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의 향기 | 브랜드스토리] 특별하기에 대중적인, 킴 크로포드의 와인들

  • 시니어조선

    입력 : 2018.09.03 14:57

    한국에서 가장 대중적이고 친근한 뉴질랜드 와인 브랜드를 꼽으라면 단연 킴 크로포드(Kim Crawford)일 것이다. 2001년, 뉴질랜드 와인에 대한 인식이 거의 없던 시기에 나라셀라에서 처음 수입하기 시작해 지금까지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으니, 뉴질랜드 와인의 대표주자라 하기에 손색이 없는 이름이다. 킴 크로포드가 이토록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중성이란 많은 이들에게 다가가는 특별한 매력에서 비롯되는 것. 지난 8월 28일, 킴 크로포드의 수석 와인메이커인 앤서니 워켄호스트(Anthony Walkenhorst)를 만나 그 특별함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한국을 찾은 킴 크로포드의 수석 와인메이커, 앤서니 워켄호스트
    킴 크로포드가 부인 에리카 크로포드(Erica Crawford)와 함께 자신의 이름을 건 와이너리를 설립한 것은 1996년. 저명한 와인메이커인 그가 양조를 책임지고 아내는 마케팅을 맡았다. 킴 크로포드 와이너리는 단일 품종으로 뉴질랜드를 대표하는 프리미엄급 와인을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전통적 양조방식에 얽매이지 않는 새로운 와인메이킹을 시도하며 빠르게 성장해갔다. 2005년부터 킴 크로포드에서 활약하고 있는 수석 와인메이커 앤서니 워켄호스트는 설립자 킴 크로포드와 3년간 함께 근무했고 이후 그의 철학과 양조 스타일을 이어가고 있는 인물. 호주 출신인 그는 애들레이드 대학에서 양조학을 전공하고 호주, 캐나다, 미국에서 양조 경험을 쌓은 뒤 킴 크로포드에 합류했다. 2007년 이후 킴 크로포드는 글로벌 주류 기업인 컨스텔레이션이 소유하고 있지만 와이너리의 철학은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북미 지역에서 가장 잘 팔리는 뉴질랜드 와인으로 꼽히며, 킴 크로포드 소비뇽 블랑은 전 세계 소비뇽 블랑 중 미국 판매량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앤서니 워켄호스트는 킴 크로포드의 철학을 ‘뉴질랜드 전역에서 생산된 최고의 포도로 차별화된 와인을 만드는 것’이라 설명한다. 뉴질랜드 와인산업의 잠재력을 끌어내기 위해 킴 크로포드가 선택한 방식이었고, 그것이 곧 와이너리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이기도 하다. “뉴질랜드는 지형이 가늘고 넓게 형성돼 있는데, 유럽과 비교하자면 북으로는 프랑스 알자스부터 남으로는 이탈리아의 시칠리아까지 펼쳐진 셈이죠. 그래서 기후대에 따라 다양한 포도가 재배되고 같은 품종이라도 지역에 따라 다채로운 스타일로 생산됩니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단일 품종을 블렌딩해 최상의 와인을 만드는 과정. 동일한 품종을 블렌딩한다는 것을 낯설게 받아들이는 이들도 많지만, 품종의 특징이 명확하면서 킴 크로포드만의 개성이 드러나는 와인은 블렌딩을 통해 완성된다. “킴 크로포드가 뚜렷한 철학을 가지고 일관된 스타일을 추구한다는 점은 유수의 샴페인 하우스들과 흡사할 겁니다. 매년 기후가 다르고 포도 생장기의 특징이 다르게 나타나지만 다양한 포도밭에서 생산된 포도로 만든 와인을 시음한 뒤 선별하고 블렌딩하는 방식을 통해 일정한 완성도를 유지하죠.” 소비자들의 신뢰를 쌓아온 것도 바로 이런 안정성 덕분일 것이다.
    한국에 수입되는 킴 크로포드의 와인들
    240개 탱크에서 탄생한 소비뇽 블랑 
    킴 크로포드 말보로 소비뇽 블랑(Kim Crawford Marlborough Sauvignon Blanc)은 레스토랑, 백화점, 마트, 편의점에서 쉽게 만날 수 있으며 한국에서 뉴질랜드 와인 중 8년 연속으로 판매량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와이너리가 소유하고 있는 말보로의 여러 세부 지역 포도밭에서 생산된 포도와 다른 곳에서 공급받은 포도를 모두 개별 양조해 1차적으로 240개의 와인을 생산한다. 이후 240개 탱크의 와인을 모두 시음한 뒤 절반인 120개를 선별하고, 이것을 가장 이상적인 비율로 블렌딩해 최종적으로 킴 크로포드 말보로 소비뇽 블랑이 탄생하는 것. 소비뇽 블랑 특유의 구스베리와 풀 향기가 신선하면서도 밝은 느낌을 선사하는 와인이다.

    한국에 첫선을 보인 샤도네이와 피노 그리
    킴 크로포드는 소비뇽 블랑의 오랜 인기에 힘입어 지난 봄 샤도네이와 피노 그리, 두 가지 와인을 한국 시장에 론칭했다. 오크 숙성을 하지 않는 킴 크로포드 샤도네이(Kim Crawford Chardonnay)는 1996년 설립 당시부터 생산해온 와인. 북미 시장에 많은 양을 수출하고 있는데, 오크 향이 강한 미국 샤도네이에 비해 과실향이 잘 살아있고 신선하다는 뚜렷한 차별성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북섬의 혹스베이와 남섬 말보로의 샤도네이를 블렌딩해 만들며, 복숭아향과 나무 느낌, 감귤류의 풍미와 뚜렷한 산미가 적절히 조화를 이룬다. 오크 숙성을 하지 않았지만 젖산발효를 진행한 뒤 숙성해 적당한 무게감이 느껴진다.

    2007년부터 생산하기 시작한 킴 크로포드 피노 그리(Kim Crawford Pinot Gris)는 포도를 시간을 두고 천천히 착즙해 과실의 신선한 느낌을 유지하고, 저온에서 서서히 발효시켜 피노 그리 특유의 풍미를 살렸다. 배와 사과, 꿀 등의 달콤한 향과 시트러스 향이 함께 느껴진다. 피노 그리는 소비뇽 블랑과 샤도네이에 이어 뉴질랜드에서 세 번째로 재배량이 많은 화이트 품종. 특히 캐나다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데 킴 크로포드의 기존 인지도에 부합하는 퀄리티를 보여준다.

    풍부한 아로마의 두 가지 피노 누아 
    앤서니 워켄호스트가 와이너리에 합류한 2005년에 생산하기 시작한 킴 크로포드 사우스 아일랜드 피노 누아(Kim Crawford South Island Pinot Noir)는 말보로와 센트럴 오타고 두 개 지역의 포도를 블렌딩해 생산하고 있다. 센트럴 오타고는 전 세계에서 가장 남쪽에 위치한 포도밭으로 포도가 천천히 익어 컬러가 짙고 풍미가 뛰어난 것이 특징. 딸기와 체리의 풍부한 과실향에 블랙베리, 블랙 커런트, 말린 허브의 느낌도 더해졌다. 한식을 비롯해 다양한 음식과 매칭하기 좋고, 별다른 음식 없이도 편안하게 즐길 만하다. 

    킴 크로포드 라이즈 앤 샤인 피노 누아(Kim Crawford Rise and Shine Pinot Noir)는 특정 구획에서 연간 천 케이스만 생산하는 프리미엄 와인. 예전에 금광 지역으로 채광의 흔적이 남아있는 포도밭이라, 생산량이 적은 대신 집중도가 뛰어난 포도가 생산된다. 엄격한 품질 검사를 거친 포도만 사용해 양조하며 12개월 프렌치 오크 숙성, 그중 25%는 새 오크를 사용한다. 블랙베리, 자두 풍미가 짙고 오크향이 조화롭다. 탄탄한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생산량에 구애받지 않고 오직 품질에만 집중한 와인이다.


    자료제공 : 와인21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