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에세이] 내 나이가 어때서?

    입력 : 2021.08.18 14:34

    ‘야~ 야~ 야~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이인데’라는 대중가요 노래가 있다. 아마 이 노래의 작사가는 야속하게 흘러가는 세월 앞에 나이가 들어서 하는 사랑을 이상한 눈초리로 바라보는 이들에게 항변하는 듯하다.

    가사처럼 사랑 얘기는 아니지만, 지인이 겪고 있는 고충과 별반 차이가 없기에 많이 공감이 간다. 올해 7월 지인이 다니는 회사에서 내부적으로 조직 변경이 있었다. 그 조직 하부에 하나의 조직을 신설해야 했고, 신설되는 조직의 리더로 지인의 이름이 언급되었다. 물론 조직의 장을 선출하기 위해서는 회사 인사팀이 동의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인사팀은 지인이 그 조직의 장으로 부적합하다는 의견이었다. 이유인즉 고과를 떠나서 나이가 50대 중반이기에 안 된다는 것이다.

    지인으로부터 그 얘길 듣고 어이가 없었다. 그 조직이란 게 리더가 되어도 수당도 없고 구성원도 두세 명 수준인데, 장으로 50대 중반의 나이는 부적합하다는 것이었다. 지인으로부터 그 얘길 듣는 순간 이 회사가 왜 항상 2등 수준에 머무는지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었다.

    한편, 인사담당자의 입장에서 이 상황을 이해하려 해도 필자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굳이 요즘 세상 돌아가는 상황으로 보자면, 40대가 임원이 되는 상황에서 조그마한 조직의 장을 50대 중반으로 하기에는 조직 구성상 언밸런스한 부분이 있기는 하다. 정녕 이것이 이유라면 이 조직의 미래는 불 보듯 뻔하다. 나이 들어서도 얼마든지 현명하게 판단하고, 그동안 살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조직을 훌륭히 이끈 예는 얼마든지 있다. 과연 일반인의 상식이라면 이런 결정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렸을까?

    왜 나이가 들면 꼰대라고 하고 일을 제대로 못 한다고 생각하는 걸까? 언제부터 우리 사회가 이렇게 인식하게 된 걸까?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불과 2, 30년 전만 하더라도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마라, 부모님의 말씀을 공경하라’고 교육받았고, 그러한 가르침을 바탕으로 스승과 부모님을 진심으로 공경해 왔다.

    그러나 요즘 세상은 어떤가? 초, 중, 고 학생들은 선생님 알기를 좀 심하게 표현하면 지나가는 동네 아저씨, 아줌마보다 못하게 대접하고 있다. 물론 일부겠지만 그래도 과거에 비해 많은 사람이 이렇게 생각하고 있음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회사도 마찬가지다. 단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그 사람의 능력은 불문하고 조직의 장은 할 수 없다고 한다. 왜라고 하면 회사는 나름의 논리를 갖고 항변한다. 그 논리를 일반인이 들었을 때 과연 납득할 수 있을까? 필자는 이것이 회사담당자가 얼마나 수동적으로 일하고 있는지를 반증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그들만의 이유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일이란 보편적인 잣대를 갖고 행해져야 한다. 수당도 없고 달랑 두세 명으로 운영하는 조직의 장을 임명하는데도 기존의 표준화된 규정을 갖고 운영하는 것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옛 속담이 있다. 이런 한 가지 경우만 보더라도 그 조직의 미래를 대충 알 수 있지 않을까?

    너는 늙어 봤니? 나는 늙어도 보고 젊어도 봤다. 아무리 젊은 사람 위주로 돌아가는 세상이라지만 나이대 별로 나이에 걸맞는 일이 있다. 열정과 패기가 젊은 세대의 특징이자 장점이면 오랜 세월의 경험과 관록은 나이 든 선배 세대의 장점이다. 이 두 세대가 어우러질 때 그 조직은 보다 더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 고참 사원을 마냥 꼰대 취급하는 현실 앞에서 뭐라 할 말이 없어진다. 필자의 의견에 반기를 드는 분들도 많이 있겠지만, 100세 시대를 표방하는 마당에 대한민국 회사의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 같아서 너무 안타까운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