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에선 드레스를, 인도네시아에선 투피스를 팔아라"

    입력 : 2018.05.16 22:13

    [제9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동남아를 하나로 묶지마라, 각개격파 해야 성공한다

    "동남아시아를 하나의 지역이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굉장히 성격이 다른 여러 국가가 섞여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조엘 쑨 어니스트비 대표)

    "동남아에는 매달 400만~500만명의 인터넷 이용자가 새로 생겨납니다. 젊고 급성장하는 시장 공략에는 거기에 맞는 빠른 대응 전략이 필수입니다."(넬슨 로 노베나 글로벌 라이프케어 회장)

    16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조선일보 주최 제9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참석자들이 딕 체니(왼쪽) 전 미국 부통령과 함재봉 아산정책연구원장의 대담을 지켜보고 있다.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미래의 경제, 그 빛을 찾아라 - 16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조선일보 주최 제9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참석자들이 딕 체니(왼쪽) 전 미국 부통령과 함재봉 아산정책연구원장의 대담을 지켜보고 있다. '위기의 세계화, 아시아의 미래 : 평화와 공존의 길'을 주제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외교·안보·경제·혁신 등 다양한 분야의 해외 리더를 포함, 총 1500명이 참석했다. /오종찬 기자
    16일 서울 워커힐에서 열린 제9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에서는 '넥스트 차이나(Next China)'를 주제로 여러 세션이 열렸다. 인도네시아와 인도에서 온 관료·기업인들은 각각 세션을 갖고 "우리가 진정한 넥스트 차이나"라면서 한국 기업 투자 유치 활동에 열을 올렸다. 한중(韓中)청년리더협회가 진행한 세션에서는 동남아시아의 성공한 스타트업 대표들이 투자 전략과 성공 비결을 설명하는 데 집중했다. 이들 세션장은 지역 투자 정보에 목마른 젊은 기업인들로 가득했다.

    '아시아의 아마존' 대표의 성공 비결

    2015년 싱가포르에서 '아시아의 아마존'을 표방한 전자상거래 스타트업 어니스트비를 세워 6억2000만명의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조엘 쑨(37) 대표는 "보통 동남아시아를 하나의 지역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굉장히 성격이 다른 여러 국가가 섞여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니스트비는 창업 2년여 만에 싱가포르·대만·태국·일본 등 아시아 8국에 법인을 세웠다. 매출은 매년 300%씩 증가한다. 올해 예상 거래액은 2억4000만달러(약 2600억원)에 달한다.

    어니스트비는 동남아 전자상거래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포석으로 물류 플랫폼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쑨 대표는 "배송은 '딜리버리 비'로 불리는 배송 파트너가 담당하는데, 이들은 실시간으로 배송을 의뢰받을 수 있는 어니스트비의 물류 플랫폼을 활용한다"며 "이를 통해 효율적인 배송이 가능하고, 소비자도 플랫폼에 접속해 주문한 상품이 어디까지 왔는지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남아 여성 의류 회사 보니토 러브의 공동 창업자 레이첼 림 대표도 "싱가포르 여성은 드레스를 좋아하지만,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에서는 드레스가 거의 안 팔리고 투피스가 잘 팔린다"며 "동남아 국가들은 지리적으로 서로 가깝지만 선호도는 극명하게 다르기 때문에 나라마다 철저한 현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투자가 경제성장 이끌어"

    세계 4위 인구 대국 인도네시아에서 '조코노믹스(Jokonomics)'를 이끄는 토마스 렘봉 투자조정청(BKPM) 청장(장관급)은 자국 투자 환경과 전망을 설명하는 데 열을 올렸다. 렘봉 청장은 "한국은 인도네시아의 2~3위 투자국으로 큰 영향을 끼치고 있지만, 더 많은 협력을 요청하기 위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ALC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자국 산업 보호 정책 안에서 안주해왔던 국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외국인 투자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물류, 보건·의료, 영화, 통신 등 분야로 외국인 투자 분야가 점점 넓어지고 있다.

    16일 서울 워커힐에서 열린 제9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에 참석한 토마스 렘봉(오른쪽) 인도네시아 투자조정청 청장이 인도네시아 정부의 기업 유치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16일 서울 워커힐에서 열린 제9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에 참석한 토마스 렘봉(오른쪽) 인도네시아 투자조정청 청장이 인도네시아 정부의 기업 유치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왼쪽은 사회를 맡은 비즈니스 전략 컨설팅 회사 스마자&스마자의 야엘 스마자 미국지사 대표. /오종찬 기자
    렘봉 청장은 "중소기업 사장을 했던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인프라가 부족하고 기업 환경이 안 좋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지금까지 많은 개혁을 했고 앞으로 개혁 의지도 충만하다"고 말했다. 이어 "공항, 항만 등 지난 5년 동안 건설한 인프라가 지난 50년보다 많다"며 "조코위 대통령 이전엔 가계 소비가 경제성장을 이끌었다면, 지금은 투자가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10월 만달리카 지역을 포함해 지금까지 12개 특별경제구역을 지정했다. 특별경제구역은 외국인 직접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세금을 감면해주고, 공장 설립 절차를 간소화한 산업단지다. 이를 통해 지난해 6월까지 221조루피아(약 17조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인도 세계 3대 시장이나 한국 투자는 외국인 투자의 1% 미만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대 소비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인도의 투자 유치단 대표로는 아메야 프라부 듀스버그 보손(Duesberg Bosson) 금융 회사 대표가 나섰다. 그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오른팔로, 주요 경제 정책을 주도하는 수레시 프라부 상공부 장관의 아들이기도 하다.

    프라부 대표는 "인도는 GDP가 7년마다 2배가 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30년이 되면 일본·독일·영국 등을 제치고 세계 3위 경제 대국이 될 것"이라며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기회의 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2000년 4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한국이 인도에 직접 투자한 금액은 25억5900만달러로, 전체 외국인 직접투자(3679억3200만달러)의 1%도 되지 않는다"며 한국 투자자들이 지금까지 소극적이었던 인도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