인과 가정부의 관계로 동거가 시작된다. 시간은 서서히 그들의 마음을 열어가게 하고 사랑에 서툰 에버렛은 퉁명스럽고 거친 행동으로 모드를 대하지만 그녀가 원하는 것들을 행동으로 배려한다. 모드 역시 그림을 그리는 눈으로 에버렛의 마음을 읽어간다.

    사랑에 서툰 사람들이 풀어가는 일상의 시간이지만 감독 특유의 섬세함으로 풀어 낸 영상들은 전시회의 그림을 보는 것처럼 두 사람의 감정으로 녹아들게 한다. 에버렛의 사랑은 따스하지도 정겹지도 않으나 눈빛으로 전달되는 많은 언어가 모드의 일상 속에서 고운 빛깔의 색채로 피어나기 시작한다. 때로는 닭고기 수프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바람 부는 날 귀가한 에버렛에게 따스한 한 잔의 차가 되어주기도 한다. 에버렛의 고된 일과를 위로하는 닭고기 수프와 따스한 한 잔의 차는 그들이 사는 작은 집에서 꽃으로 피어나면서 하늘을 날아가는 새가 되어 날개를 펼치기 시작한다.

    모드와 에버렛의 일상을 잔잔하게 풀어가는 캐나다는 한 폭의 아름다운 캔버스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색으로 모드의 감정을 표현하듯 카메라의 앵글은 늘 색채를 부각한다. 언어를 절제하는 대신 색채로 감정의 표현을 하고 눈빛으로 상대에게 언어를 전달한다. 앵글은 한정된 공간 안에서 상처를 입어 외로운 사람들을 따스한 색채로 풀어내고 있었다.

    “모두 당신을 싫어해요”

    “나는 당신을 좋아해요”

    설명이 필요 없는 간단한 두 줄의 표현이 두 사람의 사랑이다. 사랑은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알려주는 영화 '내 사랑'은 모든 언어를 함축해서 표현하는 시 같은 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