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짭짤하다는 '배불러 펀드' 나도 한번 먹어볼까

    입력 : 2018.03.14 03:00 | 수정 : 2018.03.14 16:00

    [아는 것이 돈이다] 신흥국 펀드 수익률 고공 행진

    베트남 1년 수익률 무려 49.5%… 브라질은 올해 평균 15.3% 기록
    정치·외교적 불확실성 노출된 브라질·러시아는 짧게 굴리고
    베트남 등 아시아 신흥국은 길게 "경기부양 기대 높은 인도 주목을"

    지난달 세계 증시가 출렁이면서 최근 들어 전반적인 글로벌 펀드 실적이 신통치 않은 가운데, 신흥국 펀드만큼은 수익률이 고공 행진을 하고 있다. 글로벌 증시에 고르게 투자하는 펀드들의 올해 평균 수익률(1.1%)보다 신흥시장에 투자하는 펀드들의 평균 수익률(4.9%)이 4배 이상 좋다. 특히 중남미(8.4%)와 신흥아시아(5.4%) 펀드의 수익률이 좋았다.

    ◇'배불러 펀드' 고공행진

    신흥국 중에서도 일명 '배불러(베·브·러)' 펀드의 성과가 확연히 좋았다. 배불러는 '베·브·러'(베트남·브라질·러시아) 세 나라를 가리킨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세 나라에 투자한 펀드(33개)의 올해 평균 수익률(지난 7일 기준)은 12.3%로 같은 기간 글로벌 펀드 전체(169개) 수익률의 11배를 넘는다. 반면 같은 기간 인도 펀드는 -5.2%, 일본 펀드는 -4.3%, 유럽 펀드는 -3.2%를 기록했다.

     

    세 나라 중에서도 브라질 펀드의 성과가 가장 좋았다. 브라질 펀드(10개)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15.3%다. 브라질 보베스파(Bovespa) 지수가 올해 12%가량 오른 것에 힘입어 펀드 수익률이 수직 상승했다. 미국 다우존스 지수가 올해 0.3% 오르고, 우리나라 코스피 지수가 1.4% 내린 것과 크게 대비된다. 브라질 펀드 중 하나인 '미래에셋브라질업종대표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종류A'의 수익률은 19%에 달했다. 베트남과 러시아 펀드도 올해 평균 수익률이 각각 12.8%, 8.7%로 높은 편이었다. 베트남 펀드 중에서는 '한국월드와이드베트남혼합증권투자신탁 2'(14.9%), 러시아 펀드 중에서는 '한국투자KINDEX러시아MSCI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파생형)(합성)'(14%)의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한편 올해 수익률로는 브라질이 1위였지만, 최근 1년 수익률에서는 베트남 펀드가 압승했다. 베트남 펀드의 최근 1년 평균 수익률은 브라질 펀드(16.6%)의 3배에 가까운 49.5%에 달했다.

    ◇브·러 펀드 짧게, 아시아 신흥국은 길게

    '베·브·러' 펀드의 실적이 좋은 이유는 각기 다르다. 우선 베트남은 펀더멘털(경제 기초체력)이 워낙 좋다. 값싸고 질 좋은 노동력을 보유한 베트남에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공장을 짓고 생산기지로 삼고 있다. 최근 도시화율이 급상승하면서 인프라 투자가 늘고, 소비가 활성화되는 등 베트남 경제가 활기를 띠고 있다. 베트남 증시가 너무 빠르게 오른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성장성이 높다고 말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베트남 증시 시가총액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44%로, 주변국인 필리핀(80%), 말레이시아(119%), 태국(103%) 등에 비해 훨씬 낮아 주가 상승 여지가 많다는 것이다. 김형래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베트남은 최근 연 6~7%대 고성장을 이어오고 있다"며 "베트남 정부가 주식 종목별 외국인 지분 한도를 늘리거나 없애려는 것도 베트남 펀드에 유리한 요소"라고 말했다.

    브라질과 러시아는 자원 부국(富國)이다. 러시아는 원유나 천연가스 등의 에너지 자원, 브라질은 비철(非鐵)금속 비중이 높은 편이다. 최근 1~2년간 글로벌 경기 회복세로 원자재 수요가 늘면서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이 두 나라의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신흥국 펀드 중에서 단기적으로는 브라질·러시아 펀드를, 중장기적으로는 베트남을 비롯한 아시아 신흥국 펀드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한다. 유가를 비롯해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 데는 한계가 있고, 브라질과 러시아는 정치·외교적 불확실성에 크게 노출돼 있다. 반면 아시아 신흥국은 제조업 수출 기지가 많기 때문에 글로벌 낙수효과를 받을 수 있다. 대표 국가인 친디아(중국·인도)는 거대 내수시장을 갖고 있어서 수출이 부진할 때도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다.

    한편 인도의 경우엔 올해 수익률이 아직까지는 좋지 않지만 앞으로 기대를 둬 볼 만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서태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인도 펀드는 최근 수익률은 낮지만 펀더멘털이 양호하고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내년 5월 총선을 앞두고 올해 인프라 투자 등의 경기 부양책을 쏟아낼 가능성이 높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