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에서 만난 별미
곰치국 : 뱀장어목 곰치과에 속하는 곰치는 얕은 바다의 암초지대에 주로 서식하는 물고기로, 이빨이 날카롭고 성질이 사납다. 경상도 남부 해안에선 물메기라 부르는 이 곰치는 잔가시가 많고 흉측하게 생겼지만, 시원한 국물 맛이 좋아 인기 있다.
삼척의 별미로 꼽히는 곰치국은 비린 맛이 없으며 육질이 담백하고 연해 입에서 살살 녹아내리는 맛이 일품이다. 특히 술 먹은 다음날 해장국으로 더 없이 좋다.
삼척항에는 곰치국을 내놓는 전문식당들이 밀집해 있다. 삼척의 다른 항구에선 맛보기 쉽지 않다. 만남의 식당(033-574-1645), 바다횟집(033-574-3543) 등이 유명하다. 1인분 6,000원.
또 이른 아침에 장호항이나 삼척항 등의 항구에서 곰치를 직접 구입해 손수 국을 끓여 먹을 수도 있다. 재료에는 신김치, 굵은 파, 마늘, 고춧가루, 소금만 있으면 된다. 먼저 곰치를 비늘을 제거하고 토막 내 물에 깨끗이 씻는다.
잘 다듬은 곰치를 끓는 물에 넣고 어느 정도 익으면 김치를 추가한다. 그리고 다진 마늘과 고춧가루를 넣고 끓이다 마지막에 길게 숭숭 썬 파를 집어넣으면 시원한 곰치국이 완성된다.
도루묵찜 : 도루묵에는 재미있는 유래가 전한다. 조선조 선조 임금이 임진왜란을 맞아 피난하던 도중에 처음 보는 생선을 먹었는데 그 맛이 별미였다. 그래서 이름을 물어보니 ‘묵’이라고 하므로, 맛에 비해 너무 보잘 것 없다 하여 그 자리에서 ‘은어(銀魚)’라고 고치도록 했다.
나중에 궁중에 돌아와 ‘은어’ 생각이 나서 다시 청해 먹었으나 예전과 달리 맛이 없었다. 그래서 선조가 “도로 묵이라고 하라”고 일렀다고 한다. 이런 유래로 ‘도로묵’이라는 불리다가 발음이 변해 ‘도루묵’이 됐다는 것이다.
동해 등의 북태평양 해역에서 겨울철에 주로 잡히는 도루묵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생선으로 쳐주지 않을 정도로 많이 잡혔고 값도 싼 편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많이 잡히지도 않고 잡힌 것들도 대부분 일본으로 수출되기 때문에 귀한 생선이 됐다.
무를 밑에 깔고 매콤하게 양념을 얹어 요리한 도루묵찜은 부드러운 살을 발라먹는 맛도 있지만, 진짜 맛은 알에 있다. 알을 씹으면 쫀독쫀독하고 고소한 맛이 보통이 아니다. 또 숯불에다 구워먹는 도루묵 구이도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를 정도로 맛이 좋다.
삼척항 등에 도루묵찜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 많다. 찜 2~3인분 20,000원, 4~5인분 30,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