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라이터 민병준의 향토기행 / 교통·숙박·산줄기 이야기·문학기행

▣교통·숙박

●승용차 평창 북부를 관통하는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게 가장 편리하다. 여주와 원주를 지난 뒤 여행 테마에 맞춰 면온·장평·속사·진부·횡계 나들목 중 한 군데로 나오면 된다.

부산·대구 등의 영남지방=중앙고속도로~제천 나들목으로 나와 국도를 타고 영월 지나 평창으로 가는 방법도 있지만, 평창의 핵심 볼거리는 대부분 영동고속도로 주변에 있기 때문에 만종 분기점에서 영동고속도로로 갈아 타고 평창으로 접근하는 게 조금 수월하다.

광주·전남북 등의 호남지방=호남고속도로~회덕 분기점~경부고속도로~남이 분기점~중부고속도로~호법 분기점~영동고속도로를 거치면 된다.

진주·통영방면=대전·통영간고속도로~비룡 분기점~경부고속도로~남이 분기점~중부고속도로~호법 분기점~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한다.

강릉·속초 등 영동지방=7번 국도 등을 이용해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대관령을 넘는다.

●시외버스 서울 상봉시외버스터미널(02-435-2122)에서 평창터미널(033-332-2407)까지 하루 3회(07:00, 09:10, 17:00) 운행하며, 4시간쯤 걸린다. 또 장평, 진부, 횡계를 경유하는 강릉행 시외버스는 1시간 간격(06:00~17:20)으로 운행한다. 진부시외터미널(033-335-6307), 대화터미널(033-333-2063), 장평터미널(033-332-4209), 횡계터미널(033-335-5289), 미탄터미널(033-332-3723).

●열차 열차는 평창을 경유하지 않는다. 청량리역(1544-7788)에서 태백선을 타고 영월역(033-374-7788)에서 하차한 뒤 영월 버스터미널에서 평창·강릉행(08:00~19:40 14회) 시외버스를 이용해 평창에서 내리면 된다.

*철도고객안내센터 1544-7788

*승차권예약 철도회원전용(1544-8545 www.barota.com)

*철도청홈페이지 www.korail.go.kr

●숙박 이효석생가가 있는 봉평, 계방산 기슭의 운두령, 월정사·상원사 등의 천년고찰을 품은 오대산 국립공원 입구, 용평스키장이 있는 횡계 등 영동고속도로와 가까운 주변에는 숙박시설이 많다. 그 중 겨울에는 횡계, 가을에는 봉평에서 잠잘 곳을 찾기가 쉽지 않으므로 좀 떨어진 인근 마을에서 묵는 게 좋다.

평창읍 주변에는 숙박시설이 그다지 많지 않다. 동강을 끼고 있는 미탄쪽도 민박할 곳이 몇 군데 있다. 방아다리약수터 앞 척천리에도 깨끗한 민박마을이 있다. 운두령 고갯길은 최근 송어횟집과 각종 카페 등이 들어선 먹거리촌으로 바뀌어 숙식을 해결하기 수월해졌다.

*평창군청 문화관광과 033-330-2541

*평창군청 홈페이지 http://www.happy700.or.kr

▣일정별 길라잡이

평창은 영동고속도로로 접근하기 때문에 당일로도 어렵지 않게 다녀올 수 있다. 또 상습정체 구간인 호법 분기점~이천 구간이 조만간 확장되면 지금보다 최고 30분쯤 단축된다. 용평스키장이나 휘닉스파크 등 스키장을 연계하려는 겨울철엔 보통 하루를 더 잡는 게 좋다. 당일로 스키를 탄 뒤 주변 관광지를 둘러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당일 영동고속도로의 면온·장평·속사·진부·횡계 나들목으로 나와 국도나 지방도를 연결하면 편리하다. 이효석생가가 있는 봉평권은 장평 나들목으로, 운두령권은 속사 나들목으로, 월정사와 상원사를 둘러볼 수 있는 오대산권은 진부 나들목으로 나오면 된다. 또 대관령목장과 황태덕장을 들르려면 횡계 나들목이 편한다.

●1박2일 봉평권, 오대산권, 횡계권 가운데 한 곳을 비교적 여유있게 둘러볼 수 있다. 봉평권은 영동고속도로 장평 나들목~6번 국도~봉평장터~이효석문화마을 등을 거친다. 오가는 길에 판관대, 봉산서재, 팔석정 등을 볼 수 있다. 봉평장은 매달 2, 7일장이므로 날짜를 맞추면 시골장의 정취도 맛볼 수 있다. 효석문화마을엔 가산공원, 물레방앗간, 이효석문학관, 이효석생가 등이 있다. 찬찬히 돌아보면서 메밀국수 맛도 보면 보통 3시간쯤 걸린다. 그 다음엔 흥정계곡 안쪽에 자리한 허브나라를 구경한 뒤 펜션하우스가 많은 흥정계곡 주변서 잠자리를 찾아도 된다.

이튿날 아침에 이승복기념관~운두령마을~신약수~방아다리약수를 거쳐 오대산으로 들어간 다음, 월정사와 상원사 등을 둘러볼 수 있다. 시간 여유가 있고, 겨울 산길도 걷고 싶다면 오대산 적멸보궁까지 다녀와도 된다.

●2박3일 영동고속도로 주변의 웬만한 명소는 모두 둘러보고 하루쯤 스키도 즐길 수 있다. 횡계 지역을 좀더 한가하게 돌아보고 싶으면 횡계 나들목에서 ‘대관령’ 이정표를 따라 456번 지방도를 타면 된다. 횡계의 송천 주변과 대관령 가는 길목에 좌우로 황태덕장이 있다. 선자령이나 능경봉 눈꽃산행도 곁들일 수 있다.

●3박4일 이 경우는 여유롭게 평창군 남쪽의 평창강 주변도 둘러보고, 동강의 진탄나루 부근과 문희 마을 등의 강마을에서 잠을 잘 수도 있다.

※필자 답사코스 장평 나들목~6번 국도~봉평~6번 국도~장평~31번 국도~대화~금당계곡~31번 국도~평창읍~41번 국도~미탄~동강~진탄나루(1박), 동강~42번 국도~정선~나전~59번 국도~오대천~청심대~진부~6번 국도~속사~31번 국도~운두령~8번 군도~방아다리약수~6번 국도~오대산(2박), 월정사~상원사~6번 국도~456번 국도~횡계~눈꽃축제~황태덕장~대관령~횡계(3박). 그리고 4일째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돌아가다 미처 못 본 곳을 잠시 들르면 된다.

▣평창, 어떤 곳인가

▲ 평창강에 걸린 다리에는 평창의 상징이 된 'HAPPY 700'이란 글귀가 선명하다.

강원도 남부에 위치한 평창군(平昌郡)은 동쪽으로 정선군, 북동쪽으로 강릉시, 북쪽으로 홍천군, 서쪽으로 횡성군, 남쪽으로는 영월군에 접한다. 평창군은 북쪽에 백두대간과 ‘한중지맥’이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평균 해발고도가 600m 이상이다. 북·서·동 3면은 높은 산지로 둘러싸여 있으며, 남쪽은 경사진 지형을 이룬다.

남한강 수계에 속하는 평창의 젖줄은 평창읍을 지나는 평창강을 비롯한 오대천과 송천. 군 동남쪽의 미탄면은 동강을 끼고 정선과 경계를 이룬다. ‘한중지맥’ 계방산에서 발원한 평창강은 남서류하면서 덕거천·흥정천과 합류하여 남류하다가 대화천·안미천 등을 만나고 계촌천을 합쳐 평창읍에서 심하게 곡류하면서 영월군으로 흘러가 주천강과 합류해 서강이 된다.

백두대간 오대산에서 발원한 오대천은 진부를 지난 뒤 심하게 곡류하면서 정선군으로 흘러가 조양강에 합류한다. 백두대간 황병산 기슭에서 발원한 송천은 대기천을 합류하여 역시 심하게 곡류하면서 정선군으로 흘러든다.

평창군은 고구려의 욱오현(郁烏縣·일명 于烏縣)으로 신라 경순왕(927~935) 때 백오현(白烏縣)이라 개칭하여 내성군(奈城郡·영월군)의 영현(領縣)으로 삼았다. 고려 때 현재 명칭인 평창으로 개칭하여 원주(原州)의 속현으로 편입되었다가 1299년(충렬왕 25년)에 현령(縣令)을 두었고, 우왕(禑王) 때에는 총애하는 내신인 이신(李信)의 고향이라고 하여 지군사(知郡事)로 승격하였으나 뒤에 다시 현령으로 하였다.

조선시대인 1392년(태조 1년)에 목조(穆祖) 효비(孝妃)의 고향이라고 하여 군(郡)이 되었다. 1895년(고종 32년) 충주부(忠州府) 평창군으로 되었다가 1896년 13도제(道制) 실시로 강원도에 편입되었다. 1906년 강릉으로부터 대화면·봉평면·진부면 등 3면이 편입되고, 1914년 군내면(郡內面)·남면·북면 등 3면을 병합하여 평창면으로 부르고, 1931년 정선군으로부터 도암면(道岩面)이 편입되어 현재에 이른다.

2003년 1월 현재 평창읍·미탄면·방림면·대화면·봉평면·용평면·진부면·도암면 등 1개읍 7개면과 계촌출장소로 이루어져 있다. 군청은 평창읍 하리에 있다.

평창군의 총면적은 1,463.65㎢로 강원도 총면적(16,897㎢)의 8.6%에 해당하고, 인구는 46,262명(2002년 12월 통계)이다. 평창군은 내륙 고원지대에 위치하기 때문에 기온의 교차가 심한 대륙성 기후를 나타내 같은 위도의 어느 지역보다도 기온이 낮고, 여름이 짧다. 연평균기온 10.3℃, 1월 평균기온 －6.3℃, 8월 평균기온 24.5℃. 연평균강수량은 1,082mm.

임야는 12만259ha로 인제군, 홍천군 다음으로 넓지만, 경지는 좁아서 밭농사가 중심이다. 현재 총경지면적 1만704ha 가운데 논 1,039ha, 밭 9,665ha. 고산지대에서는 고랭지채소를 많이 재배하는데, 이는 평창군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영동고속도로가 개통된 이후 수도권 주민에게 공급하기 위한 무·배추 등의 재배가 활발해진 데 따른 것이다.

채소류 외에 약초·감자 등의 생산도 활발하다. 산지의 넓은 초지를 이용한 한우·젖소·육우·돼지·닭 등을 많이 사육하는데, 축산단지 조성사업에 힘입어 낙농목장이 많다. 특히 대관령을 끼고 있는 도암면에는 삼양축산·한일목장·명지목장 등 대단위 목장이 조성되어 이국적인 풍경을 보여준다.

평창군은 철도는 지나지 않지만 남한의 동서를 연결하는 영동고속도로가 군의 중북부를 관통하므로 영동고속고속도로의 5개 나들목(면온·장평·속사·진부·횡계)을 통한 국도나 지방도의 연결이 아주 편리하다. 또 북쪽의 오대산엔 국보급 문화재가 많은 월정사와 상원사 같은 천년고찰이 안겨있고, 방아다리약수와 우통수 같은 명수도 이름이 나있다. 봉평의 가산 이효석생가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문학답사지다. 또 영동고속도로 주변으로 용평스키장과 휘닉스파크 등의 스키 리조트를 보듬고 있는 평창은 2010년 동계올림픽 공식후보지로 선정되면서 동계스포츠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산줄기 이야기-한중지맥

▲ 상원사 너머로 힘차게 흐르는 '한중지맥' 산줄기가 보인다.

산 높고 골 깊은 강원도에서 가장 중요한 산줄기는 단연 백두대간. 그리고 평창의 오대산 두로봉에서 경기도 용문산 거쳐 양수리로 뻗어간 산줄기인 ‘한중지맥’의 위상도 백두대간에 뒤지지 않는다. 그러니까 강원도 땅은 백두대간 산줄기를 기준으로 영동과 영서로 나뉘고, 영서지방은 다시 한중지맥을 기준으로 남부지방과 북부지방으로 구분한다. 이 구분은 단순한 산줄기에 의한 지리적 구분이 아닌, 문화와 언어, 관습 등을 나누는 기준도 된다.

그러나 한강의 두 축인 남한강과 북한강을 가르는 울타리인 ‘한중지맥’은 <산경표>에서는 이름을 얻지 못했다. 제법 튼실한 산줄기임에도 이름을 갖지 못한 까닭은 여느 정맥들이 지니고 있는 하구(河口)를 가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재 ‘한중지맥’은 ‘두로지릉’, ‘한중정맥’, ‘한강정맥’, ‘계방지맥’, ‘한강기맥’, ‘한강정맥’, ‘용문산맥’ 등 수많은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도상길이 총 166.6km인 이 산줄기는 동국대산악부가 97년 처음으로 종주했다.

한중지맥 종주에는 1:50,000 지형도 ‘연곡·도암·봉평·청일·홍천·용두·양수’ 7장이나, 1:25,000 지형도 ‘비로·진부·노동·흥정·진조·서석·둔내·좌운·홍천·창봉·양덕원’ 15장이 필요하다.

▣문학기행- 봉평 이효석 문화마을

▲ 가산공원 한쪽에는 동이와 허생원 등 장돌뱅이가 쉬어가던 충주집을 복원해 놓았다.

경성제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1928년 ‘도시와 유령’을 발표한 이후 카프(KAPF) 진영으로부터 동반자작가라고 불리기도 했던 가산(可山) 이효석(李孝石·1907-1942). 그는 1932년쯤부터 경향문학에서 벗어나 그의 진면목이라 할 수 있는 순수문학을 추구하게 된다. 1936~1940년 무렵은 이효석의 절정기다. 그의 대표적인 작품들이 거의 이 시기에 나왔고, 한국 단편소설의 백미로서 가을마다 우리를 봉평으로 끌어들이는 ‘메밀꽃 필 무렵’도 이 무렵인 1936년 <조광(朝光)> 10월호에 발표된 작품이다.

이효석 생가가 있는 봉평은 메밀꽃이 피는 가을뿐만 아니라 눈보라가 휘날리는 겨울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마을 입구의 봉평장과 충줏집터 비석부터 이효석 생가에 이르기까지 군데군데 있는 문학비와 기념비를 만나면서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분위기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소설의 무대였던 봉평장터, 이효석 흉상이 있는 가산공원을 지나 다리를 건너면 물레방앗간이다. 개울가에서 목욕하려던 허생원이 메밀밭 위로 쏟아지는 달빛을 피해 들어섰다가 성서방네 처녀와 마주쳐 하룻밤 풋사랑의 인연을 맺었다는 물레방앗간 뒤에 있는 언덕에는 가산의 문학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이효석문학관이 있다. 이효석 생가는 물레방앗간에서 1.5km쯤 떨어진 곳에 있다.

▲ 매년 가을이 되면 봉평에선 가산 이효석의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을 기리는 효석문화제가 열린다.

매년 메밀꽃이 피는 9월이면 봉평에서는 효석문화제가 열린다. 그 때만 되면 이 자그마한 고을에 무려 20~30만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찾아온다고 한다. 또 평창군에서는 가산의 문학혼을 기리고 청소년과 문학가들의 집필공간 마련을 위한 이효석 문학집필촌을 창동리 일대에 조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2005년 완공을 목표로 한 문학집필촌에는 이효석의 평양·경성시절 생활과 작품을 바탕으로 흔적을 체험할 수 있는 평양의 푸른집과 작품에 묘사된 경관을 재현한 산책로도 조성할 예정이다.

글·사진 민병준 mbjbud@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