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에세이] 길 사이 두고 1억, 이 불편한 진실

    입력 : 2018.10.10 13:38

    길 사이 두고 1억이라는 불편한 진실 앞에, 오늘날 월급쟁이로 살아가는 대한민국 평범한 직장인들의 꿈이 사라지는 현실에 걱정이 앞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한민국 국민 중 월급쟁이로 살아가는 사람을 대략 700만 명으로 가정하면 딸린 식구까지 고려해 대략 2,000만 명 정도가 월급으로 생활한다고 추정할 수 있다.

    올해 9월 6일 기준 통계청에서 발표한 대한민국 직장인 평균 연봉은 세전 기준 3,360만원이다. 세후 10%로 가정하면 실질적으로 받을 수 있는 연봉은 3,024만원. 이것을 다시 월 임금으로 환산하면 월 252만원 수준이다.

    월 252만원 중 필연적으로 사용되는 생활비를 제외하고 50% 이상 저축한다고 보고 월100만원을 저축하면 연간 1,200만원을 모을 수 있다. 10년을 저축하면 1억2천만 원. 대한민국 직장인의 평균 근무연수를 넉넉잡아 30년이라고 보고 30년을 꾸준히 저축하면 대략 3억6천만 원을 모을 수 있다. 물론 이 수치는 단순히 산술적인 부분으로 계산한 수치이다. 세월이 흐르면서 임금도 조금씩 오르고 그만큼 저축도 증가할 수 있기에 쉽게 이해를 돕기 위해 이렇게 정리를 해 본다.

    3억6천이라는 돈이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과연 이 정도 금액으로 서울 어느 지역에 집을 살 수 있을까 반문해 본다. 지난주 서울 강남 모 아파트 가격이 평당 1억을 넘었다는 신문기사를 접했다. 30년 동안 아끼고 절약하여 모은 돈 3억6천만으로 서울에선 4평짜리 집도 살 수 없다는 얘기다. 이런 현실을 직접 피부로 느끼고 있는 우리 젊은 세대들은 과연 어떠한 생각을 하고 있을까? 안타까운 현실 앞에 선배 세대들이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것이 더 안타까울 따름이다.

    서울 근교에 사는 필자의 집도 길하나 사이 두고 아파트 가격이 1억이 차이 난다. 길 맞은편 아파트 가격이 34평 기준 1억이나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 1억이라는 돈은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월급쟁이가 10년을 열심히 저축했을 때 겨우 모을 수 있는 거금이다. 이러한 거금이 아파트 한 채를 사면서 바로 챙길 수 있는 금액이라는 현실 앞에 대한민국 직장인들의 상대적인 박탈감은 과연 어떠할까?

    번듯한 직장을 장만하기 위해 근면, 성실하게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온 이 땅의 직장인들이 왜 이런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때이다. 3, 40대 후배 세대들이 직면한 이 현실을 선배 세대가 해결해 주어야 할 의무는 없지만, 한편으로 해줄 수도 없다는 현실이 더 가슴 아플 뿐이다.

    이 불편한 진실 앞에 마냥 자포자기만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땅의 3, 40대로 살아가는 우리 직장인들은 살아온 날보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더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3, 40대는 필자도 겪어왔던 세월이지만 인생에 있어 가장 바쁜 시기이다.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무엇을 이루어 나가야 할 시기이다.

    한국 속담에 바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바쁘게 생활하다 보면 내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놓칠 수 있기에 바쁠수록 마음의 여유를 갖고 주위를 돌아보면 중요한 무언가를 찾을 수 있다는 의미다.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 3, 40대 직장인이지만 그 와중에도 대한민국 부동산 정책을 입안하는 입안자들이 제대로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보다 많은 관심과 관찰이 필요하다.

    결국 현재와 같은 불편한 진실로 가고 있는 것이 정책 입안자들의 잘못도 있지만, 그런 사람들을 제대로 견제하지 못한 우리의 책임도 부인할 수 없다. 세상은 나 혼자만 노력해서 잘 살 수 없는 세상으로 변했다. 뜻이 맞는 사람끼리 같이 힘을 합쳐서 불합리한 제도나 정책을 개선해 나가는 노력을 할 때 보다 잘살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