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숙의 '내 마음 이해하고 보듬기'-1

  • 강현숙

    입력 : 2020.10.27 16:53

    (1) ‘밥’과 ‘사랑’(혹은 위와 사랑 그릇)

    우리는 태어나서부터 죽을 때까지 밥을 먹어야 생존해갈 수 있는 것처럼 그렇게 우리는 사랑과 인정을 받아야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이 말은 우리 안에는 채워져야 할 ‘사랑 그릇’이 있다는 뜻인데, 이 사랑 그릇은 위와 같아서 한 번에 왕창 채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채워주어야 하므로 평생 남을 통해 채우기에는 부족합니다.

    이런 연유로 우리는 내가 나를 돌보고 사랑해 주어야 합니다. 내가 나를 돌보고 사랑해 주지 않으면, 마치 젊은 시절에 영양이 결핍된 사람이 훗날 질병에 걸릴 수 있는 것처럼 노년이 되어 건강하지 못한 마음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참으로 열심히 그리고 최선을 다해 살아왔습니다. 사람마다 형편은 다르지만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서는 아낌없이 나누어주는 동시에 정작 나에게 쓰는 돈은 아까워하며 절약하였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이 빠졌습니다. 바로 ‘나에 대한 사랑’을 놓쳐버렸습니다. 그러다 보니 나이 들어 어떻게 나를 대접해 줘야 할지를 모릅니다. 왜 어르신들 보면 회를 사드실 정도의 돈이 있는데도 그걸 사서 드시지 못하고 남이나 자식을 통해 받고 싶어 하시지요.

    이를테면 “이번 주는 큰아들이 와서 내가 좋아하는 회를 사주려나? 아니면 막내가 와서 회를 사주려나?” 하고 막연하게 기다리시는데, 그러다 보면 서운함이 밀려올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이 베푼 것에 대한 보상을 받지 못할 때 생기는 감정이 서운함인데, 그동안 자녀들에게 수없이 베풀며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내가 나를 사랑해 주고 대접해 주며 살지 못하면 남들에게 사랑받기를 기대할 뿐만 아니라 그것을 바라본 자녀들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예전에 대학생들과 집단 상담을 하다 보면 이런 얘기들을 종종 듣습니다. “저는 결혼하지 않을래요. 돈 벌어서 저를 위해서만 쓰고 싶어요”라고 하지요. 이 말은 식사 시간에 생선 뼈 발라서 가족들 주고 엄마는 나중에 남은 반찬들 먹으며 식사하시는 걸 보니 결혼하고 싶지가 않다는 겁니다.
     
    어떤 사람들은 나를 사랑하는 것을 ‘이기적이 되는 것’으로 오해하기도 합니다. 나를 사랑해야 하는 이유는 나 자신이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세상이라는 퍼즐 속에서 어떤 누구도 없으면 안 되는 것처럼, 그렇게 다른 사람이 귀한 것처럼 나 또한 귀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내가 나를 돌보고 사랑하는 것이 이기적인 것이 아니지요.

    내가 나를 사랑해야 하는 또 한 가지 이유는 내가 없는 이 세상은 나 자신에게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죽음을 앞둔 사람이 텔레비전 뉴스나 드라마에 관심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지요. 이처럼 이 세상의 주인공은 바로 나이기 때문에 우리는 나 자신을 귀하게 여기며 사랑해야 하는 것입니다.

    오늘부터 ‘나의 사랑 그릇을 채우며 사는 일’을 시작해봅시다. 오늘은 나의 남은 인생의 첫날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생일에는 배우자가 혹은 자녀가 친구가 장미 꽃다발이나 선물을 해주길 바라기보다 먼저 내가 나에게 선물을 해주면 어떨까요? 여기에 주변 사람들에게 받는 축하 인사와 생일 선물이 있다면 더더욱 즐거운 하루가 될 것입니다.

    -'신중년 신노년의 마음공부' 저자 강현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