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향지 시인의 향토기행 / 안동, 어떤 곳인가

※안동, 어떤 곳인가

경북 안동시(安東市)는 경상북도의 북부 중심에 위치하고 있으며, 동쪽은 영양군·청송군, 서쪽은 예천군, 남쪽은 의성군, 북쪽은 영주시·봉화군과 접하고 있다.

안동 지역은 신라 혁거세 원년(BC 57년) 염상도사(念尙道士)가 창녕국(昌寧國)을 세웠던 곳으로, 초기 신라의 속국이었다. 현재의 안동 지역에는 구령국(驅令國), 소라국(召羅國)도 함께 있었다. 신라 시대의 이름은 고타야군(古陀耶郡)이었고, 경덕왕 때에는 고창군(古昌郡)으로 고쳤다.

안동은 고려와 인연이 깊다. 태조 13년(930년) 이곳 증산에서 벌어진 후백제 견훤과의 싸움에 이 고을 성주 김의평과 권행, 장길 등의 인물이 왕건을 도와 크게 공을 세움으로써 고창부(府)로 승격됐다가 영가군(永嘉郡)으로 고쳤고, 성종 14년(995년)에는 길주(吉州)로 고쳐 칙사를 두었다. 현종 3년(1012년)에는 안무사(安撫史)를 두었다가 동 9년(1018년)에는 지길주사(知吉州使)로 고치고, 동 21년에는 안동부(安東府)가 되었다. 명종 27년(1197년)에는 안동도호부로 승격되었고, 신종 7년(1204년)에는 안동대도호부(大都護府), 충렬왕 34년(1308년)에는 복주목(福州牧)으로 고쳐 목사(牧使)를 두었다.

안동은 고려 공민왕과도 인연이 깊다. 공민왕 10년(1361년) 홍건적의 난을 피해 안동까지 피난하였을 때, 고을 사람들이 정성껏 받들어 적을 물리치고 환도할 수 있었다. 공민왕은 그 보답으로 안동을 대도호부(安東大都護府)로 승격시키고, 관아에는 ‘安東雄府(안동웅부)’란 친필 현판을 사액하고, 낙동강변 정자에는 ‘映湖樓(영호루)’ 친필 현판을 금물로 써서 내리기도 했다.

고려 우왕 9년(1383년)에는 안동도(安東道)로 고쳐 원사(元師) 겸 부사(府使)를 두었다가 동 14년(1388년) 부사로 환원하였고, 조선시대에도 안동이란 이름을 그대로 이어 써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역대의 군명(郡名)은 고타야·고창·영가·길주·복주·능라·지평·석릉·일계·화산·고장·창녕(혹은 고창녕국) 등이다.

2002년 12월 현재의 행정구역은 1읍(풍산), 13면(와룡, 북후, 서후, 풍천, 일직, 남후, 남선, 임하, 길안, 임동, 예안, 도산, 녹전), 10개동(중구, 명륜, 용상, 서구, 태화, 법상, 평화, 안기, 옥, 송하)으로 구성되어 있다.

안동시의 총면적은 1,519.81㎢. 이중 농경지는 235.82㎢(밭 133.58㎢, 논 102.24㎢)로 15.5%, 임야는 1,083.33㎢로 71.3%, 호수는 80.20㎢로 5.3%, 기타 120.46㎢(7.9%)로 구성되어 있다.

기온은 연교차가 심하고, 안개가 많이 끼며(연간 79일), 연평균 기온은 13℃이다. 강수량은 연간 1,513.7mm정도인데, 6~9월이 1,135mm로 75% 정도를 차지한다.

안동은 한국 정신문화의 고향으로 불린다. 하회 마을, 도산서원, 병산서원을 비롯한 수많은 서원과 종택들이 보존되어 있는 전통의 고장이자, 그 전통을 바탕으로 보존되고 개발된 음식문화 또한 자랑할 만하다. 중앙고속도로 관통으로 교통 또한 사통팔달이어서, 꼭 한 번은 가보아야 할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다.

강 이야기

▲ 부용대 정상에서 바라본 하회마을과 낙동강 일몰

영남의 젖줄…백두대간 은대봉에서 발원

낙동강(洛東江)은 백두대간과 낙동정맥 분수령에서 영남 내륙쪽으로 흘러내린 물줄기들이 모여서 남해로 흘러 들어가는 긴 강이다. 낙동강의 원류는 강원도 태백시와 정선군의 경계를 이루는 은대봉(銀臺峰·1,442.3m) 정상에서 태백시 화전동쪽으로 흘러내리는 황지천(黃池川)이다. 따라서 낙동강의 발원봉은 은대봉이다.

은대봉은 태백시와 정선군의 경계에 있는 싸리재 마루 남쪽 봉우리이며, 싸리재에서 은대봉 정상까지는 도상거리 약 1km. 싸리재 북쪽 봉우리는 금대봉(金臺峰·1,418.1m)인데, 금대봉은 한강(남한강이 북한강보다 길기 때문)의 발원봉이다. 금대봉을 한강과 낙동강 양강 발원봉이라 하는 이가 있으나, 잘못 계측한 주장이다. 낙동강 쪽에서 보면 은대봉쪽이 0.5km 정도 더 길다. 두 봉우리 모두 백두대간에 속하며 두 봉우리 간의 거리는 도상거리 약 2km에 불과하다.

낙동강을 흔히 황지에서 발원한다고 주장한다. 모든 자료들에 그렇게 되어있다. 그러나, 그것은 강의 시작을 잘못 이해한 틀린 주장들이다. 강은 산에서 시작한다. 하늘에서 내린 비가 가장 먼저 닿는 곳. 그곳은 바로 산봉우리다. 샘이나 못은 아무리 깊고 물줄기가 우렁차도, 산 중턱이나 산 아래 위치하게 마련이다. 가물어서 물줄기가 그칠 때가 많지만, 비는 하늘에서 내리고, 강의 가장 큰 샘은 하늘에 있다.

낙동강은 원류가 두 가닥이다. 강원도 태백과 정선 경계의 은대봉 물줄기인 황지천이 가장 긴 원류이고, 또 다른 한 가닥은 지리산 주능선 영신봉(靈神峰·1,651.9m)에서 가지를 쳐서 김해의 분성산(盆城山)까지 이어지는 낙남정맥 분수령 비탈을 타고 내륙 쪽으로 흘러내린 물줄기들이다.

그러므로 낙동강은, 태백의 매봉산 피재(三水嶺)에서부터 지리산 영신봉에 이르는 백두대간과, 백두대간 피재에서 부산 다대포 몰운대에 이르는 낙동정맥과, 백두대간 영신봉에서 김해의 분성산에 이르는 낙남정맥, 이 세 큰 산줄기의 날등에서 나뉘어 내륙쪽으로 흘러내린 물줄기를 수원(水源)으로 삼는다. 이 세 산줄기는 실상 하나로 연결되어 있어서, 낙동강 물길은 남해로 통하는 하구쪽 수로만 열려있는 커다란 그릇이나 담장 안에 담겨있는 것과 같다.

낙동강의 총 길이는 한강과 거의 맞먹는 506.17km(건설부 자료). 발원봉인 은대봉에서 다대포 물운대 앞까지의 거리다.

낙동강 원류는 태백시 중심부를 거치며 황지에서 샘솟는 못물을 담아 싣고 봉화땅을 거쳐서 안동땅으로 들어선다. 북쪽인 봉화군 상운면 경계에서 서쪽의 예천군 지보면 경계까지 낙동강이 안동 관내를 통과하는 거리는 98.5km(도상거리)에 이른다. 이 중 3km는 봉화군과 경계를 이루며 공유하는 부분이고, 4.5km는 예천군과 경계를 이루며 공유하는 부분이므로, 안동이 낙동강을 오로지하는 길이는 도상거리 91km, 실제거리는 120km 가까우므로 우리 이수로 300리를 넘는다.

낙동강은 안동 관내로 들어서면서 유속이 느려지고 강폭이 넓어지면서 강의 모습을 갖춘다. 이 굴곡이 심한 물길을 가로막아 안동댐을 만들었다. 안동댐에서 차단당한 물길은 강바닥이 드러날 정도로 수량이 줄어 안동시가지를 길고 느리게 통과한다.

안동 중심부를 통과한 낙동강은 하회 마을쪽으로 서진하면서 무수한 충적지를 만들었는데, 풍산읍쪽에 넓은 평야가 생긴 것도 낙동강의 힘찬 물길 덕분이었다. 풍천면 하회 마을을 돌아나간 낙동강은 예천~상주~구미~왜관~달성/성주~고령/대구~합천/창녕~의령~함안~밀양/창원~김해/양산~부산을 거쳐 을숙도 앞바다에서 바닷물과 합류한다.

이 길고 기름진 강에 의지하여 사람들은 살아남았다. 그리고, 오늘날의 부강을 이루었다. 조선시대에는 낙동강 하구로부터 안동까지 배가 드나들 정도로 물길이 깊었다 한다. 개발과 오염으로 신음하는 낙동강을 좀더 아끼고 푸르게 보전하여 우리의 후손들에게도 이 강에 기대고 살 만한 여지를 남겨주어야겠다.

낙동강의 흐름을 자세히 알려면 1:50,000 국립지리원 지형도 ‘태백·장성·소천·춘양·예안·안동·예천·안계·상주·구미·외관·창녕·남지·밀양·양산·부산·김해’ 17매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