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 인생의 재발견

    입력 : 2022.09.05 11:45

    인생의 전환점에 선 이들을 위한 자기성찰의 심리학
    지은이: 구자복 / 출판사: 더퀘스트 / 304쪽 / 가격: 17,500원

    ‘누구보다 열심히, 부지런히 살았는데 왜 남은 게 없지?’
    ‘5~10년 후에도 계속 일하며 돈 벌 수 있을까?’
    ‘회사 나가서 뭘 하긴 해야 하는데, 만약 실패하면 어떡하지?’

    도전하기엔 늦은 것 같고 포기하기엔 너무 이른 나이 오십,
    50대를 헤쳐나가는 중년들에게 심리학이 전하는 인생 조언

    “한국 사회에서 마지막으로 부모를 부양하는 세대이자, 최초로 자녀로부터 부양을 기대할 수 없는 세대.” 오늘날 중년을 표현하는 말이다. 이들의 서글픈 위치는 직장 내에서 특히 더 두드러진다. 정년퇴직이 보장되지 않는 요즘, 임원으로 승진한 소수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중년 남자들은 ‘50대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아야 한다. 팀장보다 나이도 많고 경력도 많은 팀원으로 지내는 사이, 그들은 어느새 일은 절반만 하면서 월급은 두 배로 받는 민폐 선배, 꼰대 선배 신세가 됐다. 삶을 회사에 올인하며 평생 묵묵히 참고 일하면서 여기까지 왔는데 이제는 위아래 양쪽에서 눈치만 봐야 하는, 그 어디에서도 존중받지 못하는 사람. 오늘날 대한민국 중년이 처한 현실이다.

    《오십, 인생의 재발견》은 50대라는 인생의 전환기를 보내고 있는 중년 남자들의 심리적 불안을 들여다보고 이들에게 필요한 새로운 삶의 방식을 제안하는 책이다. 심리학을 기업 경영에 적용시킨 다양한 코칭 프로그램을 통해 여러 연령대의 직장인을 만나온 저자는 ‘산업화의 주연’에서 ‘월급만 축내는 민폐 상사’로 전락한 오늘날 40대 후반~50대 중년 남성들이 겪는 특이한 상황에 집중했다.

    예전 같지 않은 몸과 머리, 예측이 안 될 만큼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당장의 생활도 불안하고, 퇴직 이후 장래는 더 불확실하다.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막막함과 ‘앞으로 뭐 해서 먹고살지?’에 대한 걱정과 염려가 이들의 삶을 지배한다.

    그렇다면 직장에서의 퇴출을 앞둔 이들은 어디로 가야 하는 것일까? 무엇을 하며 어떻게 먹고살아야 하는 것일까? 저자는 먼저 나이와 싸워 이기려 하기보다 변화를 미리 가늠해보고, 자연스럽게 나이듦을 받아들이며 능숙하게 대처하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나아가 오랜 경험을 토대로 인생 2막의 성취를 이루어내는 현실적 방법을 제시한다.

    오십, 인생의 재발견/ 사진출처=길벗출판사

    ‘명함의 상실’이 ‘나의 상실’이 되지 않으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버티는 삶에서 성장하는 삶으로 가기 위한 새로운 인생의 태도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1~2장에서는 젊지도 늙지도 않은 중년의 현실을 조명하며 이들이 왜 이러한 현실을 마주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리고 현재 이들을 지배하고 있는 불안함은 어디서부터 비롯된 것인지 분석하며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한평생 ‘회사 인간’으로 살아온 이들에게는 조직을 떠난 새로운 삶에 대한 준비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

    저자 역시 40대 중반, 가장 잘나가던 본부장 시절에 조직에서 퇴출을 당하며 방황의 시기를 겪었다고 고백한다. 그런 이유로 변화된 세상을 사는 오늘날 중년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새로운 기술뿐 아니라 ‘삶에 대한 새로운 태도’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그들을 지금의 위치까지 올 수 있게 만들었던 ‘과거의 영광’에서 벗어나 달라진 세상의 법칙 속에서 다시금 성장과 도약을 위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이다.

    3~4장에서는 중년의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실질적인 조언과 방법들을 전한다. 중년에 새로운 기회를 찾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이 살아온 인생을 돌아보며 나는 누구인지, 내가 무엇을 좋아하며 무엇을 하길 원하고, 또 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중년의 정체성’을 찾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왜 나이 오십에 정체성을 생각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저자는 집단공동체 안에서 희생하고 성장해왔던 이들의 배경을 지적한다.

    늘 앞만 보고 달려오느라 뒤돌아보는 법을 잊은 중년들은 명함과 직위 없이는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잘 설명하지 못한다. 그래서 ‘명함의 상실’을 ‘자기 자신의 상실’로 여기게 되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중년 남자들은 직업적 정체성을 넘어 또 다른 차원의 정체성을 만들어가야 한다. 그리고 이는 인생에 대한 깊은 회고를 통해 삶을 재평가하는 과정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인생 2막의 기회를 만들기 위한 두 번째 방법으로는 퇴직 예행연습을 제안한다. 저자는 인생 후반기에 의미 있는 성취를 이루려면 조직 속 인간이 아닌 혼자서도 일할 수 있는 사람으로 관점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다. 부장이니 상무니 하는 ‘타이틀’이 아닌 현재의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세상에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일을 단순한 생계수단이 아닌 평생 동안 가져갈 ‘업’으로 만들기 위한 방법들도 상세히 들려준다.

    조직 밖으로 나와서도 ‘영원한 현업’이 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고깃집이나 프랜차이즈 창업에 무턱대고 뛰어드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적은 자본으로, 시행착오를 통해 배우겠다는 겸손한 자세로, 시간을 견뎌내며 꾸준히 하는 것이다. 중년에 새로운 도전으로 평생 직업을 찾은 사람들은 이러한 사실을 먼저 깨닫고 행동한 사람들이었다.

    지금까지 애썼다. 그리고 고생했다.
    하지만 당신은 아직 인생의 절반밖에 살지 않았다!

    저자는 인생의 전환점을 지나는 시기에 가장 중요한 삶의 과제는 과거의 자신을 돌아보며 현재의 자신을 재구성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지금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 알아야 앞으로 나아갈 방향도 알 수 있는 법이다. 명함의 상실이라는 위기를 나의 두 발로 온전히 서는 ‘자립’의 기회로 바꾸는 것은 이 같은 인생의 재발견과 일의 재발견을 통해 오십 이후의 삶을 어떻게 운영해 가느냐에 달려 있다.

    지금까지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중년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며 앞으로의 삶을 응원하는 이 책은 진짜 나는 누구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몰라 막막한 중년들을 위한 최고의 조언서라 할 수 있다. 나아가 10년 뒤 인생 후반전을 어떻게 맞이해야 할지 고민하는 100세 시대 ‘예비 퇴사자’인 3040 세대에게도 자기만의 해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