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찬의 sex report] 일과성 발기부전

70대 노인이 40년 연하 여성과 결혼해 자식을 낳고 성생활을 즐기며 산다는 얘기가 종종 언론에 보도된다. 발기 능력은 70세가 넘어도 건재한 경우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한창 나이에 발기에 이상을 경험하여 충격을 받는 남성들도 적지 않다.

벤처회사의 이사인 L(38)씨는 부부관계 도중에 음경이 힘없이 가라앉는 일을 경험했다. 부인의 도움으로 어렵사리 성행위를 마쳤지만 L씨는 이 일이 마음에 걸렸다. L씨는 회사 자금이 잘 돌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그 후 얼마간 이상이 없다가 또 다시 발기가 잘 되지 않자 L씨는 고민 끝에 클리닉의 문을 두드렸다. 검사 결과 음경의 기능과 상태는 양호하다는 진단을 받은 L씨는 일시적인 발기부전의 원인을 교정한 뒤 원만한 부부생활을 계속할 수 있었다. 그리고 불안감에서 벗어나 회사 일에도 몰두할 수 있었다.

40대 이후 남성이 가끔씩 발기부전을 경험하는 것은 흔한 현상이다. 그럼에도 이런 일로 충격을 받는 남성이 적지 않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큰 이상 없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그다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발기의 이상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성교를 할 때마다 3개월간 지속적으로 이상이 있을 때 비로소 발기부전이라는 진단이 가능하다.” 즉 가끔씩 발기부전이 있다가 다시 정상적으로 발기가 되면 큰 이상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인체는 생명을 유지하기 위하여 여러가지 생리현상을 보인다. 몸의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에 몸이 뻣뻣해지거나 눈이 뻑뻑해지는 것도 일종의 생리현상이다. 같은 맥락에서 건강에 문제가 있을 때는 일시적으로 발기에 이상이 나타날 수 있다.

대부분의 남성들은 성기능 이상을 경험하면 심리적 충격을 받게 되고 심적 부담감을 느끼며 자신감을 잃게 된다. 또 다시 이러한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지나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싸인다. 그리하여 성행위를 피하는 악순환에 빠져들게 된다. 방치할 경우 남성의 자존심이 망가지면서 회복이 어려운 발기부전에 빠져든다.

이런 때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우선 남성으로서 끝난 사람이라는 스트레스를 떨쳐 버려야 한다.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경우에도 일시적으로 발기부전이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을 마음에 새겨두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발기 이상을 야기시키는 원인을 찾아 바로잡아야 한다.

L씨의 경우 음경의 상태는 정상이었으나 과도한 스트레스, 심한 복부 비만, 호르몬의 저하, 그리고 소화 장애 때문에 복용하고 있던 위장약 등이 원인이었다.

만병의 원인인 스트레스는 음경의 혈액 소통도 방해해 발기가 잘 되지 않게 만든다. L씨에게 있어서 또 다른 원인은 복부 비만. 어느 연구기관의 통계에 따르면 성기능의 저하를 호소하는 남성들 중 복부 비만이 있는 경우가 약 60%에 달했다. L씨는 호르몬 상태도 좋지 않아 성장호르몬 분비가 1.9ng/ml 로 현저히 저하되어 있었다. 성장호르몬이 부족하면 발기부전의 원인이 되며 근력이 떨어지면서 지방질이 쌓여 살이 찌게 된다.

L씨는 우선 소화 불량 때문에 먹고 있던 위장약을 다른 것으로 바꾸었다. 그리고 뱃살을 효과적으로 줄이기 위하여 식사량을 줄여 칼로리 섭취를 제한하였다.

또 규칙적인 운동을 시작했다. 운동은 복부 비만에도 유익할 뿐 아니라 스트레스 해소에도 많은 도움이 되기 때문에 성기능 향상에 매우 중요하다. 또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마인드 컨트롤을 하도록 했으며 체내에 성장호르몬을 정상적으로 유지시키는 호르몬 요법을 실시하였다.

이처럼 발기 이상을 유발하는 원인을 교정한 후 L씨는 아무 문제없이 성생활을 할 수 있었다.

남성에게 가끔씩 찾아오는 성기능 저하는 원인 규명과 교정을 통해 쉽게 해결할 수 있다. 또 일시적 발기부전은 전신적 건강의 적신호일 수 있으므로 이를 자신의 건강을 되돌아보는 기회로 삼는 것이 좋다. / 주간조선 1801호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