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週만에 8000억 몰린 '벤처펀드'… 바이오株가 혜택

    입력 : 2018.04.16 03:07

    초반 분위기는 사모펀드가 주도… 전체 자금 유입액의 80% 차지

    '코스닥 벤처펀드'(이하 벤처펀드)가 출시와 함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일주일 만에 8000억원 넘는 뭉칫돈이 몰리며 1조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벤처펀드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와 전환사채(CB·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채권)를 포함한 벤처기업 신주에 15%, 벤처 또는 벤처기업에서 해제된 후 7년이 지나지 않은 코스닥 상장사의 신·구주에 35%를 투자해야 하는 펀드다. 전문가들은 현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 정책이 중소형주(株) 투자 심리를 자극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흥행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사모펀드가 주도하는 초반 분위기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48개 자산운용사에서 출시한 80개 코스닥 벤처펀드의 누적 판매액은 8368억원으로 집계됐다. 코스닥 벤처펀드는 출시 첫날인 지난 5일 3708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이후 6일 150억원, 9일 973억원, 10일 862억원, 11일 1201억원, 12일 1474억원 등 자금 유입이 꾸준하다. 비중은 공모(公募)펀드보다 사모(私募)펀드가 훨씬 높다. 7개 공모펀드에 1661억원, 73개 사모펀드에 6706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전체 자금 유입액의 80%가 사모펀드로 들어왔다.

    코스닥 벤처펀드 자금유입액 외
    자산운용사들이 공모보다 사모 상품을 10배 이상 많이 내놓은 이유는 사모 상품이 공모보다 운용 제약이 훨씬 덜하기 때문이다. 가장 큰 차이점은 CB나 BW 같은 회사채를 쉽게 담을 수 있느냐에서 갈린다. 공모펀드는 등급을 받지 않은 채권은 담을 수 없지만, 사모펀드는 등급이 없는 채권도 자유롭게 담을 수 있다. 잠재성이 큰 벤처기업 중에는 재정 여력 등 신용평가사 판정 기준에 맞지 않아서 등급을 받지 못하거나 등급이 매우 낮은 경우가 많다.

    KB자산운용 원소영 부장은 "사모펀드는 공모주는 물론 추가로 고수익을 낼 수 있는 비상장주식, CB나 BW도 자유롭게 담을 수 있다"며 "공모펀드는 수익률에 어느 정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운용사와 고객들의 관심이 덜한 편"이라고 말했다. 비상장 주식은 공모펀드도 담을 수 있지만 기준가 산정(기업평가) 등의 관리상 제약이 있어서 실제로 투자하기는 쉽지 않다. 사모펀드가 수익을 내는 데 유리한 면이 있지만, 최소 1억~3억원 이상 투자해야 해서 금융 자산이 많은 자산가 외에는 접근이 쉽지 않다. 또 비상장 주식과 CB나 BW 등을 통해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만큼 원금 손실 위험도 큰 편이다.

    ◇벤처펀드 수혜주 24종목

    사모펀드 주도로 벤처펀드가 인기 몰이를 하고 있지만, 공모펀드에 대한 관심도 꾸준하다. 출시 첫날 26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는데, 5일 만에 6.4배인 1660억원이 됐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공모펀드 중 현재(12일 기준) 가장 많은 돈이 몰린 펀드는 'KTB코스닥벤처증권투자신탁[주식혼합]'으로 지난 9일 출시 후 4일 만에 700억원가량이 들어왔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코스닥벤처플러스펀드'도 설정액 221억원이 몰리며 일시적으로 판매가 중단된 상태다. 소득공제가 가능하다는 점도 공모펀드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기게 하는 요소다. 벤처펀드에 3년 이상 투자 시 3000만원(펀드별 투자 총액)까지 10%의 소득공제(한도 300만원)를 받을 수 있다. 소득공제 혜택은 2020년까지만 적용된다.

    예컨대 연소득 5500만원(기본공제 후의 최종 소득)인 사람이 올해 1000만원을 벤처펀드에 투자하면 내년 초 세금 26만4000원(1000만원×10%×26.4%)을 돌려받을 수 있다. 벤처펀드 투자를 몇 해에 걸쳐서 나눠서 할 경우, 소득공제를 매년 안 받고 나중에 한꺼번에 받을 수 있다.

    벤처펀드 출시에 따른 수혜주(株) 옥석 가리기도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을 높이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벤처펀드가 투자할 수 있는 기업은 약 550개다. 전문가들은 이 중에서 'KRX 300' 지수와 '코스닥150' 지수에 공통적으로 편입된 24종목이 실질적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KRX300은 코스피(238개)·코스닥(67개) 주요 우량 종목, 코스닥150은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1269종목 중 시가총액·유동성·업종 분포 등을 고려해 선정한 150종목으로 구성된다. 수혜 종목 24개에는 신라젠·바이로메드·제넥신(신약 개발), 메디톡스·휴젤(보톡스·필러) 등이 있는데 바이오 업종 비중이 76.6%로 가장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