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21 / 브랜드스토리] 폴 홉스, 캘리포니아의 우아함이란 이런 것

  • 시니어 조선

    입력 : 2019.08.30 17:10

    세계적인 와인메이커이자 와인 컨설턴트인 폴 홉스(Paul Hobbs)는 미국을 기반으로 세계 곳곳에서 프리미엄 와인을 생산하고 있는 인물. 최근 에노테카 코리아에서 폴 홉스의 와인을 수입하며 드디어 그의 와인을 한국에서도 맛볼 수 있게 됐다. 그런데 많은 이들에게 이것이 폴 홉스와의 첫만남은 아닐 것이다. 로버트 몬다비(Robert Mondavi), 오퍼스 원(Opus One), 그리고 그가 컨설팅한 여러 와이너리를 통해 이미 그의 와인을 경험할 기회가 적지 않았을 테니까.
    세계적 와인메이커이자 와인 컨설턴트, 폴 홉스/ 사진제공: 와인21

    폴 홉스 와이너리의 설립자인 그는 자신의 브랜드를 일구기 전부터 여러 와이너리에서 활약하며 와인업계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로 떠올랐다. 화학을 전공한 뒤 UC 데이비스(UC Davis)에서 양조학 석사를 밟은 폴 홉스는 졸업 직후인 1979년, 로버트 몬다비 와이너리에 영입돼 와인메이커로 근무했다. 그리고 프랑스의 바롱 필립 드 로칠드(Baron Philippe de Rothschild) 가문이 미국에서 로버트 몬다비와 협력해 오퍼스 원을 탄생시키던 시기에 오퍼스 원의 수석 와인메이커로 초빙돼 첫 빈티지를 탄생시키는 데도 크게 기여했다.

    이후 그는 1991년 캘리포니아 소노마 카운티에 폴 홉스 와이너리를 설립해 자신의 이름을 건 와인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아르헨티나에서 50여 개의 와이너리에 컨설팅을 하며 컨설턴트로 활약했으며, 1998년에는 아르헨티나 멘도사에 비냐 코보스(Vina Cobos)를 직접 설립했다. 그리고 2년 뒤 2000년에는 캘리포니아에 또 하나의 와이너리 크로스반 바이 폴 홉스(Crossbarn by Paul Hobbs)를 설립하며 새로운 기반을 다졌다. 현재 그는 세계 곳곳에서 현지 팀을 이끌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캘리포니아와 아르헨티나 외에도 프랑스 까오르, 스페인 갈리시아, 아르메니아 등에 총 8개 와이너리가 있다. 

    지난 8월 21일, 폴 홉스의 와인을 소개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카를로스 데 카를로스(Carlos de Carlos) 수출 총괄이사를 인터뷰하며 폴 홉스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다른 와이너리에서 18년간 프리미엄 와인의 유통을 맡아 세계 곳곳에서 근무해온 그는 세계 시장으로 나아가는 폴 홉스의 비전에 뜻을 같이하며 지난해 합류했다. 그는 폴 홉스에 대해 “매우 디테일하며 자연적인 것을 추구하는 와인메이커”라고 표현했다. “와인의 90%는 빈야드에서부터 결정된다는 것이 폴의 생각이죠. 그래서 지속가능한 농법을 추구하고 그 땅의 진정한 특징이 드러날 수 있도록 세밀하게 관리합니다. 또 포도를 공급받을 때도 아주 정밀한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캘리포니아 최고의 빈야드로 꼽히는 벡스토퍼 닥터 크레인 빈야드에서는 구체적인 열을 선택해서 받을 정도죠.”

    폴 홉스 와이너리의 카를로스 데 카를로스 수출 총괄이사/ 사진제공: 와인21

    폴 홉스에게는 몇 가지 별명이 있다.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행보를 이어왔기에 ‘와인계의 스티브 잡스’로 불리며, 뛰어난 장소를 알아보는 탁월한 감각으로 ‘트러플 헌터’라는 별명도 붙었다. 좋은 장소를 발견하면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도 어떤 품종을 심고 어떤 방식으로 재배할지 많은 것들을 구상할 정도라고. “폴 홉스 와이너리의 핵심은 세계의 여러 지역에 다른 포도밭이 있으며, 그 모든 것이 개별적이고 특별하다는 겁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그가 100% 관여하고, 다른 나라의 와이너리에서는 그가 이끄는 현지의 팀과 유기적으로 소통하며 협업을 통해 와인을 생산합니다. 와인에는 그곳의 자연환경은 물론이고 그곳 사람들의 정체성도 표현된다는 것이 폴의 생각이기 때문이죠.”

    폴 홉스가 설립한 와이너리들은 모두 그 지역에서 최고 품질의 와인을 생산하는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한국에 수입된 폴 홉스 와인들은 품질뿐 아니라 희소 가치가 뛰어난 것으로 손꼽힌다. 카를로스 이사는 폴 홉스의 와인을 통해 ‘피네스’가 무엇이고, 캘리포니아의 우아함이란 무엇인지 보여주길 원한다고 밝혔다. “폴은 캘리포니아에서 혁신을 원했고 그의 와인은 무엇이 ‘뉴 캘리포니아’인지 보여줍니다. 오크가 강하고 클래식한 스타일이 아니라, 캘리포니아에서도 이처럼 섬세하고 우아한 와인이 생산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벡스토퍼 닥터 크레인 빈야드/ 사진제공: 와인21

    폴 홉스에서 생산하는 카베르네 소비뇽 벡스토퍼 투 카론 빈야드(Cabernet Sauvignon Beckstoffer To Kalon Vineyard)와 카베르네 소비뇽 닥터 크레인 빈야드(Cabernet Sauvignon Dr. Crane Vineyard)는 로버트 파커로부터 자주 최고점을 받는 와인이다. 실제로 현재 한국에서 유통되고 있는 닥터 크레인 빈야드의 2015년 빈티지는 99점을, 내년 봄 출시할 2016년 빈티지는 100점을 받았다. 그런데 폴 홉스는 성공이 보장된 곳에만 머물지 않고 새로운 지역에서 새로운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그래서 폴 홉스에는 ‘플래그쉽 와인’이나 ‘아이콘 와인’이라 부를 만한 것이 따로 없다는 것이 카를로스 이사의 설명이다. “여러 싱글 빈야드가 있으니 단 한 가지 최고의 와인을 정해두지 않습니다. 아이콘 와인이란 목표를 세워놓고 그것을 달성했다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새로운 생산지의 잠재력을 보여주는 것이 우리의 중요한 철학이기 때문이죠.” 한 가지를 최고로 내세우지 않는 이유는 아직 더 보여줄 것이 많기 때문이라는 것.

    이번에 한국에 론칭한 와인은 폴 홉스의 와인 7가지와 크로스반 바이 폴 홉스(Crossbarn by Paul Hobbs)의 와인 2가지로 총 9가지다. 크로스반은 가격과 희소성 면에서 폴 홉스에 비해 접근하기 쉬운 편. 한국에서는 피노 누아 소노마 코스트(Pinot Noir Sonoma Coast)와 까베르네 소비뇽 나파 밸리(Cabernet Sauvignon Napa Valley)를 만날 수 있다. 각각 10개월과 20개월간 오크 숙성을 했지만 오크가 강하게 느껴지지 않고 신선하며 긴 피니쉬를 지닌 와인들이다.

    폴 홉스 러시안 리버 밸리 샤르도네, 크로스반 바이 폴 홉스 피노 누아 소노마 코스트, 폴 홉스 카베르네 소비뇽 나파 밸리, 폴 홉스 카베르네 소비뇽 닥터 크레인 빈야드/ 사진제공: 와인21

    폴 홉스 와인 중에서는 러시안 리버 밸리 샤르도네(Russian River Valley Chardonnay)와 러시안 리버 밸리 피노 누아(Russian River Valley Pinot Noir), 나파 밸리 카베르네 소비뇽(Napa Valley Cabernet Sauvignon), 카베르네 소비뇽 닥터 크레인 빈야드(Cabernet Sauvignon Dr. Crane Vineyard), 카베르네 소비뇽 벡스토퍼 투 카론 빈야드(Cabernet Sauvignon Beckstoffer To Kalon Vineyard), 카베르네 소비뇽 나단 쿰스 에스테이트(Cabernet Sauvignon Nathan Coombs Estates) 등 기본급 와인과 싱글 빈야드 와인이 고루 수입된다. 2015년과 2016년 빈티지의 와인들이 지금 맛있게 마실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숙성잠재력에 대해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1월, 폴과 함께 올드 빈티지 와인들을 시음했어요. 25년 된 러시안 리버 밸리 피노 누아와 15년 된 샤르도네였는데 싱글 빈야드가 아님에도 길 숙성기간이 무색할 정도의 신선하고 생생한 아름다움을 보여줬습니다. 정말 놀라웠죠. 많은 소비자들이 와인을 오래 보관하지 않는 경우가 많으니 기본적으로는 바로 마셔도 좋은 와인을 생산하지만 숙성잠재력 또한 충분합니다.”

    그는 한국을 아시아에서도 성숙하고 세련된 시장으로 생각한다며, 생산량이 많지 않아 지금은 적은 양을 론칭하는 것으로 출발했지만 앞으로 한국 시장에 다양한 와인을 단계적으로 보여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맛있는 와인, 잘 만든 와인은 많다. 그중에서도 차이를 만드는 건 생산자의 철학이다. 이제 막 한국에 소개된 폴 홉스의 와인을 통해 왜 그 이름이 그토록 많은 애호가들에게 신뢰를 받고 있는지, 차이와 가치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자료제공 : 와인21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