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안녕하셔야 해요” (24)

  • 방송작가 권은정

    입력 : 2022.06.22 14:34 | 수정 : 2022.06.22 15:24

    <중년을 넘어선 그대에게 띄우는 안부편지>

    24. 스트레스 관리

    흰머리 때문에 염색하시는 분들, 얼마 만에 염색을 하시나요? 보통 귀밑머리나 앞머리 쪽, 눈에 잘 띄는 부분에서 머리카락이 자라면서, 뿌리 쪽이 허연색으로 드러날 때 염색을 하게 되는데요. 아마 대개 2주에서 3주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데 어떤 때는 3주가 지나도 그렇게 흰머리가 눈에 띄지 않은 적도 있고, 반면에 어떤 때는 2주가 갓 지났는데도, 흰머리가 많이 보이는 적도 있지요? 저도 그런 적이 있어서 혹시 그게 기분 탓인가 했는데, 그게 다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합니다.

    최근 미국 컬럼비아대 정신의학부 마틴 피카드 교수 연구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스트레스를 받을수록 모발이 색소를 잃어 흰머리가 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면 젊은 사람들의 경우는 모발이 다시 원래 색으로 돌아와 흰머리가 사라지는 것도 확인됐다고 합니다.

    물론 스트레스가 흰머리와 관련됐다는 속설은 이미 18세기에도 있었습니다. 프랑스 루이 16세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가 프랑스혁명으로 처형당하기 전 밤사이에 머리가 하얗게 변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마리 앙투아네트 증후군(Marie Antoinette Syndrome)’이란 말은 극심한 스트레스와 공포, 슬픔으로 인해 하루아침에 머리카락 색이 하얗게 변하는 현상을 의미하게 됐지요.

    과도한 스트레스가 미치는 영향은 단지 모발의 색소만 잃게 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과도한 스트레스는 정신건강뿐 아니라 신체질환, 면역력에도 영향을 주는데요. 오랫동안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면역 기능이 떨어져서 질병에 걸리기 쉬운 상태가 되고, 암과 같은 심각한 질환에도 영향을 많이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누구나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살 수는 없지요. 그리고 어느 정도 스트레스가 있어야 우리 생활에 긴장감을 줘서 발전도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과도하게 스트레스를 받는다든가, 스트레스를 제 때 해소하지 못해서 스트레스가 많이 쌓이게 될 때인데요. 스트레스에 휘둘리지 않는 간단한 방법이 있습니다.

    스트레스가 엄습할 때마다 정말 지금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지를 되새겨보는 거예요. 구체적으로는 건강, 행복, 가족, 여가, 경력, 돈 등의 항목에서 우선순위를 매기는 겁니다. 그러면 받고 있는 대개의 스트레스는 무시할 수 있는 배짱이 생기게 됩니다. 실제 우리가 받는 스트레스의 대부분은 아주 사소한 데서 비롯될 때가 많거든요.

    게다가 시간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데, 우선순위에 따라 반드시 해야 할 것, 하면 좋은 것에 대한 목록을 만들고 실천을 하면, 저절로 시간관리까지 하게 돼서 스트레스를 줄일 수도 있습니다. 한마디로 일석이조지요.

    그리고 살다 보면 기분이 우울하거나 짜증이 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요. 그럴 때 어떻게 하시나요? 그냥 꾹꾹 참으시나요? 아니면 남편이나 아내처럼 제일 만만한 상대에게 그 기분을 전가시키시나요?

    그런 부정적인 기분은 적당히 풀지 않으면 스트레스가 쌓여 만병의 뿌리가 되곤 합니다. 그럴 때는 좋아하는 노래 몇 곡 들어보세요. 금방 기분이 좋아집니다.

    이건 제 경험이기도 하지만, 미국의 유명한 한 건강매체가 소개한 방법이기도 합니다. 음악은 불안과 고통을 줄여준다고 하거든요. 그리고 특히 일어나서 춤을 추면 더욱 좋다고 해요.

    영화를 보면 주인공이 음악을 틀어놓고 혼자 춤추는 장면들이 꽤 있잖아요. 좋아하는 음악에 맞춰 몸을 좀 흔들어 보세요. 그럼 기분도 좋아질뿐더러, 운동효과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여러 명이 음식점이나 카페에 갔을 때 내가 딱 원하는 메뉴를 시키기보다는 대충 사람들이 많이 시키는 메뉴를 듣고 “나도 그거 주세요” 하시는 분들이 계실 텐데요. 대개 이러는 분들은 거절도 잘 못하시지요. 그래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 편입니다.

    반대로 아무리 복잡한 상황에서도 자기가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요구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가령 뒤에 주문하려는 줄이 아무리 길게 서있어도 ‘카라멜 마끼아또 주시는데 너무 달지 않게 카라멜 시럽 적당히 주시고, 샷 추가에 시나몬도 뿌려주시고요’ 뭐 이런 식으로요.

    아마 장노년세대 중에는 하도 참고 사는 게 습관이 돼서, 내가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내가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도 나를 사랑하는 방법, 또 살면서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법 중 하나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KBS 3라디오 출발 멋진 인생 방송작가 권은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