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적상호와 안국사~포도농원길
민주지산 휴양림에서 자고 난 다음날 가장 접근하기 쉬운 관광명소는 인접한 무주군의 덕유산 일대 나제통문이다. 내친 김에 아예 삼공리 집단시설지구까지 차를 몰고 들어가 구천동 33경의 가을 풍치를 즐기고 나오는 것도 좋다. 무주리조트에서 관광용 곤돌라를 타고 덕유산 최고봉 향적봉 정상까지 다녀오거나, 아니면 자동차로 해발 800m 적상산정의 인공호수 적상호와 안국사를 구경한다. 이 세 가닥의 관광 코스 중 하나를 택해 가슴을 씻은 뒤 귀갓길에 오른다.
날씨 운이 좋아 곤돌라가 운행된다면 향적봉 정상 곤돌라 관광을 일순위로 권한다. 일기가 안정된 가을날 이외의 계절엔 툭하면 운행이 중단되기 때문에 ‘다음 기회’가 쉽지 않다.
나제통문에서 삼공리까지 찻길을 따르는 드라이브도 좋지만, 무주구천동계곡의 진수는 역시 삼공리 시설지구 위의 깊은 계곡 안으로 들어가야 느껴진다. 준비 없이 향적봉 정상까지는 좀 무리이므로 백련사까지 일단 목표를 삼고 한두 시간 걸어들어가다가 되돌아나온다.
양수발전소의 상부 저수지인 적상호는 도마령과 높이가 비슷한 해발 800m대이지만, 하단부 출발점부터 직선거리 약 4km에 불과한 구간에서 해발 800m대로 오르는 것이라 엄청난 급경사를 이루었으며, 댐 동쪽 옆의 조망대에서 느껴지는 고도감이나 조망의 넓이가 대단하다.
댐 위쪽 산중턱에는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했던 명찰 안국사(安國寺)가 자리잡고 있기도 하다. 때문에 관광객 차량이 끊이지 않는다. 적상호 자체의 경관은 별로다. 댐 아래쪽 협곡 안의 폭포는 물줄기는 미미하지만 40~50m 높이의 수직 절벽이 물줄기 양쪽에도 병풍으로 치솟아 제법 볼 만한 경치를 이루었다. 내려가는 길에 한 번 들러본다. 주차장에서 5분만 올라가면 된다.
적상호나 구천동 구경 후 가장 빠른 상경길은 대전~통영간 고속도로의 무주 나들목으로 진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영동은 전국 포도 생산량의 20%를 낸다는 포도의 고장이며 9월이 제철이다. 그러므로 포도농원을 한 번 들러야 하겠다면 무주에서 19번 국도를 타고 곧장 북상, 다시 영동군내로 든다.
영동군 학산면 봉소제 저수지(물놀이 보트가 운영되는 곳이므로 어린 자녀가 있다면 잠시 들러본다) 바로 옆을 지나자마자 삼거리가 나오면 좌회전, 501번 지방도를 탄다. 이후 호탄교 삼거리에 이르기까지 약 8km 도로 양쪽이 모두 포도농원이며 도로변 곳곳에 포도를 직접 내다파는 간이매점이 늘어서 있다. 호탄교 남쪽 금강변 68번 지방도를 만나면 좌회전,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의 금산 나들목으로 접어들어 9월의 2박3일 여행을 마무리한다.
옥천 북서쪽(대전 동쪽)의 대청호반 드라이브는 욕심내지 말도록 한다. 금강 드라이브를 즐긴 눈에 대청호반은 별 멋없는 따분한 경치였다. 단, 대청호반의 대통령 별장 청남대 구경에 관심이 있다면 대청댐 북쪽 문의면으로 간다. 거기서 청남대 관광용 셔틀버스가 운행된다.
○ 박가네 숯불소금구이
나제통문에서 설천면 소재지쪽으로 200m 거리에 ‘박가네 숯불소금구이’집(063-324-8292)이 있다. 숯불 소금구이를 참숯으로 ‘빨리 구워(8292)’ 내는 집이다. 쇠고기 생갈비 200g 12,000원, 안창살 10,000원. 돼지고기 항정살 200g 8,000원, 목살 6,000원. 항정살은 돼지고기의 목 뒷부분 살코기로 돼지 한 마리에서 800g 정도 난다는 귀한 부위로, 육질이 연하고 맛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