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장수' 보다 '무병단수'

    입력 : 2020.09.01 14:55

    중국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영향을 끼친 인물을 이야기하면 항상 언급되는 두 인물이 있다. 바로 마오쩌둥과 진시황이다. 마오쩌둥은 오늘날의 중국 사회주의 국가 토대를 마련한 인물이고 진시황은 여러 국가로 분리되어 있던  중국을 하나의 거대한 제국으로 만든 최초의 인물이다.

    진시황은 영원불멸의 삶을 위해 신하에게 불로초를 구하러 보냈다는 일화가 있다. 불로초를 먹으면 늙지 않고 오래 살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끔 영원히 살고 싶은 인간의 욕망을 이 불로초에 빗대곤 한다. 오늘날에도 보통 사람들의 한결같은 소망 중 하나는 오래 살고 싶은 욕망이다.

    오래 살고 싶다는 욕망의 기초는 건강이라는 토대가 없이는 전혀 의미가 없다. 오래 살고 싶다는 의미는 건강을 기반으로 재미와 즐거움이 있는 삶을 지속하고 싶다는 것이다. 건강이 받쳐주지 않는 장수는 일종의 고통이 될 수도 있다.

    지난 20일, 서울의 한 종합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고 일주일 뒤인 이 날 결과지를 받았다. 반 백 살을 넘고 부터 매년 정기 건강 검진 결과지를 받는 날은 다소 긴장을 감출 수 없다. 젊은 시절엔 몰랐지만 나이 50을 넘고부터 주위에서 가끔 나쁜 소식들이 들려오면서, 올 때는 순서가 있지만 갈 때는 순서가 없다는 것을 피부로 팍팍 느끼고 있다. 특히 매년 검사 때마다 항상 특정 부위, 예를 들면 위가 정상 수치보다 약간 나쁘게 나왔기 때문이다. 올해도 마찬가지로 위내시경 결과 만축성 위염 판정을 받았다. 이 증상이 더 나빠지면 장상 피하 생으로 발전하고 이 증상이 더 악화되면 결국 위암으로 간다는 것이다.

    100세 시대라고들 하지만 가끔 이 이야기는 나하곤 관련 없는 먼 나라 사람 얘기로 들리곤 한다. 이제 겨우 반백을 넘겼는데 벌써부터 여러 증상들로 인해 몸에 통증을 느끼는데 과연 100세까지 이런 통증을 안고 갈수 있을까 생각하면 도저히 자신이 없다.

    더구나 지금까진 위를 제외하곤 특별히 나쁜 부위가 없었는데 이번 건강검진에서 경증 폐쇄성 질환이 의심 된다는 폐 질환 의사 소견까지 있었다. 결과지를 받고 약간의 충격이 왔다. 위 관리부터 이젠 폐 관리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퍼뜩 들면서 자괴감마저 살짝 들었다.

    그러면서 신문지상에서 가끔 얘기되는 ‘유병장수’라는 네 글자가 생각이 났다. 의학의 발달로 오래는 사는데 그 오래 살 수 있는 삶이란 게 병을 안고서 오래 산다는 의미이다.

    보통의 삶을 살아가는 평범한 일반인들에게 아래처럼 설문조사를 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인가 궁금해진다. 설문은 “유병장수와 무병단수 중 어느 삶이 당신의 삶에서 더 행복을 가져다줄 수 있느냐?”이다. 이 질문의 전제 조건으로는 유병장수에서 장수는 100세를 의미하고 무병단수에서 단수는 80세를 기준으로 나름 정했다. 질문에 대한 결론은 알 수 없다. 다만 필자 입장에서 선택을 하자면 유병장수보다 무병단수를 선택했을 것이다.

    결국 오래 산다는 의미는 행복이 기본 바탕으로 깔려 있어야 한다. 그럼 그 행복의 기본 바탕이 무엇인지 물었을 때 바로 건강이다. 건강하지 못해 질병으로 고통을 겪어 본 이는 건강하지 못한 삶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불행한지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일찍부터 건강관리를 잘 해서 건강하게 100세까지 산다면 그것이 가장 큰 행복일 수 있다. 또 그렇게 되기 위해 많은 이들이 노력한다. ‘유병장수’보다 ‘무병단수’. 무병단수에서 단수를 100세까지 올리기 위한 노력을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