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 맨앞에 선 가죽재킷 사나이… 젠슨 황

    입력 : 2018.01.11 22:24

    [AI 핵심기업 엔비디아 CEO 인터뷰]

    잡스·빌 게이츠·저커버그… 이 사람들만 알고 있나요
    AI세상은 젠슨 황이 주도합니다

    가죽재킷이 트레이드마크
    "자율주행차 핵심 기술 보유, 당장 내년이면 로봇택시 나와… 우버·폴크스바겐·SKT와 제휴"

    "자율주행자동차는 인공지능(AI)이 이끌고 올 혁신의 첫 번째 단추입니다. 2019년이면 운전자가 없는 로봇택시가 승객들을 실어나를 것입니다."

    지난 10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호텔에서 만난 엔비디아의 젠슨 황(Huang)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곧 AI가 인간의 실생활에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고 했다. 그는 "AI가 스스로 새로운 AI를 만드는 시대가 곧 닥칠 것"이라며 "그동안 인류가 풀지 못했던 사회적 문제들도 점점 발전하는 AI가 해결할 것"이라고 했다.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가 지난 7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호텔에서 열린 CES 2018 사전 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가 지난 7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호텔에서 열린 CES 2018 사전 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는 10일 인터뷰에서“앞으로 모든 자율주행차가 엔비디아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개발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게임용 그래픽카드 회사로 출발한 엔비디아는 AI 시대에 가장 각광받는 기업으로 꼽힌다. 특히 자율주행차는 도로 위를 달리면서 실시간으로 사람과 주변 장애물, 신호등 등을 인식해 빠르게 처리하는 것이 핵심인데, 이미지처리 기술에서 엔비디아의 그래픽용 반도체(GPU ·Graphic Processor Unit)가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다. 올해 CES에서도 엔비디아의 전시장은 관람객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볐고 글로벌 기업의 CEO들이 젠슨 황 CEO를 만나기 위해 자리 경쟁을 할 정도였다. 본지는 이날 젠슨 황 CEO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일본 니혼게이자이 등 글로벌 주요 매체와 가진 기자 간담회에 국내 언론으로는 유일하게 참여했다. 트레이드마크인 검정 가죽재킷과 티셔츠를 입고 나타난 젠슨 황 CEO는 한 시간여가량 진행된 인터뷰 내내 자리에도 앉지 않고 그가 꿈꾸는 미래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모든 기기에 AI 들어가 난제 해결"

    그는 "자율주행차의 상용화는 곧 이뤄진다"고 했다. 그는 이어 "택시는 기본적으로 정해진 구역만을 오가는 운송수단이기 때문에 일반 승용차에 비해 구축해야 할 데이터양도 적고, 예측 불가능한 상황도 적은 편"이라며 택시를 첫 번째 자율주행차로 꼽았다. 엔비디아는 이를 위해 올해부터 세계 1위 차량 공유 업체인 우버와 협력해 자율주행 택시를 개발하고 있다. 그는 "일반 승용차가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하는 것은 2020년 이후가 될 것"이라며 "자율주행차가 완전히 보급되면 교통사고 같은 문제가 크게 줄어드는 것은 물론이고, 사람들은 더 이상 자동차를 살 필요가 없어져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우버 외에도 세계 1·2위 자동차 업체(2016년 기준)인 독일 폴크스바겐, 일본 도요타와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인 바이두, 한국의 SK텔레콤 등 각국을 대표하는 320여 개 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젠슨 황 CEO는 "올해부터 바이두와 본격적으로 공동 개발을 시작해 중국에서도 자율주행차 개발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이를 위해 엔비디아는 올해 CES에서 세계 최초의 자율주행차용 반도체인 '자비에'와 자율주행 택시용 수퍼컴퓨터인 '페가수스'를 공개했다.

    젠슨 황 CEO는 "자비에 개발에만 90억달러(약 9조6500억원) 이상 투자하고 (전체 직원의 절반인) 6000여 명이 투입됐다"며 "이번 반도체 개발을 통해 자율주행차의 상용화는 크게 앞당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젠슨 황 CEO는 자율주행차를 계기로 AI와 수퍼컴퓨터가 빠르게 전파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AI는 기존 컴퓨터나 스마트폰과 달리 오작동을 일으킬 경우 사회적 피해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실패 확률을 '제로'로 만들어야 한다"고도 말했다.

    엔비디아 성공 비결은 한 우물 파기

    엔비디아는 올해 자율주행차·AI 등 미래 기술뿐만 아니라 본업(本業)인 게임용 그래픽 카드 부문도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부터 VR(가상현실) 게임 등 고사양 그래픽을 요구하는 게임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게임용 GPU의 매출도 수직 상승 중이다. 젠슨 황 CEO는 "기본적으로 우리는 지금까지 GPU만 집중적으로 개발해온 업체"라며 "한눈팔지 않고 가장 잘하는 것에만 몰두하다 보니 미래 기술을 선도하고 사업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반도체 업계를 뒤흔들고 있는 반도체 칩의 보안 결함에 대해 그는 "GPU는 단언컨대 보안 결함이 없다"고 말했다. 젠슨 황 CEO는 "보안은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가치"라며 "보안과 성능을 모두 가진 GPU로 AI 혁신에 더욱 속도를 붙이겠다"고 말했다.


    젠슨 황은 누구인가… 실리콘밸리 신화 쓴 대만 출신 이민자


    대만 출신 이민자인 젠슨 황 CEO는 미국 오리건주립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스탠퍼드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젠슨 황은 30세인 1993년, 공동 창업자 2명과 함께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그래픽용 반도체기업 엔비디아를 설립했다. 엔비디아는 시가총액 1355억달러(약 145조 2400억원) 규모의 글로벌 IT(정보기술) 기업으로 성장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은 작년 젠슨 황을 '올해의 기업인'으로 꼽기도 했다. 한편 젠슨 황 CEO는 공개 행사마다 검정 가죽재킷을 입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인터뷰에서 이에 대해 "가죽재킷은 나의 상징"이라며 "매년 아내가 새로운 가죽 재킷을 사주고 그것을 1년간 중요한 자리마다 입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