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가평군 북면 적목리와 도대리에 위치한 명지산(明智山·1,267m)은 수도권에서 가장 가까운 1,000m급 산이다. 겉으로 보기와는 달리 급경사 지대가 많고, 주능선 곳곳에 암릉과 바위지대가 산재해 있다.
산세가 다소 험준한데도 이 산은 사계절 인기 있다. 그 이유는 경기도내에 있는 산들 중에서 가장 태고적 자연미가 살아 있기 때문이다. 희귀식물인 금강초롱을 비롯해서 곰취와 각종 산나물류, 더덕, 능이, 노루궁뎅이, 송이버섯 등을 쉽게 볼 수 있는 산은 명지산 뿐이다.
명지산 지능선 상에 있는 사향봉(麝香峰·1,013m)은 사향노루가 서식했었다는 곳이다. 지금 사향노루는 볼 수 없게 되었지만, 너구리, 족제비, 청설모, 다람쥐 등은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특이한 것은 다른 산에 비해 멧돼지를 볼 수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멧돼지의 천적인 뱀이 많다.
□ 드라이브 코스
수도권에서 명지산으로 가는 길은 경춘국도를 이용한다. 가평 읍내로 들어서기 직전 오른쪽으로 경춘선 철길 굴다리를 지나자마자 나타나는 사기막 삼거리에서 좌회전 신호를 받아 왼쪽 경춘선 철길 굴다리 밑을 통과하면 오른쪽으로 가평역이 보인다. 이 길을 따라 2분 거리에 이르면 큰 느티나무가 도로 한가운데에 선 가평군청 앞을 지나 곧이어 본래의 읍내도로(75번 국도)와 만나는 신미식품 삼거리가 나타난다.
삼거리에서 직진, 승안 삼거리를 지나 8~9분 주행하면 왼쪽으로 위령탑이 선 사슴이고개를 넘는다. 사슴이고개에는 명지산 남릉 상 아재비고개와 연계되는 전설이 있다. 옛날 큰 가뭄이 들어 식량이 바닥나고 초근목피도 구하기 어려웠을 때 명지산 너머 상천리로 식량을 구하러 갔던 어떤 어른이 식량은 구하지 못하고, 한 어린이를 데리고 가평으로 되돌아오게 됐다. 상판리 장재울에서 ‘아이를 잡아 넘은 고개’가 지금의 아재비고개다.
아재비고개를 힘겹게 넘은 어른은 백둔리~목동을 지나 가평으로 넘어서는 이 고개에 이르자 배가 너무 고팠던 나머지 환장하여 잡아온 아이가 사슴으로 보여 잡아먹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된 것이다. 그래서 사슴이고개로 불리게 됐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사슴이고개를 내려서서 약 5분 거리(약 4km)에 이르면 목동 입구 북면주유소를 지나간다. 주유소를 지나자마자 삼거리에서 왼쪽 우회도로로 이어지는 75번 국도로 들어서면 ‘도계 29km’ 안내판을 지나간다. 가평천을 거슬러 이어지는 75번 도로를 따라 약 12분 주행하면 익근동 명지산 입구 주차장에 닿는다. 주차료는 무료.
□ 산행코스
명지산은 익근동에서 승천사~명지폭포~합수점 삼거리에 이른 다음, 왼쪽 사면길~정상 남릉 삼거리를 경유해 정상에 오르는 코스가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다. 정상에서 다시 익근동으로 원점회귀하려면 북동릉(화채바위와 사향봉 방면)으로 약 0.9km 거리인 1079m봉 못미처 삼거리에서 익근동 계곡 합수점으로 내려서면 된다. 이 코스를 역으로 하기도 한다.
또는 위 코스를 조금 비껴 나서 승천사에서 북쪽 방향인 사향봉 능선(북동릉)을 경유해 정상에 오른 다음, 익근동 계곡으로 하산하는 코스도 해볼 만하다. 이 코스는 계곡 코스보다 산행 시간이 더 소요된다. 그러나 능선을 타면서 즐기는 파노라마가 남다르다.
익근동 주차장에서 계곡 안으로 약 100m 가면 길 왼쪽으로 가평군 산지정화 관리사무소가 있다. 관리사무소를 뒤로하고 2분 거리에 이르면 오른쪽에 등산로 안내판이 있다. 안내판 오른쪽 잣나무숲 안으로 들어서는 산길이 사향봉으로 오르는 기존 등산로다.
숲 안으로 들어가 급사면 산길로 20분 가량 올라가면 북쪽으로 가평천이 보이는 사향봉 남동릉 능선에 닿는다. 이 능선으로 발길을 옮겨 50분 가량 올라가면 삼각점이 있는 683.8m봉 공터로 올라서게 된다.
이 봉으로 오르는 새 코스도 있다. 승천사(昇天寺)를 지나 8분 거리 첫번째 합수점에서 오른쪽(북쪽) 지계곡 안으로 들어간다. 길은 뚜렷하다. 5~6분 들어서면 무덤이 나타나고 길은 오른쪽 급사면으로 이어진다. 곧 이어 낙엽송숲 안으로 들어서서 2~3분 오르면, 이어 아름드리 잣나무숲이 나타난다. 잣나무숲 급경사를 15분 오르면 683.8m봉 남릉에 닿고, 이 능선을 25분 올라가면 683.8m봉에 닿는다.
683.8m봉에서는 정면으로 사향봉과 명지산 남봉이 시야에 들어온다. 이어 30분 거리에 이르면 노송군락이 있는 바위지대가 나타난다. 바위지대에서 오른쪽으로 우회하는 길로 약 50m 거리에서 다시 왼쪽 능선길로 들어가면 굴참나무숲이 이어진다. 낙엽이 수북히 쌓인 능선길을 따라 17분 거리에 이르면 능선 왼쪽으로 10여 명이 둘러앉아 식사나 휴식을 하기에 그만인 너럭바위가 나타난다.
너럭바위를 지나 6~7분 더 오르면 사향봉 정상이다. 울퉁불퉁한 바위들이 널려 있는 사향봉은 시원한 조망이 터지지 않는 것이 흠이다. 사향봉을 뒤로하고 철쭉나무숲 능선길을 따라 25분 거리에 이르면 지도상의 화채바위 북사면으로 들어선다. 약 40m 길이로 이어지는 북사면을 횡단한 다음, 다시 능선길로 올라가 20분 가면 화채바위와 비슷한 규모로 암봉을 이룬 1079m봉 북사면 길이 나타난다. 북사면을 통과하면 왼쪽 급경사 바위지대를 기어올라 바위로 된 안부에 닿는다.
안부 왼쪽 20m 위 바위꼭대기가 1079m봉이다. 이 봉에 오르면 조망이 일품이다. 서쪽으로는 명지산 정상이 마주 보이고, 그 오른쪽으로는 강씨봉, 개이빨산, 국망봉이 논남기 골짜기와 함께 조망된다. 북으로는 석룡산과 화악산 줄기가 가평천 건너로 마주 보인다. 동으로는 사향봉 능선 뒤로 애기봉과 수덕산이 눈에 와 닿는다. 남으로는 익근동계곡이 아찔하게 내려다보이고, 계곡 건너로는 백둔봉이 마주보인다. 백둔봉 너머 멀리로는 양평 용문산이 아른거린다.
1079m봉에서 다시 안부로 내려와 서쪽 능선길로 발길을 옮겨 약 5분 거리에 이르면 익근동계곡 상단부 합수점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에 닿는다. ‘명지산 0.9km, 익근리 4.9km’ 안내판이 있는 삼거리에서 계속 북동릉을 타고 20분 가면 통나무계단(길이 약 30m)이 나타난다.
통나무계단을 올라 8분 거리인 두번째 통나무 계단(길이 약 40m)을 지나 6분 거리인 세번째 통나무 계단(길이 약 50m)을 올라서면 명지산 정상이다. 동쪽 익근리계곡이 샅샅이 내려다보이고, 북동쪽 사향봉 위로는 화악산과 중봉이 조망된다.
그 오른쪽으로는 매봉, 촉대봉, 몽덕산, 가덕산, 북배산 등이 애기봉 능선 뒤로 시원하게 펼쳐진다. 남으로는 백둔봉과 명지산 남봉이 멀리 구나무산 산릉과 함께 시야에 들어온다. 남봉 오른쪽으로는 귀목고개, 운악산, 귀목봉, 청계산이 펼쳐진다.
하산은 남릉으로 내려간다. 남릉으로 난 산길을 따라 5분 내려서면 ‘명지2봉 1.4km, 명지산 80m’ 안내판이 있는 삼거리가 나온다. 삼거리에서 왼쪽(동쪽) 급경사 사면길이 익근동계곡으로 내려서는 길이다. 삼거리에서 50분 내려서면 북동릉 1079m봉 서쪽 삼거리로 오르는 길과 만나는 합수점 삼거리에 닿는다. 삼거리에서 50m 내려서면 ‘명지산 2.3km, 익근리 3.6km’ 안내판이 있다. 안내판을 뒤로하고 30분 내려서면 명지폭포 입구가 나온다.
계곡쪽에 놓인 60m 길이 통나무계단을 내려서면 명지폭포가 보인다. 높이 8m에 불과하지만 소용돌이가 심해 많은 피서객들이 목숨을 잃기도 한 곳이다. 폭포에서 다시 계곡길로 올라와 50분 거리에 이르면 익근동 주차장이다.
주차장을 기점으로 승천사 위 합수점 삼거리~683.8m봉~사향봉~화채바위~1079m봉을 경유해 정상에 오른 다음, 남릉 삼거리~익근동계곡~명지폭포~승천사를 경유해 다시 익근동 주차장으로 되돌아오는 산행거리는 약 13km로, 6시간 안팎이 소요된다.
▲ 교통
서울 동서울터미널(전철 2호선 강변역)에서 15분 간격(06:00~21:20), 서울 상봉터미널에서 1일 52회(05:20~21:30) 운행하는 춘천행 버스 이용, 가평에서 하차. 요금 동서울 4,200원, 상봉동 3,800원. 1시간5분 소요.
청량리역 앞에서 청평~가평 경유, 목동행 1330번 좌석버스(진흥여객·031-585-7242) 45~50분 간격(06:50~19:00)으로 운행. 요금 1,400원.
열차편은 서울 청량리역에서 1일 20회(05:25~22:20) 운행하는 경춘선 열차 이용, 가평역에서 하차. 요금 무궁화호 기본 5,200원, 통일호 1,400원.
가평에서 1일 5회(08:00, 11:00, 15:00, 16:40, 19:20) 운행하는 적목리 용수동행 버스 이용, 익근리 명지산 입구에서 하차. 요금 1,700원. 30분 소요.
용수동에서 가평으로 나가는 버스(1일 5회, 07:00, 10:20, 12:00, 16:10, 17:50 출발)가 약 15분 후에 명지산 입구를 지나간다.
▲ 숙식
명지산 입구에 있는 명지산토속순두부집(031-582-0506), 안성집(582-7895), 명지산매점(582-8909), 금자네식당(582-5574), 명지산쉼터(582-9380), 물레방아집(582-8701) 등에서 민박과 식사가 된다. 민박료 4~5인 1실 30,000원 안팎.
명지산손두부집에서 손두부(1모 6,000원), 도토리묵, 잣막걸리, 동동주(각 4,000원), 토종닭백숙, 닭볶음, 매운탕(각 30,000원) 등을 판다.
가평읍내에서는 군청에서 사기막 삼거리 방면 300m 거리인 백둔리인천집(581-5533)에서 파는 보리밥, 두부만두 전골, 모두부, 백반(각 5,000원) 등이 이곳 주민들에게 인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