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가평군 북면 화악리와 강원도 춘천시 서면 서상리 방동리 경계를 이루는 북배산(北培山·867m)은 이제까지 가평 방면에서만 오르내리는 등산코스만 알려져 있다. 그 이유는 수도권에서 춘천 방면 보다 거리가 가깝고, 승용차나 대중교통편이 들어갈 수 있는 산행기점에서 정상까지 가평 방면이 춘천 방면 보다 가까운 이유도 있다. 춘천 방면 서상리 또는 방동리 버스종점이나 승용차가 들어갈 수 있는 산행기점에서 정상까지 어프로치 길이는 가평 방면보다 거의 두 배나 된다. 따라서 춘천 방면은 산행시간도 1~2시간 더 소요된다.
아무튼 춘천 방면은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아직 등산인들 발길이 뜸한 편이다. 주말산행 시리즈에서도 북배산 코스는 거의 다 가평 방면만 중점적으로 소개됐고, 춘천 방면은 지난 96년 5월호에 서상리 하산 코스가 소개된 것이 전부다. 당시 두 코스를 답사했는데, 북배산 북릉 퇴골고개~서상리 신매저수지와 남동릉으로 약 500m 거리에서 북동쪽 지능선을 타고 신매저수지로 내려가 본 것이 그것이다.
정상에서 남동릉 끝머리까지는 약 5km 거리다. 남동릉이 맥을 다하는 지점인 방동리에는 고려 말 충신인 장절공 신숭겸 장군 묘역이 있다. 장절공 묘역은 이곳 나름대로의 풍광이 있기 때문에 관광객들의 발길이 잦은 곳이다.
방동리는 이 남동릉을 경계로 남쪽은 방동1리, 북쪽은 방동2리로 구분된다. 방동1리에서 남동릉으로 올라가는 지름길은 일단 홍골을 경유해 남동릉 상 631m봉으로 올라가면 된다. 그러나 홍골은 자연생태계보호 및 계곡수질보호를 위해 춘천시가 2002년 6월부터 2005년 5월까지 자연휴식년제를 실시, 일반인 출입이 금지됐다.
장절공 묘소에서 남동릉으로 오르는 방법도 있다. 묘소에서 방동2리로 넘어가는 오솔길로 약 100m 가면 능선 사거리 안부가 나온다. 여기에서 남동릉 방면 산길을 따라 사거리 안부 두 곳을 지나 약 10분 거리에 이르면 왼쪽 남동릉 사면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다. 사면길은 약 10분 거리에서 흐릿하지만, 계속 20분 정도 올라 277.1m봉부터는 다시 길 흔적이 역력해진다.
277.1m봉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남동릉 산길은 잣나무숲으로 이어진다. 잣나무숲을 지나서부터 450m봉 사이(약 50분 소요) 능선 길 곳곳이 간벌지대다. 잣나무숲이 사라지는 450m봉을 지나 약 50분 올라간 곳인 550m봉 삼거리까지는 상수리나무숲 아래로 길이 뚜렷한 편이다. 그러나 계속 널려 있는 간벌되어 버려진 나뭇가지들 때문에 보행에 불편함이 많다. 따라서 초심자는 남동릉을 오르지 않는 것이 좋다.
남동릉을 쉽게 오르려면 남동릉 북쪽 방동2리 버스종점에서 사기막골로 들어가면 된다. 종점에서 사기막골로 들어서는 수렛길을 따라 15분 들어서면 오른쪽으로 안경다리를 건너간다. 안경다리를 건너 공터 앞을 지나 왼쪽으로 계류를 건너 5분 거리에 이르면 큰 소나무 아래 취수탱크가 있다. 취수탱크를 지나 7~8분 들어서면 초원지대를 이룬 수만 평 넓이의 묵밭 사이로 들어간다.
묵밭으로 들어서면 정면으로 남동릉 상의 550m봉으로 이어지는 지능선이 보인다. 묵밭길을 따라 7~8분 들어서면 묵밭에서 가장 높은 지역인 움막에 닿는다. 움막에서 왼쪽 숲 아래 계곡길로 내려가 5분 들어서면 왼쪽 급경사 지능선으로 산길이 이어진다. 이 지능선을 경계로 왼쪽은 사기막골, 오른쪽은 큰가는골이다.
급경사 지능선으로 발길을 옮겨 30분 올라가면 콘크리트 삼각점이 있다. 삼각점을 지나 25분 더 올라가면 남동릉 상 550m봉 삼거리에 닿는다. 550m봉을 뒤로하면 평탄한 능선길이다. 굴참나무숲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을 따라 15분 거리에 이르면 이곳 주민들이 매봉으로 부르는 610m봉 삼거리에 닿는다.
매봉 삼거리에서 왼쪽 남동릉으로 들어가서는 산길을 벗어나지 않도록 방향을 잘 살피면서 전진해야 한다. 워낙 사람들이 다니지 않아 엉뚱한 숲으로 빠지기 쉬운 지형이기 때문이다. 18분 거리에 이르면 631m봉에 닿는다. 631m봉에서 남동쪽 지능선으로는 홍골로 이어지는 산길 흔적이 있다.
631m봉에서 약 100m 내려선 안부(홍골 상단부)를 지나 35분 올라가면 750m봉에 닿는다. 750m봉에는 북쪽 사면으로 우회길이 나 있다. 이어 안부 직전 쓰러진 나무 가지 세 개를 타고 넘어 서상리 신매저수지 방면 하산로가 있는 안부에 닿는다. 안부를 뒤로하고 15분 올라가면 신매저수지 방면 능선 갈림길 있는 760m봉 삼거리를 밟는다. 760m봉부터 정면 나뭇가지 사이로 정상이 살짝 보이기 시작한다. 760m봉을 내려서서 5분 거리인 안부를 지나 25분 더 오르면 북배산 정상이다. 삼각점(춘천 23)과 가평군이 세운 정상비석이 있다.
정상에서 휘둘러보는 조망은 일품이다. 먼저 북서쪽으로는 명지산 오른쪽으로 이 산의 모산인 화악산이 하늘금을 이룬다. 화악산에서 시계바늘 방향으로는 북배산을 향해 세차게 흘러오는 응봉, 촛대봉, 몽덕산, 가덕산 줄기가 연이어져 펼져진다.
동으로는 병풍을 두른 듯한 대룡산 아래로 춘천시내 봉의산이 의암호와 어우러져 한 폭 그림처럼 내려다보인다. 춘천시 왼쪽 멀리로는 용화산을 필두로 오봉산, 마적산, 부용산, 사명산, 가리산이 보인다. 대룡산 오른쪽 멀리로는 구절산도 시야에 들어온다.
남으로는 가장 멀리로 용문산이 가물거리고, 그 아래 양쪽으로는 도일봉, 장락산, 소리산 등이 삼악산과 계관산 뒤로 광활하게 펼쳐진다. 서쪽으로는 구나무산, 명지산, 연인산, 수덕산이 마주 보이고, 구나무산 왼쪽 아래로 가평읍과 북한강이, 수덕산 아래로는 목동분지가 내려다보인다.
하산은 올라왔던 남동릉을 타고 1시간 안팎이 걸리는 매봉 삼거리에 이른 후, 북동 지능선을 타고 5분 거리인 삼거리에 이르러 동쪽 큰가는골 방면 지능선을 타는 코스를 이용한다. 삼거리에서 동쪽 지능선길로 4~5분 내려서면 무덤 1기가 나온다. 계속 지능선을 따라 25분 내려서면 합수점에 닿는다. 합수점에서 계류를 따라 20분 거리에 이르면 남동릉 550m봉으로 올라가는 지능선 길과 만나는 삼거리에 닿는다.
삼거리에서 계곡길로 2~3분 내려오면 왼쪽 움막집 앞 묵밭으로 올라서게 된다. 묵밭을 통과하는 길에서는 정면 V자로 패어 내린 계곡 너머로 춘천시내 봉의산과 대룡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산딸기도 심심찮게 있는 계곡 길을 따라 25분 걸어나오면 방동2리 버스종점이다.
방동2리 종점을 출발, 묵밭 움막집~550m봉 지능선~남동릉~매봉을 경유해 정상에 오른 다음, 남동릉~매봉~북동 지능선 삼거리~큰가는골~묵밭을 경유해 방동2리 종점으로 내려서는 산행거리는 약 12km로, 6시간 안팎이 소요된다.
▶ 교통
서울 동서울종합터미널(구의동·전철 2호선 강변역)에서 15분 간격(06:00~21:20)으로 운행하는 춘천행 버스 이용. 요금 6,400원.
서울 상봉동터미널에서 1일 32회(05:40~21:30) 운행하는 춘천행 버스 이용. 요금 6,000원. 1시간50분 소요.
열차편은 서울 청량리역에서 1일 20회(05:25~22:20) 운행하는 춘천행 경춘선 열차 이용. 요금 무궁화호 5,200원, 통일호 2,500원.
춘천 후평동에서 1일 10회(06:00, 06:30, 08:05, 09:20, 11:20, 13:10, 14:30, 15:40, 19:10, 21:00) 운행하는 방동리행 82-1번(신매~방동1리~2리~신매 경유), 82번(의암~방동1리~2리~의암 경유) 버스(대동운수 033-254-6925) 이용. 방동2리 종점에서 하차. 요금 800원, 40분 안팎 소요.
춘천 시외버스터미널이나 춘천역에서 방동2리 종점까지 택시 요금 20,000원 안팎. 춘천 연합택시 전화 080-251-8257, 080-251-6400.
방동1리에서 춘천시내행 버스 1일 10회(06:45, 07:10, 09:00, 10:15, 12:15, 14:05, 15:25, 16:35, 20:05, 21:50) 운행.
서상리로 하산한 경우에는 1일 8회(06:50, 07:55, 09:25, 11:50, 15:05, 17:50, 19:15, 22:30) 운행하는 춘천 후평동행 버스 이용.
▶ 숙식
방동2리에는 식당이나 민박집이 없다. 숙박하는 경우 춘천시내 장급 여관들을 이용하면 된다. 공휴일은 열차가 편리한 만큼 식사는 춘천역 부근 식당을 이용한다. 춘천역 오른쪽에 있는 전주식당, 호남식당, 부산식당, 전남식당 등에서 닭갈비(1인분 8,000원), 삼겹살(1인분 6,000원), 부대찌개(1인분 5,000원), 소머리국밥(5,000원), 갈비탕(5,000원), 막국수(3,500원), 된당찌개백반(4,000원), 육개장(4,000원), 설렁탕(4,000원), 곰탕(4,000원), 해장국(4,000원) 등을 판다.
춘천에서 숙박하는 경우 소양로 배터 옆 소양2교 뒤편에 연중 장이 서는 호반시장에 들러볼 만하다. 일제 때부터 의암호 건너편 서면 주민들이 배에다 채소 등을 싣고 와 팔고 되돌아간 것이 시작이 된 시장이다.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대형 마트나 백화점을 외면하고 이곳에서 농민들이 직접 농사 지은 싱싱한 농산물들을 도매가격에 사가는 곳이다.
서면 주민들이 북배산 기슭에서 채취한 각종 산나물도 판다. 장터에서 술국에 왕대포, 두부, 메밀묵, 올챙이숙수, 어묵과 김밥, 멸치와 다시마 육수에 김치를 큼직하게 썰어 넣은 국수 등 모두 한 그릇에 1,000원씩 받는다. 배낭을 메고 여행 삼아 한 번 들러볼 만하다. 마침 이 시장 앞으로 서면 신매리(방동리와 서상리 사이)~화천~춘천을 잇는 국도(5번과 56번) 상에 놓인 신매대교를 건너 81번, 82번, 82-1번 버스가 지나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