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마시는 와인 맛집 보데가스 발로리아(Valoria)

  • 시니어 조선

    입력 : 2020.02.03 16:17

    보데가스 발로리아 양조장 모습/ 사진제공=와인21, 보데가스 발로리아
    로마 제국 시절부터 와인을 생산해 긴 역사만큼이나 흥망성쇠를 겪은 리오하(Rioja)는 현재 스페인에서 가장 인기 있고 많은 변신이 이뤄지는 와인 산지다. 리오하에는 올드 빈티지 와인을 팔 수 있는 허가 제도가 있다. 올드 빈티지 와인으로 명성이 자자한 보데가스 발로리아(Valoria) 이야기를 들어봤다.
    발로리아 제네럴 매니져 안토니오 제수스 오초아 블레다/ 사진제공=와인21, 보데가스 발로리아

    보데가스 발로리아 역사
    보데가스 발로리아 이야기는 페레즈 폰세아(Pérez Foncea)가 1860년 푸엔마요르 마을 동굴에 양조장을 세우며 시작된다. 페레즈 폰세아는 원래 스페인 북서부 갈리시아 출신으로 스페인 북동부 사라고사에서 철도 건설 일을 하다가 리오하 지방과 와인의 매력에 빠져 와이너리까지 설립하게 됐다. ‘발로리아’라는 이름은 리오하 알타(Rioja Alta)지역 포도원 이름에서 유래했다.

    1980년대 말, 리오하 와인이 세계에 알려지며 인기를 얻자 발로리아는 품질 향상과 양적 성장을 동시에 꾀하게 된다. 소규모 양조장 시대를 뒤로하고 발로리아는 로그로뇨(Logroño)에서 단 5km 떨어진 위치에 새로운 양조장을 설립한다. 현대적인 시설을 갖춘 새 양조장에는 오크통 1,500개 이상이 보관되며, 안정적인 와인 생산, 숙성, 수출을 가능했다.

    2010년 말, 나바로 로페스(Navarro Lopez)와인 그룹이 보데가스 발로리아를 인수했다. 나바로 로페즈는 스페인 주요 와인 산지 8곳에 각각 그 지역을 대표하는 와이너리를 갖고 있으며, 해외 시장 개척을 담당하고 있다. 보데가스 발로리아는 나바로 로페스 운영권에 들어가며 29개국에 150만 리터를 수출할 수 있게 됐다. 발로리아 와인들은 유럽 특히, 영국과 독일 시장에서 인기 있는데, 아시아에서는 중국에 이어 이제 막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보데가스 발로리아는 리오하 와인 유행이 시작되기 전에 설립되어 100년 이상 와인을 생산해 스페인 시장에서 성공한 와이너리다. 스페인 정부와 리오하 와인 협회는 이런 유서 깊은 와이너리에 차별성을 부여하기 위해 1963년 이전 빈티지 와인을 팔 수 있는 허가증을 리오하 내 10여개 와이너리에 주었다. 이 허가를 받기 위해선 반드시 리오하 포도원 포도로 와인을 빚고, 전통적으로 사용해온 큰 배럴에 와인을 숙성해야 하며, 오랜 기간 품질에 대한 시장의 인정을 받아야 한다. 보데가스 발로리아는 가장 오래된 와이너리이자 잘 알려진 와이너리 중 하나이며, 1968년 산 와인으로 2011년에 로버트 파커 92점을 받았다. 이 집 발로리아 그란 레제르바 1968년과 1973년 산 와인은 아이콘 와인으로 알려져 있다. 당연히 발로리아는 올드 빈티지 와인을 팔 수 있는 허가를 받았다. 즉, 보데가스 발로리아는 우리 말로 하면 믿고 마시는 와이너리인 셈이다.

    발로리아 포도원/ 사진제공=와인21, 보데가스 발로리아
    보데가스 발로리아 포도원
    발로리아 포도원은 리오하에서는 중상 정도 규모인 160헥타르로 리오하 알타(Rioja Alta)에 위치한다. 이곳은 서쪽 대서양과 동쪽 지중해 기후 영향이 혼재해 온화한 기온과 제한된 강우량을 지닌다. 포도원 토양은 석회질 점토와 충적토다. 포도원 해발고도는 400~700m로 상당히 높다. 화이트 품종인 비우라(Viura), 템프라니요(Tempranillo, 평균 수령 25~30년), 가르나차(Garnacha)와 모나스트렐(Monastrell)은 평균 수령 70~80년 된 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보데가스 발로리아 제네럴 매니저 안토니오 제수스 오초아 블레다(Antonio Jesús Ochoa Bleda)에 따르면, 보데가스 발로리아 포도원 입지가 좋아서 어린 포도나무에 그린 하베스트를 극심하게 시행해 그루당 3kg미만으로 포도를 얻는 경우에도 아주 훌륭한 와인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포도원은 헥타르당 3~4천 그루가 고블렛 형태로 자라며, 일부 포도원은 헥타르당 1,500그루가 심겨져 있다. 지속 가능한 농법으로 절반, 유기농법으로 나머지 절반 포도원을 관리하고 있다. 오래된 포도원을 갖고 있어 재식재할 경우, 포도원에서 직접 좋은 나무를 선별해 심는다.
    발로리아 양조장 탱크 모습/ 사진제공=와인21, 보데가스 발로리아
    발로리아 양조 방식과 와인 스타일
    발로리아 와인 양조는 젊고 재능 있는 와인메이커 엔리케 세르데뇨와 그의 팀이 담당하고 있다. 전체 생산량은 연간 110만병 선이다. 포도원에서 선별 수확한 포도를 양조장으로 옮겨 다시 나쁜 송이나 알을 골라낸 다음 스테인리스 스틸 발효조에서 알코올 발효한다. 이후 와인 품질에 따라 오크 숙성하지 않고 어릴 때 마시는 호벤(Joven), 크리안자(Crianza, 1년 오크 통 숙성), 레제르바(Reserva, 3년 오크 통 숙성), 그란 레제르바(Grand Reserva, 2년 오크통 숙성 후 3년 병 숙성)를 완성한다. 리오하 규정상 최소 85% 이상 템프라니요를 사용해야 하는데 보데가스 발로리아는 100% 템프라니요 와인을 만들고 있다. 과거엔 오크 풍미가 강한 와인을 만들었지만, 시장 트렌드 변화에 맞춰 과실과 미네랄 표현력을 강조한 스타일 와인을 위해 적당히 구운 미국산 오크 통을 사용하고 있다.
    발로리아 와인 숙성실/ 사진제공=와인21, 보데가스 발로리아

    제네럴 매니저 안토니오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리오하 빈티지 차트와 각각 와이너리 상황에 차이가 있으니 무조건 리오하 빈티지 점수로 적용하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예로, 리오하 2016년은 매우 훌륭한 빈티지로 소개되었으나, 발로리아는 좋은 빈티지로, 2013년 리오하는 평년이라고 했지만, 발로리아는 좋은 해로, 2006년은 매우 좋은 빈티지로 해석한다고 말한다. 그는 숙성 기간이 긴 발로리아 와인은 최소 30분 전 디캔팅이 추천된다는 팁을 덧붙였다.

    발로리아 와인들

    국내 수입된 발로리아 레제르바 및 그란 레제르바/ 사진제공=와인21, 보데가스 발로리아

    발로리아 크리안자(Valoria Crianza) 2016년 산은 템프라니요 100%에 미국산 오크 통에서 12개월 숙성했다. 와인은 짙은 루비색을 띤다. 딸기, 체리 향이 강렬하며, 스파이스와 바닐라 같은 오크에서 기원한 향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깔끔하고 풍성한 과실 향을 즐길 수 있는 균형 잡힌 와인이다. 붉은 과실 향이 좋아서 매콤한 음식, 숙성된 치즈, 고기요리에 잘 어울린다.

    발로리아 레제르바(Valoria Reserva) 2013년 산은 템프라니요 100%에 미국산 오크 통에서 36개월 숙성했다. 와인은 어두운 루비색을 띤다. 워낙 좋은 빈티지며, 검은 과실과 열매, 후추 향이 가득하다. 입에서는 발사믹, 감초, 커피, 검은 과실 풍미가 좋으며, 여운이 길다. 선물용으로 좋고, 스페인 대표 음식인 파에야, 매콤한 초리소, 양고기, 각종 고기찜, 리조토 등이 어울린다.

    발로리아 그란 레제르바(Valoria Gran Reserva) 2006년 산은 템프라니요 100%에 미국산 오크 통에서 36개월 숙성하고 병에서 24개월 숙성했다. 와인은 짙은 루비색을 띤다. 숙성에 따른 담배, 대추, 각종 향신료, 검붉은 과실 향이 복합적으로 전해진다. 입에서는 여전히 산뜻하면서 동시에 깊이를 주는데, 초콜릿과 바닐라 풍미가 여운에 함께한다. 연말연시 모임, 성탄절 만찬 등 특별한 순간에 필요한 와인이다. 버섯이 들어간 요리, 오리고기나 소고기 요리, 장시간 조리한 고기 요리에 추천된다.

    스페인에서 보데가스 발로리아는 올드 빈티지 보물 창고 같은 곳이다. 템프라니요는 보통 숙성되면서 금방 만든 신선한 담배 향을 내는 멋스러운 품종이다. 마침 잘 익은 리오하 와인이 들어왔으니 이 겨울 한번 리오하의 뜨거웠던 태양을 와인으로 만나보면 어떨까! 발로리아 한 모금이면 왠지 더 멋지고 충만할 것만 같다.

    와인21=정수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