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내·외부가 바뀌고… 로봇이 洗車

    입력 : 2017.10.12 23:22

    [현대車그룹 남양연구소서 'R&D 아이디어' 페스티벌]

    버튼 누르니 안전벨트가 '찰칵'
    운전자 주행 상태를 확인해 어린아이 목소리로 경고하기도

    연구원 8개팀이 본선에서 겨뤄
    청각장애 운전자 시스템이 대상

    12일 낮 경기도 화성 현대차그룹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2017 R&D(연구개발) 아이디어 페스티벌'. 샤시설계개선팀 김재승(29) 연구원이 차량 운전대와 운전석 등을 결합한 모듈을 전시장 가운데로 끌고 나타났다. 그가 버튼을 누르니 안전벨트가 자동으로 내려와 아래에 있던 벨트 버클에 잠겼다. 운전석에 앉아 버튼을 누르고 자동으로 안전벨트가 채워지는 데 걸린 시간은 5초였다.

    김 연구원은 "자동차가 점차 자율 주행, 자동화되는 시대가 다가오는데, 안전벨트도 자동화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작품"이라며 "특히 몸이 불편해 안전벨트 착용이 쉽지 않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2일 경기 화성시 남양연구소에서 열린‘R&D 아이디어 페스티벌’에서 현대차 관계자가 자동으로 안전벨트가 채워지는‘팅커벨트’를 시연하고 있다(왼쪽).
    12일 경기 화성시 남양연구소에서 열린‘R&D 아이디어 페스티벌’에서 현대차 관계자가 자동으로 안전벨트가 채워지는‘팅커벨트’를 시연하고 있다(왼쪽). 자동차 전면 그릴에 숨어 있던 로봇청소기‘더스트 버스터’가 나와서 차량 청소를 하고 있다(오른쪽). /현대자동차
    페스티벌은 매년 가을 현대차가 여는 사내(社內) 공모전이다. 8회째인 올해는 '미래 모빌리티(이동 수단)'를 주제로 16개 팀이 참가해 예선을 거쳐 8개 팀이 본선에 올랐다. 이들의 평균 나이는 32세로 선임연구원으로 구성된 1개 팀을 제외하고는 모두 2~3년 차 연구원들이다. 현대차의 R&D를 이끌 젊은 연구원들이 선보인 작품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자동화'와 '맞춤형'이다.

    전시장에 들어온 검은색 제네시스의 전면 그릴이 열리고 자동차 외관 로봇청소기가 등장할 때는 관람석에서 탄성이 터졌다. 외장기능시스템설계팀 이병우(27) 연구원 등이 개발한 '더스트 버스터(Dust Buster)'다. 이 연구원은 "집에서 주차해 놓고 쉬는 사이 로봇청소기가 알아서 차량 외관과 유리창 청소를 하는 시스템"이라고 했다.

    상황에 따라 자동차 내·외부 모양이 바뀌는 '변신 자동차'도 나왔다. '플루이딕 스페이스'라는 작품은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트렁크와 차량 내부의 구조가 변한다. 트렁크에 농구공과 가방 등을 넣으면 차량 안에 설치된 여러 개의 셀(cell)이 물건 모양에 맞게 변하며 공간이 바뀐다. 평소에는 자동차 위쪽에 싣고 다니다가 주차를 하면 접혀 있던 가림막이 자동으로 펼쳐져 간이형 차고가 되는 '쉘터'도 출품됐다.

    운전자의 주행 상태를 자동으로 확인해 어린아이 목소리로 경고하는 '착한자동차'라는 작품도 반응이 좋았다. 운전자가 안전벨트를 매지 않고 가속 페달을 밟자 남자아이 목소리로 "아빠! 안전벨트!"라는 음성이 들렸다. 제어기반기술개발팀 김한얼(24) 연구원은 "실제로 운전자가 아이 목소리에 즉각 반응해 더 안전 운행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운전자의 주행 상태를 경고함과 동시에 주행 정보도 수집해 미래차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운전자가 탑승하거나 화물을 운반할 수 있는 생활 보조용 로봇인 '로모'와 자전거나 휠체어 등을 휴대전화로 조종하는 '전동 모빌리티'로 바꿔주는 '모토노프' 등도 있었다.

    1등인 대상은 청각장애인 운전자를 위한 시스템인 '심(心), 포니'에 돌아갔다. 뒤에서 자동차 경적이 울리거나 구급차·소방차 등의 소리가 들릴 때 차량 앞유리에 여러 가지 색깔로 LED가 켜지고, 운전자가 찬 팔찌에 진동이 울리는 시스템이다. 운전자가 수화를 하면 내비게이션이 이를 인식해 목적지가 입력되는 기능도 탑재됐다. 대상을 받은 정지인(28) 연구원은 "청각장애를 가진 사촌이 운전을 하면서 느낀 불편을 철저히 고려했다"며 "주파수 분석을 통해 각각의 소리를 차별적으로 인식하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양웅철 현대차 연구개발본부 부회장은 "이번에 소개된 아이디어들을 발전시켜 양산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