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비즈니스적인 것이다

  • 신향숙

    입력 : 2020.11.13 11:18

    대중문화의 황금기라고 불린 90년대를 추억하면 생각나는 이들이 있다. “서태지와 아이들”. 발라드와 댄스, 트로트 등이 인기를 누리고 메탈과 같은 이색적 음악이 몇몇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던 시대. 모든 장르를 아우르면서도 무언가 모를 신선한 충격을 우리에게 몰고 왔던 아이돌 그룹. 1991년 봄 문득 아침 방송에 등장하여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한 강한 비트와 새로운 패션으로 대한민국 문화계를 강타했던 서태지를 잊지 못할 것이다.

    최근 들어 당시를 이끌었던 많은 드라마 속 여배우들이 오랜 잠행기를 거친 후 다시 화면에 얼굴을 비치고 있다. 김남주, 김희애, 송윤아, 김희선. 그 이름만으로도 작품에 대한 신뢰를 갖게 되고 시청률 또한 요즘 스타들이 출연하는 드라마를 훌쩍 넘어서곤 한다. 많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왜 대중들은 그들의 이름을 잊지 않고 여전히 환호하는 것일까?

    고도의 경제 성장기를 지나 새로운 문화적 부흥기 초입의 풍요한 경제적 배경과 문화적 토양을 바탕으로 맞은 90년대는 다양성이라는 자본주의의 가장 큰 자산이 잉태되기에 충분하였고, 개성이라는 새로운 가치가 강하게 자리를 잡는 시기였다고 생각된다. 사회가 안정되고 경제가 풍요로워지면 인간 내면에 깊이 내재되어 있는 개성과 끼가 발산되기 시작하고, 이를 토대로 다양한 가치와 이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인간 군상이 형성되는 것은 역사적 진리다. 아마도 1997년의 IMF 경제 위기가 없었다면 우린 아마도 풍요로움 속에 훨씬 더 다양한 문화를 누리고 있지는 않을까?

    2020년이다. 인간의 평균 수명은 100세를 바라보고 있고, 산업의 지평은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하는 시대가 올 것을 예견하고 있다. 20년의 세월이 훌쩍 넘었지만 우린 여전히 90년대가 잉태한 문화적 가치를 향유하고 그리워하고 있는 듯하다. 기술이 발전하고 가치관이 변하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는 반복된 역사 속에 기본적인 인간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고 그 안에서 희망을 발견하고 있는 듯하다.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은 전후 세대가 만들어 놓은 기존의 시스템을 살아야 하는 운명과 이후 새롭게 맞닥뜨리는 제2의 인생을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숙명을 간직한 채 살 수밖에 없다. 그러나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1990년대를 풍미하던 우리의 우상들이 현재에 부활하여 모든 세대에게 기쁨을 주고 있다는 사실에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양성 속에 존재하는 우리의 개성, 우리가 간직한 가치와 재능은 분명 누군가에 의해 소비될 수 있으며, 교환할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이다.

    시니어 창업은 바로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우리에게 가장 적합한 화두다. 젊은 세대가 도전과 용기로 스타트업 창업을 시작하듯 우리 기성세대는 오랜 시간의 경험과 노하우, 내 안에 있는 개성을 바탕으로 성숙된 창업을 시도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우리는 반드시 경제적 성취만을 목표로 할 필요는 없다. 일을 사랑하고, 일하는 자체에서 보람과 긍지를 느끼는 것 또한 시니어 창업의 가장 근본 취지이다.

    일은 우리에게 젊음과 자존감을 높여줄 것이며, 이를 토대로 우리가 오랫동안 곰 삭여온 재능과 끼를 많은 이들과 나누고 공유하면서 새로운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 될 것이다. 두려워하지 말고 시니어 창업에 도전하자. 많은 자본과 많은 직원이 필요하지 않다. 이미 우리 사회는 시니어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공간과 자금, 다양한 지원책, 문화적 환경을 준비하고 여러분들을 기다리고 있다.

    *신향숙
    (사)시니어벤처협회 회장
    세종대학교 시니어산업학과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