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청은 8월16일까지 동·서·남해안·계곡 등 4곳의 역세권에 주요 관광지를 경유하는 피서열차를 운행한다. 이 중 계곡 피서열차는 정선 피서(5일장), 영월 동강 래프팅, 영월 여름계곡(김삿갓계곡) 등 모두가 태백선(제천~강릉)의 주요 역인 영월역을 승하차 장소로 잡고 있다. 이 열차는 양평~원주역에서도 탈 수 있다.
영월역을 기점으로는 계곡뿐만 아니라 수많은 산들을 다녀올 수 있다. 역에서 산으로 연계되는 대중교통을 잘만 이용하면 선바위산, 잣봉, 국지산, 태화산, 완택산, 고고산, 응봉산 등을 어렵지 않게 다녀올 수 있다. 산행계획만 잘 짜면 김삿갓계곡이 있는 마대산과 곰봉도 다녀오기에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영월역에서 가장 가까운 산이 계족산(鷄足山·889.6m)이다. 계족산 서쪽 2.5km 거리인 469m봉에서 북서쪽으로 내려서는 능선 끝머리가 영월역이다. 계족산은 영월역에서 동쪽으로 우뚝 솟아보인다.
영월군 영월읍 정양리와 연하리 사이에 위치한 계족산은 백두대간 상의 함백산(1,573m)에서 가지를 쳐 나온 응봉산(鷹峰山·1,013m)에서 서쪽으로 약 5km 더 나간 곳에 위치하고 있다. 계족산에서 계속 서진하는 능선은 5km 거리에 이르러 여맥을 동강과 서강이 합수되는 남한강 시발점인 팔괴나루터 부근에다 모두 가라앉힌다.
수도권에서 영월 방면으로 여행할 때 열차가 청령포 남쪽 터널을 빠져나와 영월시내쪽으로 들어서기 직전인 서강 옆 하송리 들판에서 오른쪽 차창을 통해 동강 건너로 3개의 봉우리를 솟구친 산이 보이는데, 이 산이 계족산이다.
계족산은 이름이 그렇듯 영월 번화가에서 올려다볼 때 정상 부근이 닭 발가락을 닮아 예전에는 ‘닭다리산’으로 불렸다. 실제로는 발가락 사이에 물갈퀴가 있는 오리발을 더 닮은 이 산은 대동여지도와 영월읍지에는 회개산(會槪山), 영월부읍지에는 계죽산(鷄竹山)으로도 기록되어 있다.
영월역에서 계족산 정상으로 능선이 연결되지만, 중간에 민간인 출입금지구역이 있어 산행기점은 정양리로 잡는다. 정양리는 고씨동굴쪽으로 약 5km로, 버스나 택시로 5분 안팎이면 닿는다.
계족산 산행은 계족산 안내판이 있는 왕검 주차장에서 시작한다. 주차장에서 왼쪽 정양마을로 들어서는 좁은 길로 올라서면 곧이어 오른쪽 옥수수밭 사이로 산길이 있다. 옥수수 밭을 지나 낙엽송숲으로 들어서면 지능선으로 붙어 10분 올라가면 정종대왕 태실비가 나타난다.
남한강이 내려다보이는 태실비에서 5분 거리에 이르면 왼쪽으로 계곡을 건너 약 100m 거리에서 다시 오른쪽으로 계곡을 건너 5분 거리에서 태실비 능선 상단부로 올라선다. 2분 정도오르면 길은 오른쪽 사면길로 이어지고, 8분 거리에 이르면 왕검성 서문에 닿는다.
서문으로 들어서면 수백 평 넓이 풀밭 분지가 나타난다. 옛날 병사들 막사가 있었던 곳으로 추정된다. 서문에서 등산로는 두 갈래로 갈라지는데, 왼쪽 북문이나 오른쪽 남문 방향 어느 쪽으로 가도 된다. ‘←계족산 정상 3.5km, 계족산 정상 3.7km→’ 안내판 내용대로 200m 더 가까운 왼쪽 성곽을 따라 10분 올라가면 북으로 계족산 정상이 보이는 북문이 나타난다. 북문에서 오른쪽으로 휘는 길을 따라 10분 더 오르면 남문에서 오르는 길과 만난다.
두 길이 만나는 장소에서 성곽을 벗어난다. 이어 능선을 따라 30분 거리에 이르면 폐쇄된 삭도가 나타난다. 대형 버스 크기에 직경 2m가 넘는 톱니바퀴 두 개가 고정되어 있는 삭도는 영월화력발전소(2000년 폐쇄)로 석탄을 나르던 장치다.
삭도를 뒤로하고 숲속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 15분 거리인 665.5m봉을 넘어 20분 거리에 이르면 남쪽 고씨동굴 방면 남한강이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전망장소에 닿는다. 전망장소를 내려서서 평탄한 능선길로 10분 가면 급경사가 나온다. 5분 정도 올라가면 나무 사이를 매놓은 밧줄이 나타난다. 약 60m인 밧줄을 잡고 7~8분 올라가면 참꽃봉(850m)을 밟는다.
참꽃봉을 뒤로하고 3분 거리인 안내판(정상 0.8km, 정양리 3.8km)을 지나 8~9분 거리에 이르면 응봉산에서 오는 능선과 만나는 삼거리에 닿는다. 여기서 왼쪽 40m 밧줄을 잡고 안부로 내려선 다음, 6~7분 올라가면 계족산 정상이다.
조망은 남동에서 남서쪽으로만 시원하게 펼쳐진다. 백두대간을 끌고 나가는 박달령, 선달산이 어래산, 마대산과 함께 보인다. 남으로는 태화산과 형제봉 뒤로 소백산 줄기가 한눈에 들어온다. 남서쪽으로는 대미산, 하설산, 문수봉이 보이고, 문수봉 오른쪽으로는 단양 금수산 정상도 시야에 와닿는다.
하산은 남서릉을 타고 내린다. 곧 나타나는 20m 밧줄을 잡고 내려서서 20분 거리에 이르면 석이바위 암릉 직전 삼거리에 닿는다. 초심자는 오른쪽 우회길로 내려가면 된다. 암릉으로 올라서면 안전을 위한 밧줄이 있다. 약 100m 연결되어 있어 위험구간을 쉽게 통과할 수 있다. 암릉구간 통과에는 10분이 소요된다.
암릉을 내려서면 우회길과 다시 만난다. 이어 20분 내려서면 새재(안부)에 닿는다. 새재에서 남쪽 계곡으로 15분 거리인 중이폭포를 지나 20분 더 내려오면 왕검 주차장이다.
왕검주차장을 출발, 태실비~왕검성~665.5m봉~참꽃봉을 경유해 정상에 오른 다음, 남서릉~석이바위 암릉~새재~중이폭포를 경유해 주차장에 이르는 산행거리는 약 8.5km로, 4시간30분 안팎이 소요된다.
▶ 교통
서울 청량리역~영월역 열차시각표는 별표 참조. 일요일 광주에서 18:45 발 제천 경유 강릉행 무궁화호 열차, 토·일요일 대전에서 07:40 발 제천 경유 강릉행 무궁화호 열차 이용, 영월역에서 하차.
열차요금=청량리역~영월역 새마을호 일반실 14,500원, 무궁화호 일반실 9,700원. 원주역~영월역 새미을호 8,300원, 무궁화호 5,200원. 제천~영월역 새마을호 8,300원, 무궁화호 5,200원, 통일호 1,400원.
영월역 앞에서 도보 3분 거리인 동강쪽 덕포사거리에서 우체국 위 버스정류소에서 1일 20회(06:00~22:00) 운행하는 하동 방면 시내버스 이용, 정양 마을 하차. 요금 750원, 5분 소요. 영월역~왕검주차장 택시요금 3,000원. 영월 콜택시 011-374-6083(황진활). 정양마을에서 영월행 시내버스 1일 20회(07:20~22:30) 운행.
승용차 이용시는 영월읍에서 고씨굴 방면 88번 지방도로 이용, 영월화력발전소 끝머리 정양 마을 주차장에 주차. 주차요금 무료.
▶ 숙식
영월읍 시외버스터미널 옆 동아파크(033-373-4248), 가든장(373-5794), 그린장(373-8361) 등 이용. 숙박료 1실 40,000원. 영월역 앞에 황해여인숙(372-2797)도 있다.
식사는 영월역 맞은편에 있는 다슬기향촌(성호식당·374-3215), 다슬기집(강원식당·372-0024), 다슬기마을(구 역전식당·373-5784) 등에서 파는 다슬기 해장국(5,000원)이 인기가 있다. 식당마다 다슬기 전골(대 30,000원, 중 20,000원), 다슬기 무침(20,000원), 민물고기 매운탕(대 25,000원, 중 20,000원), 소머리국밥(5,000원), 육개장(5,000원), 비빔밥(5,000원), 청국장(4,000원), 된장찌개백반(4,000원) 등을 판다.
역 앞 대한통운 옆에 위치한 노조상회(추일여·372-0635)에서 맛볼 수 있는 산초두부(1모 6,000원)와 옥수수 막걸리(1되 4,000원) 맛도 일품이다. 반찬으로 나오는 묵은김치와 햇김치도 군침을 돌게 한다. 귀경길 열차에 오르기 전 찾는이들이 많다.
계족산 일원 입산 및 등산정보는 영월악우회 현윤기 회장에게 연락하면 된다(전화 033-373-2505, 휴대폰 016-477-8848).
◆ 왕검성지 해발 400m에 위치한 왕검성지(王儉城址)는 포곡형(包谷型)으로 축조되어 있다. 멀지 않는 태화산성, 완택산성, 임계산성, 영춘의 온달산성과 비슷한 구조다. 왕검성은 고구려 미천왕 때(300~ 301년) 남하해 남한강의 방어기지로 축성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왕검성이라는 이름은 확실하지 않으며, 오히려 동국여지승람에는 정양산성(正陽山城)으로 기록되어 있다. ‘왕검’이라는 이름은 고구려 때의 벼슬 이름일 뿐이다. 따라서 이 성은 고구려 때 쌓은 것은 확실하며, 그 후 신라 때 개축했을 것으로 보는 사학자들도 있다.
자연석을 난층 쌓기로 정교하게 축성된 이 성은 일부 붕괴된 곳도 있으나 대체로 잘 보존되어 있다. 평균 높이 6m, 폭 4m에 전체 둘레 길이가 770여m 가량 된다. 4곳의 성문터가 남아 있고, 기와와 토기 파편이 흩어져 있는 것으로 보아 건축물들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성내에는 성으로서 필수 조건인 우물터도 남아 있다. 2003년 6월 국가지정문화재 제446호로 지정됐다.
◆ 정종대왕 태실비 정종대왕 태실비(胎室碑·강원도 유형문화재 제 114호)는 조선 정종의 태를 봉안한 태실비다. 영조 29년(1753년) 영월읍 정양리 태봉에 처음 조성되었다. 태봉은 계족산 서릉 469m봉 남쪽 지능선에 있는데, 정양 마을 서쪽으로 마치 임신한 배처럼 보이는 곳으로 현재 송전탑이 있다.
태실비는 순조 원년(1801년)에 가봉(加封)되어 잘 관리되어 왔다. 가봉된 태실비는 초석은 바닥인 난간 위로 팔각대가 놓이고, 태를 담은 항아리는 팔각대 안에 보관돼 있다. 팔각대 위로는 지대석과 상개석으로 봉인되었다.
그 후 1929년 왜정 때 일본인들이 태실의 관리와 유지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태 항아리만 빼내어 창경궁으로 옮겨갔다. 이 때 태를 옮길 때 태는 은 항아리에 담겨져 있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그 후 해방이 되면서 태봉(정양 마을 서쪽 구릉지대)에는 석회석광산이 생겨 본래의 태실이 훼손, 매몰되고 말았다. 그 후 1967년 영월 주민들이 훼손되고 매몰된 태실비를 지금의 영월방송국 자리로 옮겨 관리해 오다가 태실비를 제 자리에다 옮기려 하였으나, 본래 자리였던 석회석광산에 송전철탑이 자리를 차지하는 등 산 자체가 파헤쳐져 어쩔 수 없이 1997년 태봉과 가장 가까운 자리인 현 위치로 옮겨놓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