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향지 시인의 향토기행 / 명소,명산,명찰,유물,유적,시인,명물,특산물

※ 명소

도산서원

퇴계 이황 선생을 상징하는 유적지

▲ 도산서원. 1574년(선조7년)에 지방 유림의 공의로 퇴계 이황 선생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하여 사당을 지어 위패를 봉인하고, 이듬해인 1575년(선조8년)에 사액 받았다(도산면 토계리).

도산서원(陶山書院)은 퇴계(退溪) 이황(李滉·1501-1570)을 상징하는 유적지다. 선생께서 조선 명종 16년(1561년) 도산서당(陶山書堂)을 세우고 몸소 거처하며 후학을 양성하던 경내에 선생 사후 4년만인 선조 7년(1574년) 선생을 흠모하는 문인과 유림들이 서원을 세우고, 사당인 상덕사(尙德祠·보물 제211호)를 지어 위패를 봉안하였으며, 매년 춘추(음력 2월과 8월 중정일)로 향사(享祀)를 지낸다.

도산서원은 선조 8년(1575년) 당대 명필인 한호 석봉 선생의 친필로 쓴 현판을 하사 받은 사액(賜額)서원이다. 한석봉의 글씨는 지금도 전교당(典敎堂·보물 제210호) 현판으로 걸려있다.

도산서원에는 기념할 만한 고건축물들이 많다. 퇴계 선생께서 4년에 걸쳐 짓고 몸소 거처하시면서 제자들을 가르치시던 도산서당, 서원의 중심 건물이 되는 전교당, 제자들의 기숙사로 쓰이던 농운정사, 책을 보관하던 서고로 선생의 친필 현판이 걸려있는 광명실(光明室), 서원 유생들이 거처하던 동·서재, 서원에서 찍어낸 목판본을 보관하던 장판각, 선생의 위패를 모신 상덕사 등이 보존되어 있다.

도산서원은 낙동강을 끼고 있으면서도 아늑하고 조용한 길지에 있다. 안동댐이 담수를 시작하면서 호수가 되어버린 강물 안에는 시사대(試士臺)가 높직하다. 시사대는 선생을 흠모하던 정조 임금이 선생의 학덕을 기리고 지방 선비들의 사기를 북돋우기 위해 ‘도산별과(陶山別科)’를 보인 장소라고 한다. 당시 응시자는 7,228명이었고, 임금이 직접 11명을 뽑아 시상하였다 한다. 안동댐 담수로 그 터가 수몰위기에 몰리자, 그 지점에 높직한 단을 쌓아 기념해 두었다.

도산서원 안에는 선생의 유품과 저서들을 두루 접할 수 있는 유물전시관이 있다. 강변을 따라 걸어서 드나드는 진입로와 낙조가 특히 아름답다. 사적 제170호. 관리사무소054-856-1073. 도산면 토계리.

※ 명소

병산서원

서애 류성룡 선생 기리는 유적지

병산서원(屛山書院)은 서애(西厓) 류성룡(柳成龍·1542-1607) 선생을 기리는 유적지다. 병산서원의 전신은 풍산현에 있던 풍악서당(豊岳書堂)으로 고려 말부터 사림의 교육기관이었다. 이 서당은 1572년(선조 5년) 류성룡 선생께서 31세 되던 해에 지금의 자리로 옮겨 병산서당을 세우셨는데, 선생 사후 6년째 되던 광해군 5년(1613년)에 선생을 흠모하는 지방 유림과 제자들이 선생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기 위해 존덕사(尊德祠)를 짓고 선생의 위패를 봉안하였다. 선생 사후 261년째 되던 철종 14년(1863년) 사액을 받아 서원으로 승격되었고, 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에도 도산서원과 함께 훼철되지 않았다.

경내에는 존덕사·입교당(入敎堂)·신문(神門)·전사청(典祀廳)·장판각·동재(東齋)·서재(西齋)·만대루(晩對樓)·복례문(卜禮門)·고직사(庫直舍) 등의 건물이 남아 있으며, 매년 음력 3월과 9월에 향사를 지내고 있다(사적 제260호).

병산이란 서원 앞에 병풍처럼 둘러선 산의 이름이다. 서원은 조촐하다. 조촐한 점이 오히려 아름다워 찾는 이들이 많다.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주변과 조화를 이루며 앉힌 건물배치가 포근하게 안아들이는 맛이 있기 때문이다 (풍천면 병산리).

※ 명소

▲ 양진당 솟을대문은 지금도 꼿꼿하다.

하회 마을

물돌이 강변과 탈놀이 유명한 전통마을

하회의 한자는 ‘河回’다. 낙동강 물이 육지 둘레를 S자를 그리며 돌아 흐르는 곳. 우리말로는 ‘물도리동’이며, 풍수지리에서는 태극형 또는 연화부수형이라 부르는 길지다. 조선 초 공조전서를 지낸 류종혜 공이 이곳에 터를 잡고 입향한 이래 600여 년간 풍산류씨가 세거해왔다.

조선 중기 유학자인 겸암 류운룡(1593-1601) 선생과 임진왜란 때 영의정을 맡아 국난극복에 큰 공을 세운 서애 류성룡(1542-1601) 선생 형제 등 많은 인물을 배출함으로써 영남의 대표적인 반촌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양반마을과 서민문화가 조화를 이루며 전수되고 있는 민속마을로, 양진당(養眞堂·풍산류씨 대종택·보물 제306호), 충효당(忠孝堂·서애 선생의 종가·보물 제414호), 북촌댁, 남촌댁 등의 고건축물과 징비록(서애가 영의정에서 물러나 고향에서 여생을 보내며 저술한 임진왜란에 대한 친필 회고록·국보 제132호)을 비롯한 고문서, 고전적 같은 유형의 문화유산과 하회별신굿탈놀이, 선유쥐불놀이 등의 무형문화재가 전승되고 있다(중요민속자료 제122호.)

※ 명소

영호루

공민왕이 친필 현액 내려준 영남3대 누각 중 하나

안동 영호루(暎湖樓)는 진주 촉석루, 밀양 영남루와 더불어 영남 3대 누각으로 꼽힌다. 안동시가와 마주보는 낙동강변에 있다. 고려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하여 남쪽으로 피난하던 중에 안동(당시 복주라 불렀음)에 이르러 어가를 멈추고 머물며 이 정자에 자주 올랐다 한다. 당시 안동 주민들이 성심껏 왕을 도와 적을 물리치고 환도할 수 있었고, 공민왕은 ‘영호루’란 친필 현액을 내려 안동에 보답하였다.

▲ 영호루 편액은 고려 공민왕으 글씨로 알려져 있으나, 믿을 수 없다.

동국여지승람 안동도호부편에 그 상세한 기록들이 있다. ‘영호루·부의 남쪽 5리에 있다. 공민왕이 남쪽으로 거동하여 복주(福州·지금의 안동)에 이르렀을 때, 영호루에 나가서 드디어 배를 타고 유람하며, 이에 물가에서 활을 쏘았는데 안렴사가 임금에게 음식을 대접하니 구경하는 자가 담처럼 둘러섰다.’던가. 이색의 찬(讚)과 그 서문에 ‘지정(至正) 신축년 겨울에 국가가 남으로 복주(福州·지금의 안동)에 옮기고, 군사를 출동시켜 북벌하였다. 다음해에 드디어 적을 경성에서 섬멸시켰다. 복주를 승격시켜 안동대도호부로 하였으나 대체로 그 옛 칭호를 회복한 것이고 또 즐거움을 표시한 것이다. 병오년 겨울에 임금(공민왕)이 서연(書筵)에서 暎湖樓(영호루)라는 석자를 큰 글씨로 써서 정순대부상호군 신흥경에게 명하여 왕지를 전달하고, 봉익대부 판전교시사 신사복을 불러들여 면전에서 글씨를 써 주었다. 그 때의 안동도호부 판관 조봉랑 신자전은 안전들과 더불어 의논하기를 “누의 제도가 박루하여서 임금이 하사할 현액을 빛나게 할 수 없음을 두려워한다”하고, 기일을 정하여 더 넓히고 더욱 물에 가깝게 하니 그 규모가 크고 시원하였다.’

그러나 그 때의 영호루는 현재의 영호루 자리가 아니라 강 건너편 안동시가지쪽에 있었다 하며, 현재 걸려있는 현판도 공민왕의 친필이라지만 믿을수 없다. 영호루에 오르면 안동시가지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영호대교와 안동철교 사이에 인도교(안동교)가 있어서 걷고 싶은 사람들은 그리로 건너다니지만, 일부러 찾아가지 않으면 오르기 어려운 곳이다(서구동).

※ 명소

안동호

낙동강 수위 조절에 공헌하는 다목적댐

안동댐 담수로 생긴 인공호수. 우리나라에서 세번째로 큰 규모이다. 4대강유역 종합개발계획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다목적댐으로, 1971년에 착공하여 1976년에 완공한 토석(土石)댐. 댐 소재지는 안동시 성곡동이다.

댐의 높이는 83m이며, 길이는 612m, 너비는 360m이다. 만수 면적은 51.5㎢, 저수용량은 12억4천8백만㎥이며, 발전용량은 9만kw, 홍수 조절 능력은 1억1천만㎥, 용수 공급 능력은 9억2천6백만㎥에 이른다. 안동댐은 낙동강 홍수조절, 농업·공업·생활용수 공급, 전력 공급 등에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다.

배를 타고 둘러보는 경치가 좋아 유람선 관광도 인기 높다. 붕어·잉어·쏘가리·베스 등이 잘 잡혀서 낚시터로도 유명하다. 안동역에서 5.5km이며, 승용차로는 10분 정도 소요된다. 법흥 육거리에 이르면 고가도로로 올라가지 말고, 고가 아래로 돌아가는 오른쪽 통로로 들어서서 ‘안동댐’ 안내판을 따르면 된다. 안동역~안동댐 왕래하는 3번 시내버스가 35분 간격으로 있다.

댐 정상으로 오르는 강변 도로변에는 헛제삿밥, 안동 간고등어 등을 먹을 수 있는 향토음식점들과 모텔들이 모여 있다. 안동민속박물관과 KBS 드라마 촬영장, 유람선 선착장으로 건너가려면 댐 정상 바로 아래 있는 영락교를 건너야 한다.

※ 명찰

봉정사

국내 최고(最古) 목조건물

극락전 보유한 천년 고찰

‘천등산 봉정사(天燈山 鳳停寺)’. 이 절에는 우리 나라 목조건물 중 가장 오래 되었다는 극락전(국보 제15호)이 보존되어 있다. 극락전은 아미타불을 모신 작은 법당인데, 1972년 해체 보수시 발견된 기문장처에 의하면 공민왕 12년(1363년)에 중수되었다는 기록이 있어, 우리 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주심포 양식의 목조건물임이 입증되었다. 주심포 건축양식은 신라시대의 양식이므로, 극락전은 1천년을 넘는 고건축물인 셈이다. 현재 이 극락전은 보수공사 중이다.

봉정사에는 극락전 외에도 보물 제55호인 대웅전, 보물 제449호인 고금당, 보물 제448호인 화엄강당, 만세루, 삼층석탑 등 볼 만한 고건축물들이 많다(서후면).

※ 명소

임하호

안동·청송·영양 세 지역에 걸친 큰 인공호수

임하호(臨河湖)는 임하댐 담수로 인해 생긴 인공호수다. 낙동강 지류인 반변천 줄기를 막음으로써 만들어졌다. 댐 소재지는 임하면 임하리. 댐 소재지는 안동이지만, 영양·청송·안동 세 지역에 걸쳐있는 큰 호수다.

반변천 원류를 추적해 올라가면 일월산(1,218m)과 백암산(1,003.7m)이 있고, 반변천의 지류인 용전천은 청송과 영덕의 경계를 이루는 주왕산(720.6m)에 뿌리를 두고 있다.

▲ 임하호. 임동면 박곡리에서 길안면 용계리로 통하는 비포장도로변 풍경.

임하댐의 높이는 73m, 길이는 515m이며, 만수면적은 28.7㎢, 저수용량 5억9천5백만㎥에 달한다. 발전용량은 5만kw, 홍수조절 8천만㎥, 용수공급 4억9천7백만㎥. 1984년에 착공하여 1993년 12월에 준공하였다.

임하댐 정상은 안동역 앞에서 영덕 방향으로 17km 거리에 있다. 주차장 휴게소 등이 구비되어 있다. 보조댐을 지나 용상 삼거리에 이르면 ‘임하댐’ 표지를 따라 직진하지 말고, ‘영덕·진보’ 표지 따라 좌회전해야 한다. 좌회전해서 5분쯤 가다보면 모텔과 음식점 모여 있고, 조금 더 가서 표지판 따라 우회전하면 된다. 안동시내에서 11번 시내버스(1일 8회 운행)가 다닌다.

임하호 둘레는 도로를 끼고 있어서 군데군데 차를 세우고 경치를 즐기기에 좋다. 34번 국도를 타고 영덕쪽으로 가다보면 여러 개의 다리를 만나는데, 이 중 두번째 다리인 수곡교를 건너가면 수곡리~박곡리~용계 은행나무를 거쳐 길안으로 나올 수 있다. 박곡에서 용계까지는 비포장이고 도로사정도 나쁘지만, 때묻지 않은 자연을 만날 수 있어서 좋다. 승용차로도 통행 가능하나 9km 정도의 비포장도로를 달려야한다(수곡~길안 약 25km).

임하호의 북쪽 경치를 보려면 임동교를 건너자마자 예안쪽으로 좌회전해야 한다. 마령리쪽으로 들어가는 호반도로는 아기자기한 풍경을 품고 있으나 1차선도로이고, 마주오는 차량들이 자주 있으므로 유의할 것. 도중에 거치게 되는 임동면 소재지에는 음식점들이 많고, 호수쪽으로 내려가면 제트스키, 윈드서핑 등을 즐길 수 있는 아쿠아선착장이 있다.

※ 유물·유적

신세동 칠층전탑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벽돌탑

▲ 신세동 칠층전탑(왼쪽)과 수리중인 모습(오른쪽)

통일신라시대에 건립되었으며,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전탑(벽돌탑)이다(국보 제16호). 높이 17m, 기단폭 7.5m, 재료로 쓰인 벽돌은 길이 28cm, 너비 14cm, 두께 6cm.

이 탑 앞에 붙은 ‘신세동’은 1962년 이 탑이 국보로 지정될 당시 잘못 기재된 것이 수정 없이 그대로 쓰이고 있는 것이다. 이 탑이 있는 지명이 ‘법흥’인 점으로 미루어 ‘법흥동 칠층전탑’이라 해야 마땅할 것이다. 이 탑은 이곳이 법흥사에 속했던 것으로 추측되나 탑 이외의 유물은 남아 있지 않다. 법흥사지에는 고성이씨 탑동파 종택이 들어서 있고, 이 전탑은 문 앞에 자리잡고 있다.

탑의 구조는 기단부와 탑신부 및 탑두부로 되어 있었으나, 탑두부는 노반에 남아 있고 상륜부는 유실되었다. 기단부에는 네모꼴로 팔부중상(八部衆像)과 사천왕상을 양각한 판석을 세워 축조했다.

안동 최고의 역사서인 <영가지>에 의하면 법흥사는 본부의 비보사찰로 성화 23년(성종18년·1487년)에 개수하였고 당시까지 법흥사가 3칸 정도 남아 있었다고 했으며, 이 탑 상륜부의 금동장식은 임청각을 창건한 이명의 아들 이고(李股)가 철거해 그것을 녹여 객사에 사용하는 집기를 만드는 데 사용했다는 기록이 보인다. 그 후 1919년 개수한 바 있다.

이 탑은 현재 수리중이다. 탑과 불과 3m 거리에 일제 때 가설한 중앙선 철로가 높직한 둑을 이루어 가로막고 있다. 기차 통행이 많아 그 진동으로 곳곳이 균열되어 현재 수리중이다. 법흥 육거리에서 안동댐쪽으로 올라가는 도로 왼쪽에 있다(법흥동)

이 전탑 외에도 운흥동 안동역 옆에 있는 동부동 오층전탑(보물 제56호), 일직면 조탑리에 있는 조탑동 오층전탑(보물 제57호)도 통일신라시대의 전탑이다.

※ 시인

육사 이원록

청포도·광야·절정 등으로 유명한 지사시인

‘내 고장 7월은 /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먹으면 / 두 손을 함뿍 적셔도 좋으련 //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이육사(1904-1944), ‘청포도’ 전문.

광야, 청포도, 절정 등으로 유명한 시인이자 독립운동가이기도 했던 지사시인 이육사(李陸史·본명은 원록 源祿)는 안동 사람이다. 명시 청포도를 새긴 시비가 도산면 원촌리 그의 생가터에 세워져 있다.

청포도가 익는 7월을 상징하는 일곱 송이의 둥근 화강석이 오석 시비를 받쳐들고 있다. 시비 둘레엔 쇠사슬을 둘러 북경 감옥에서 영어(囹圄)의 몸으로 옥사한 시인의 영혼을 위로하고 있다. 시비 전면에는 명시 청포도 전문이, 시비 뒷면에는 안동 출신 시인이자 영문학자이신 김종길 고려대 명예교수가 쓰신 비음(碑陰)이 새겨져 있다.

‘비록 육신은 스스로 불살랐건만 그 얼과 뜻은 저 강산과 더불어 천추에 푸르른 지사시인이 있으니, 그 분이 육사 이원록(일명 活) 선생이다. 선생은 1904년 4월4일 이곳 원촌리에서 퇴계 선생의 14대손으로 출생하여…중략…1933년 <신조선>에 ’황혼’ 등을 발표함으로써 시단에 나온 선생은 그 뒤 10년간 시와 평론과 수필을 발표하고 국내 언론기관에 몸담기도 하였으나, 1943년 가을 서울에서 피검되어 이듬해 새벽에 북경에서 옥사하였으니, 유회(灰)는 이곳 향리에 잠들어 있다. 조국과 민족의 해방을 위해 40평생을 투쟁과 고난으로 일관하였으면서도 주옥 같은 시편을 남겨 한국시사에 길이 빛날 선생을 기려 그분의 출생지인 이곳에 이 시비를 세운다.’

도산서원에서 퇴계종택쪽으로 고갯길을 넘어 종택 앞을 지나쳐서 토계리쪽으로 진행하다 삼거리가 나타나면 ‘왕모산성’ ‘청소년수련원’ 표지 따라 좌회전해야 한다. 이 삼거리에서 고갯길을 넘어서서 조금 더 내려가면 도로 우측에 있다(도산면 원천리).

※ 명물

하회탈·하회별신굿탈놀이

하회 마을에 보존된 유무형 문화재

▲ 하회탈. 국보 제121호. 원래 12개였으나 9개만 국보로 지정되어 보존되고 있다.

●하회탈

하회탈은 나무로 만든 가면이다. 하회리와 병산리 일대에서 전해오며, 정확한 연대는 알 수 없으나 고려 중엽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한다. 하회 마을에 전해오는 전설에 의하면 허씨 성을 가진 도령이 만들었다 하며, 본래 12개였는데 3개는 분실되고 9개만 남아, 국보 제121호로 지정되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보존되고 있다.

하회탈은 사실적인 표정과 뛰어난 제작기법으로, 고려인들의 탁월한 능력이 발휘된 예술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딱딱한 나무로 만들어진 고정된 가면이면서도 보는 방향에 따라 갖가지 표정을 드러낸다. 양반탈에서는 인자하고 호방한 미소 뒤에 숨어있는 지배계급의 허세를 느낄 수 있고, 선비탈에서는 대쪽 같은 표정 이면에 권력을 쥐지 못한 억눌린 한이 서려있다. 중탈의 엉큼한 표정과, 초랭이탈의 장난끼 어린 모습, 이매탈의 바보스러운 표정은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각시탈에서는 성황신의 위엄이 느껴지고, 부네탈에서는 애교어린 교태를 느끼며, 할미탈에서는 한 평생 어렵게 살아온 서민들의 한이 비친다.

고개를 숙이고 젖힘에 따라 달라지는 하회탈의 표정이야말로, 이 땅에서 울고 웃으며 살아온 사람들의 삶이요 속내 그 자체이다. 하회 마을 입구에 하회탈박물관이 있다.

●하회별신굿탈놀이

하회 마을에서 각성받이로 구성된 서민들에 의해 연희된 탈놀이로, 별신굿을 할 때 성황신을 위로하기 위하여 음력 정초부터 보름까지 마을을 돌면서 놀던 마당굿 놀이다. 지배계층인 양반과 선비를 풍자적으로 조롱하고, 타락한 불교를 비판하며, 서민들의 고달픈 생활을 풍자적으로 표현해내고 있다.

춤사위는 몽두리춤과 오금춤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이 놀이는 놀이로서의 오락성과 제의로서의 주술성, 연극으로서의 예술성을 고루 지니고 있으며, 중요 무형문화재 제69호로 지정되어 전승되고 있다. 풍천면 하회마을 전수회관에 상설공연장이 있다(강습회 안내 054-854-3664).

※ 특산물

안동포·안동소주·안동사과·안동한우·

안동간고등어·풍산한지

‘안동’은 지역명이자 신용할 만한 상표가 되었다. 안동 사람들이 자신들 고장의 전통과 명예를 걸고 특산물을 개발하고, 그 품질보전에 힘쓴 덕분이다.

‘안동소주’(무형문화재 제1호)는 쌀로 빚은 증류식 소주로, 안동지방 명가에서 전수되어온 방법 그대로 생산하고 있다. ‘안동포’(경북 무형문화재 제1호)는 올이 가늘고 노란 빛이 나는 대마포로, 궁중에 진상되기도 했다 하며, 임하면 금소리에서 주로 생산된다.

‘안동사과’는 색상이 선명하고 당도가 높고 육질이 연한 우수 품종이며, 길안면 일대에서 주로 생산된다. ‘안동한우’는 깨끗한 물과 알맞는 기후 등 천혜의 자연조건 속에서 사육되어 육질이 연하고 품질이 우수하다. ‘안동간고등어’는 영덕에서 잡힌 해산물을 염장하여 안동까지 가지고 와서 팔던 일에서 유래되었으며, 남동 연근해에서 잡힌 고등어를 염장 처리한 것이다. ‘풍산한지’는 질 좋은 닥나무를 엄선하여 전통적인 제조법으로 생산되며, 품질 또한 우수하다. 한지 만드는 법을 소개한다.

♣ 한지 만드는 순서

1 닥나무 껍질을 건조하여 운반. 2 최상품은 따로 가려 줄에 널어 말린다. 3 최상품 한지는 표백제를 쓰지 않고 양잿물에 우린다. 4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하얗게 변한 닥나무껍질. 5 발에 종이를 올린다. 너무 두텁지도 얇지도 않게, 그러나 기계로 하지 않고 숙련된 솜씨로 발을 흔든다. 6 적당한 두께가 되면 테두리를 벗긴다. 7 종이를 입힌 발을 들어낸다. 8 발을 엎어 종이를 분리시킨다. 9 종이에서 발을 떼어낸다. 10 압착기에 넣어 물끼를 짠다. 11 뜨거운 건조판에 한 장씩 떼어서 말린다. 12 완전 건조되면 다시 쌓는다. 13 색깔도 다양한 한지들이 전시장 선반을 장식하고 있다. *풍산한지(054-858-7007) .

(글·사진 이향지 시인 www.poemg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