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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우울증 환자가 미혼이거나, 직업이 없거나, 나이가 어릴수록 ‘우울증은 사회적 냉대와 소외가 심각하고 극복하기 힘든 질병’이라고 환자 스스로 ‘낙인’찍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오는 21일부터 열리는 대한신경정신과 추계학술대회에 발표된다.
■만성질환자들 우울증도 앓아
대한우울·조울병학회는 지난 2~6월 가톨릭대 성모병원 내과에서 치료 중인 환자 1254명을 대상으로 우울증 자가 척도를 이용해 우울증 발생 유무를 조사했다. 그 결과 전체의 43%에 해당되는 535명이 우울증 치료가 필요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만성질환이 있을 경우 우울증이 많이 동반되어 발병한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밝혀낸 첫 국내 자료이다.
내과 진료과별로 보면 고혈압·심장병 등 순환기 내과 환자에서 우울증이 54.6%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관절염 등 류머티즘 내과 환자 51.5% ▲만성신부전 등 신장 내과 환자 43.4% ▲당뇨병 등 내분비 내과 환자 39.3% ▲천식 등 호흡기 내과 환자 34.3% ▲위궤양 등 소화기 내과 환자 32.7% 등에서 우울증이 함께 있었다. 이들은 통증 등 신체 증상이 심하면 심할수록 우울증 점수도 함께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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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의대 김광수 교수는 “우울증이 있는 내과 환자는 신체 증상도 심하고 치료 결과도 나쁠 뿐만 아니라 병원 이용 횟수와 평균 진료일수도 늘어난다”며 “만성질환을 앓는 환자들의 우울증을 조기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울증에 대한 ‘낙인’ 심각
고대안암병원 신경정신과 이민수·한강성심병원 함병주 교수팀은 지난 7~8월 정신과를 찾은 204명의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우울증에 대해 환자 자신이 갖고 있는 인식과 ‘낙인’에 대해 조사했다. 낙인(stigma)이란 사회심리학 용어로, 일반인과 구별되는 차별·편견·고정관념 등을 말한다. 환자들의 평균 나이는 54세였다.
조사 결과, 우울증 환자의 나이가 어릴수록, 미혼일수록, 직업이 없는 상태일수록, 우울증 증세가 심각할수록 환자 자신이 우울증에 대해 사회적 냉대와 소외, 고립감 등이 심각한 질병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담배를 피우는 환자들일수록 우울증으로 인한 ‘고립감’을 더 많이 느끼고, 사회적으로 소외되어 있다고 느꼈다.
김철중 의학전문기자(블로그)doctor.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