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렵거나 열광하거나… 인류는 유령에 홀렸다

    입력 : 2017.11.09 15:33

    유령의 자연사

    로저 클라크 지음|김빛나 옮김|글항아리|440쪽

    1만8000원


    "사우스조지아의 이름 없는 산들과 빙하를 건너 36시간 동안 끝없이 이어졌던 강행군 동안 우리는 세 명이 아니라 네 명이었다." 수차례 남극을 탐험했던 영국 유명 탐험가 어니스트 섀클턴(1874~1922)은 말했다. 네 번째 인물 '유령(ghost)'이 자신들을 인도했다는 뜻이다. 탐험이라는 근대적 사건에 불쑥 유령이라는 전근대가 끼어들었다.

    유령에 으스스함을 느끼면서도 열광한다. 사람들은 테마파크에서 '유령의 집'을 찾고 여름이면 유령이 나오는 공포극에 관심을 갖는다. 19세기 영국에서는 시체가 벌떡 일어난다는 소문이 퍼지자 구경꾼 2000여 명이 매일 밤 교회 묘지를 둘러쌌다. 저자는 '당시에는 책을 팔고 싶으면 유령 이야기를 쓰면 됐고 집을 시세보다 비싸게 팔고 싶으면 유령이 많이 출몰한다고 선전하면 됐다'고 썼다. 디킨스, 디포도 유령 이야기를 썼다. 책은 인류가 유령을 사랑(?)했던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