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산행코스 철도산행

경기도 의정부역을 시발점으로 하는 경원선을 이용해 다녀올 수 있는 산으로는 소요산역을 이용해 다녀오는 소요산(558.7m)이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다음으로는 초성리역이 기점이 되는 종현산(588.5m)이 있고, 더 올라가서는 연천 북쪽 차탄천을 거슬러 오르다가 휴전선으로 철길이 막힌 신탄리역에서 다녀오는 고대산(832m)이 있다.
동두천역을 지나 소요산역으로 향하는 열차에서 왼쪽 차창을 통해 올려다 보이는 산이 있다. 이 산이 이제까지 소요산의 유명도에 가려 잘 알려지지 않은 해발 588.4m인 마차산이다. 이 산 정상은 봉화대였고, 6.25 이후에는 군사기지가 있었을 정도로 널찍한 공터로 이뤄져 있다. 따라서 정상에 오르면 사방으로 조망이 막힘없이 터진다.
마차산은 한북정맥과 연결되어 있다. 양주군 회천군과 양주읍 경계를 이루는 한북정맥은 남서쪽으로 이어지다가 불곡산(470m)을 지나 꾀꼬리봉(425m)에 이르기 직전 무명봉에서 세 갈래로 갈라진다. 남으로 방향을 틀어 나가는 능선은 사패산(532m)을 지나 도봉산으로 이어진다.

▲ 재재기골 상단부 버섯농장에서 본 마차산 동릉(오른쪽).

꾀꼬리봉 직전에서 한북정맥을 이탈해 북서쪽으로 갈라지는 능선이 있다. 이 능선이 소사고개~노아산(336.7m)~노고산(400.9m)을 지난 다음, 약 12km 북진하다가 설마치고개에서 산세를 낮춘 다음, 약 3km 거리에 이르러 들어올린 산이 감악산(675m)이다.
감악산에서 임진강에 막혀 방향을 동쪽으로 틀어 3km 거리의 황뱅이고개에서 가라앉은 다음, 약 3.5km 더 나아간 곳에 빚어놓은 산이 마차산이다. 마차산에서 계속 북동으로 퍼져나가는 지능선들은 한탄강과 한탄강 지류인 신천(일명 강화천)에 여맥을 모두 가라앉힌다.
연천군 전곡읍과 동두천시 경계를 이루는 마차산은 3번 국도와 경원선 철로를 사이에 두고 소요산과 마주보고 있다. 마차산은 국립지리원 발행 지형도에는 마차산(馬車山)으로 되어 있지만, 주민들이 세운 안내판에는 마차산(磨叉山)으로 돼 있다.

동두천기도원~남동릉~정상~북릉 코스
마차산 산행기점은 동두천역과 소요산역 사이에 있는 동안역이다. 동안역 역사를 빠져나오면 왼쪽으로 철길을 건너는 육교가 있다. 육교로 올라서면 북동쪽으로 하늘금을 이루는 마차산 정상이 뾰족한 자태로 시야에 들어온다. 마치 히말라야의 마차푸차레를 떠올리게 하는 산 모습과 이름이다. 육교를 내려서면 원터근린공원이다.

▲ 댕댕이고개 북동쪽 지능선 간벌지대에서 내려다본 소요동 밤골. 마주보이는 뾰족한 봉은 담바위봉이다. 오른쪽은 소요산 방면.

원터근린공원을 뒤로하면 신설된 3번 국도 우회도로가 나타난다. 강변으로 낸 이 외곽도로를 따라 북쪽 100m 거리에서 안흥교를 건너면 신흥수퍼 앞 버스정류소가 나온다. 신흥수퍼 앞에서 서쪽 좁은 골목길로 들어가면 신흥고교가 나온다. 신흥고교를 지나 5분 거리에 이르러 안흥3교를 건너면 샬롬미용실에 닿는다. 여기서 직진해 재재기골로 들어서서 15분 가면 동두천기도원에 닿는다. 이어 계류를 거슬러 가팔라지는 길로 10분 더 오르면 왼쪽으로 버섯재배장이 나타난다.
버섯재배장 입구에서 오른쪽 오솔길로 들어가 약 100m 올라가면 마차산 남동릉 안부에 닿는다. 안부에서 낙엽으로 뒤덮인 능선길로 접어든다. 등산인들의 발길이 뜸했음을 말해주듯 푹신거리는 낙엽을 밟으며 1시간 가량 올라가면 정상 직전 북릉 삼거리에 닿는다. 삼거리에서 4~5분 올라가면 헬기장이 나타난다. 헬기장을 건너 30m 더 오르면 정상이다. 정상은 남동쪽으로 약 40m 수직절벽을 이룬 암봉이다. 
삼각점(포천 301)이 박혀 있는 정상에서는 사방으로 막힘없이 조망이 터진다. 북으로는 한탄강 건너 멀리 고대산이 보이고, 동으로는 소요산이 하늘금을 이루고 그 아래로 3번 국도와 경원선 철로가 실낱처럼 내려다보인다. 남으로는 수반 위의 수석을 보는 듯한 도봉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서쪽으로는 간파리 계곡 건너로 감악산이 하늘금을 이룬다.
하산은 올라온 헬기장쪽 북릉을 탄다. 헬기장을 뒤로하고 남동릉으로 빠지는 삼거리를 지나 3분 거리에 이르면 북동릉(510m봉 방면) 갈림길이 있는 삼거리에 닿는다. 여기서 한결 뚜렷한 왼쪽 북릉길로 발길을 옮긴다. 시원하게 펼쳐지는 간파리 분지 위로 감악산이 펼쳐진다.

▲ 댕댕이고개 못미처에서 서쪽으로 본 간파리 방면. 흐릿하게 보이는 감악산이다.

간파리에는 옛날 마차산에서 딴 복숭아로 남편 목숨을 구했다는 아내에 관한 전설이 전해진다. 시부모에 대한 공경도 대단했다는 이 아내는 중병에 걸려 죽음에 임박한 남편 목숨을 살리기 위해 약재를 구하려고 엄동설한에 마차산을 며칠 동안 헤매다가 산신령의 현몽으로 복숭아 세 개를 구해 남편에게 달여 먹여 중병이 완쾌되었다. 이 정성어린 이야기가 조정에 알려져 나라에서 정문(旌門)을 내린 열녀청풍김씨지문(烈女淸風金氏之門)이 간파리 송산골 마을에 지금도 있다.
간파리를 내려다보며 30분 거리에 이르면 삼거리인 댕댕이고개가 나온다. 이 고개에서 오른쪽 가파른 지능선길로 5분 거리에 이르면 시야가 확 트이는 간벌지대에 닿는다. 왼쪽 밤골 건너 담바위봉과 동쪽 소요산이 마주 보인다. 25분 더 내려서면 밤골과 북동릉 방면 계류가 만나는 합수점에 닿는다.
예상외로 수량도 많고, 계곡미도 뛰어난 합수점에서 계류를 따라 25분 거리에 이르면 ‘소요동 13통 장년회 쓰레기수거 안내판’이라고 쓰인 입간판이 나타난다. 입간판을 뒤로하고 3~4분 더 내려서면 도로가 난 소망기도원 앞으로 나선다. 소망기도원에서 20분 거리인 상봉암동 마을회관 앞을 지나 10분 더 나오면 소요산 사거리에 닿는다. 여기서 소요산역은 100m.
동안역을 출발, 신흥고교~재재기골~남동릉을 경유해 정상에 오른 다음, 북릉~댕댕이고개~밤골 합수점~상봉암동을 경유해 소요산역에 이르는 산행거리는 약 10km로, 5시간 안팎이 소요된다.
이 코스를 역으로 소요산역에서 시작해 동안역으로 하산하는 것도 좋다. 동안역 부근에 있는 원터근린공원은 작년에 동두천시가 조성한 것으로, 농구장, 배구장, 어린이놀이터, 미니 축구장, 화장실 시설이 잘 조성되어 있다. 산행을 마친 다음 이 공원에서 취사를 하거나 열차를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기에 그만이다.   

     교통
의정부역~동안역 열차시각표는 별표 참조.
요금 의정부역~동안역=통일호 1,100원. 동두천역에서 귀경길 열차는 매시 40분에 출발.
동두천역에서 동안역은 한 정거장이므로 동두천 버스터미널에서 1일 10회(07:00, 08:00, 09:00, 11:00, 13:00, 15:00, 17:30, 18:30, 19:30, 21:00) 운행하는 미2사단 정문 경유 남산모루행 버스(대양운수) 이용, 안흥동 신흥고 앞에서 하차. 요금 700원. 7분 소요.

먹거리
소요산 사거리에서 소요산 들목인 골목 안 오른쪽에 있는 만성기사식당(주인 이창희·031-865-0639)을 비롯해 소요산역 방면 청궁반점(866-6564), 제일삼계탕·칼국수(867-0147), 대운식당(867-0997), 부일식당(866-0507), 팔복가든식당(865-3804), 할매순대국(866-1116), 역 왼쪽에 있는 성진정육식당(867-0136) 등이 괜찮은 식당들이다.
특히 가장 오래 됐고, 소요산을 찾는 등산인들로부터 해단식 장소로 인기 있는 만성기사식당에서는 주인 이씨가 직접 기르는 돼지고기 생삼겹살을 구워먹는 맛이 일품이다. 삼겹살(1인분 6,000원) 외에도 식사류 메뉴가 많다. 직접 담근 동동주(1되 5,000원)도 뒤탈이 없는 술로 알려져 있다. 머리가 아프면 약값을 변상해 준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