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갑산(560.6m)에서 북진하는 금북정맥은 홍성을 지나 삼준산을 빚어 놓은 다음, 노적봉~가야산(677.6m)~석문봉(653m)에 이르러 방향을 북동쪽 옥양봉쪽으로 틀어나간다. 석문봉에서 북쪽으로 가지를 쳐 나가는 능선이 있다. 서산시 해미면과 운산면 경계를 이루는 이 능선이 약 1.8km 거리에 이르러 빚어놓은 봉우리가 해발 521.4m인 일락산(日樂山)이다.
일락산에서 계속 북진하는 능선은 약 5km 거리인 상왕산(307.2m)에 이른 다음, 그 여맥을 운산면 들판에 가라앉힌다.
일락산은 원점회귀산행 코스로도 괜찮지만, 산불예방기간에도 입산금지 조치가 없어 좋다. 게다가 해미읍성(사적 제116호)이 산자락 남서쪽에 자리잡고 있고, 북동쪽 고풍리 용현계곡에 석조(보물 제102호), 당간지주(보물 제103호), 5층석탑(보물 제104호), 보승국사보승탑(보물 제105호), 보승국사보승비(보물 제106호) 등이 있는 보원사지가 자리하고 있어 승용차로 조금만 움직여도 볼거리가 많다.
□드라이브 코스
수도권에서는 서해안고속도로를 타는 것이 지름길이다. 수도권에서 1시간 안팎이면 서해대교를 건넌다. 서해대교는 경기도 평택시 포승면 희곡리와 충남 당진군 송악면 복운리를 연결하는 총연장 7,310m, 폭 31m(6차선), 교각 주탑 높이가 182m나 되는 국내 최대 다리다.
서해대교를 건너 15분 가량 주행하면 ‘서산, 개심사’라고 쓰인 안내판이 있는 서산 나들목에 닿는다. 서산 나들목을 빠져 나와 운산 사거리에 이른 다음, 해미 방면 647번 도로를 타고 6.7km 거리에 이르면 오른쪽으로 운신초등학교가 나타나다. 곧이어 도로 왼쪽으로 신창주유소 간판이 보이는 신창 사거리에 닿는다.
사거리에서 좌회전해 서해안고속도로 고가 아래를 지나 신창저수지를 왼쪽으로 끼고 도는 도로를 따라 약 2km 들어서면 ‘자연농산가든, 깊은골 가든’ 입간판이 있는 삼거리가 나타난다. 삼거리에서 직진하는 길로 50m 거리에 이르면 왼쪽으로 개심사 주차장이 나온다.
호남지방에서는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오다가 해미 나들목에서 빠져나와 해미읍성 서문 삼거리에 이른 다음, 운산으로 가는 647번 도로를 타면 된다. 해미읍성 서문 삼거리에서 5km 거리에 이르면 오른쪽으로 신창주유소가 나타난다. 신창주유소를 지나자마자 나타나는 신창 사거리에서 오른쪽 서해안고속도로 고가다리가 보이는 길로 들어서면 개심사로 향하게 된다.
충남 내륙에서는 예산~삽교~덕산에 이른 다음, 해미로 가는 45번 국도를 이용, 해미읍성 서문 삼거리에 이르러 운산 방면 647번 지방도로를 따라 신창 사거리에 이르는 길이 지름길이다.
□산행코스
주차장에서 가야산장을 끼고 이어지는 길이 개심사(開心寺)로 가는 길이다. 가야산장을 뒤로하고 약 5분 들어서면 노송 아래 문이 닫힌 매점이 있다. 매점을 지나 직진하는 계곡 방면에 ‘보현선원 일반인 출입금지’라고 쓰인 안내판이 있다.
안내판 앞에서 왼쪽 지계곡 안으로 들어선다. 계곡 초입에 세워져 있는 ‘세심동(洗心洞)’, ‘개심사입구’라고 음각된 두 개의 비석 사이로 난 돌계단을 올라 약 50m 거리에 이르러 왼쪽 노송군락 아래 사면을 S자로 굽돌아드는 산길을 올라간다. 4~5분 오르면 오른쪽으로 ‘나무아미타불’이 음각 된 자연석이 반긴다.
나무아미타불 바위를 지나 대나무숲 사이 오솔길로 약 50m 들어서면 범종각 왼쪽으로 ‘상왕산(象王山) 개심사’라고 쓰인 현판이 걸려있는 안양루에 닿는다.
안양루 앞에서 오른쪽 해탈문으로 들어가면 7층 석탑과 대웅보전(보물 제143호)이 마주보이고, 왼쪽으로 심검당(尋劍堂·문화재자료 제358호), 오른쪽으로 명부전(冥府殿·문화재자료 제194호) 등이 자리하고 있다.
개심사는 신라 진덕여왕 5년, 백제 의자왕 14년에 혜감국사가 창건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다만 진덕여왕 5년은 651년에 해당하고, 의자왕 14년은 654년에 해당되므로 정확히 어느 해에 창건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1941년 대웅전 수리공사 때 발견된 묵서명(墨書名)에는 대부분의 건물들이 1475년(성종 6년) 화재로 전소된 것을 1484년(성종 15년)에 중창했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다. 이곳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물은 요사로 남아 있는 심검당 왼쪽의, 비뚤어진 기둥에 물결처럼 휘어진 서까래를 얹은 건물이다.
개심사에는 경허선사(鏡虛禪師·1849-1912)가 1889년 이후 20여 년간 호서지방의 문수사, 부석사(서산), 수덕사, 정혜사 등 사찰을 돌며 선기 어린 행동과 법문으로 선풍을 일으키고 다닐 때 머물기도 했다.
대웅전 앞에서 다시 해탈문을 빠져나와 왼쪽 길로 명부전을 지나 20m 거리에 이르면 산신각이 있다. 산신각에서 약 40m 더 가면 아름드리 노송이 군락을 이룬 지능선 안부가 나온다. 이 안부에서 왼쪽 지능선 길로 올라가면 곧이어 또 하나의 작은 산신각이 있다.
산신각을 뒤로하고 온통 송림숲을 이룬 능선길로 25분 올라가면 일락산 북릉 삼거리에 닿는다. 삼거리에서 남쪽 능선길로 발길을 옮겨 10분 거리에 이르면 시야가 트이면서 석문봉과 옥양봉이 보이는 임도 삼거리가 나타난다. 임도 삼거리에는 ‘일락산 1.2km, 보원사터 2.6km’라고 쓰인 안내판이 있다.
임도를 따라 3분 거리에 이르면 임도가 서쪽 신창리로 굽돌아 내려가는 안부에 닿는다. 이 안부에서 등산로는 다시 숲으로 뒤덮인 능선길로 이어진다. 7~8분 거리에 이르면 경사가 서서히 가팔라지기 시작한다.
가파른 능선길을 따라 10분 올라가면 정면으로 일락산 정상이 올려다 보이는 전망바위가 나타난다. 계속 가파른 능선 길로 10분 더 오르면 서산 방면 들판이 시원하게 펼쳐지는 전망바위로 올라서게 된다. 서해안고속도로가 실낱처럼 내려다보이고, 신창저수지와 개심사가 멀리 삼화목장 초원지대와 함께 시원하게 조망된다.
전망바위를 뒤로하고 5분 더 오르면 일락산 정상이다. 긴 나무의자 4개가 놓여 있는 정상에서는 동으로 옥양봉, 남으로 석문봉이 하늘금을 이루지만, 서쪽은 숲으로 막혀 있다. 그러나 일락사(日樂寺) 하산길인 서릉으로 약 50m 거리인 바위지대에 이르면 남쪽과 서쪽이 막힘없이 조망된다.
하산은 계속 서릉을 타고 내린다. 20분 내려서면 남쪽 아래로 일락사 건물 지붕들이 내려다보이는 너럭바위 전망대가 나타난다. 너럭바위에서는 황락저수지와 해미면이 조망된다. 8분 더 내려서면 일락사 내리막길이 있는 삼거리에 닿는다.
삼거리에서 오른쪽 산길로 들어가 15분 거리에 이르면 무명봉 아래 삼거리가 나타난다. 삼거리에서 왼쪽 사면으로 나가는 길이 뚜렷하지만, 이 길은 황락저수지로 내려가는 길이다. 삼거리에서 오른쪽 흐릿한 오르막 능선길을 따라 무명봉에 오르면 북서쪽과 남서쪽으로 능선이 갈라진다. 북서쪽 능선을 타고 10분 내려서면 임도에 닿는다. 임도에서 계속 능선 오른쪽(동쪽) 사면으로 이어지는 산길로 발길을 옮겨 40분 거리에 이르면 개심사 주차장에 닿는다.
개심사 주차장을 출발해 개심사~산신각 지능선~북릉을 경유해 정상에 오른 다음, 서릉~일락사 갈림길~임도~북서릉 사면길을 경유해 주차장에 이르는 산행거리는 약 8km로, 4시간 안팎이 소요된다.
▣교통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20분 간격(06:40~19:40)으로 운행하는 운산 경유 서산행 버스 이용. 요금 7,800원. 2시간 소요. 이 버스편으로 운산(7,000원)에서 하차, 운산에서 1일 10회(08:00~19:50) 운행하는 해미행 시내버스(서령버스)로 갈아타고 개심사 입구에서 하차. 요금 830원. 15분 소요.
대전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1일 18회(07:51~17:39) 운행하는 예산~홍성 경유 서산행 버스 이용. 요금 11,500원. 3시간30분 소요.
서산 공용버스터미널에서 20분 간격(06:05~21:00)으로 운행하는 해미행 시내버스 이용. 요금 830원. 15분 소요.
해미 서령버스정류소(041-688-2434)에서 1일 10회(07:35, 08:30, 09:50, 11:45, 13:15, 14:40, 16:00, 17:00, 18:10, 19:25) 운행하는 운산행 버스 이용, 개심사 입구 하차. 요금 830원(중·고생 660원, 어린이 400원). 15분 소요.
해미에서 택시(해미택시 041-688-2250)로 개심사 주차장까지 요금 10,000원. 15분 소요.
▣숙식
개심사 주차장 옆에 있는 고목나무가든(041-688-7786, 688-7787)과 가야산장(688-4255) 이용. 민박료 3~4인용 1실 15,000원, 100명이 잘 수 있는 큰 방 300,000원.
고목나무가든에서 궁중전골(4인분 35,000원), 산채비빔밥(5,000원), 산채더덕정식(8,000원), 직접 담근 동동주(8,000원), 된장찌개백반(5,000원), 도토리묵(7,000원), 칡냉면을 맛볼 수 있다.
가야산장에서 토종닭백숙(25,000원), 산채비빔밥(5,000원), 오리탕(25,000원), 어죽(4,000원), 추어탕(5,000원), 매운탕(25,000원) 등을 판다. 전화예약 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