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따라 가는 산행] 화천 산천어축제

화천은 물의 나라다. 춘천댐 물이 화천군 소재지 바로 앞까지 차올라와 있으며, 그 바로 옆에서 다시 화천댐으로 가두어진 파로호 호수면이 시작된다. 환절기엔 이 호수들에서 피어오른 물안개로 시정거리가 거의 제로 상태로 떨어지기도 한다.

그리고 엄청나게 추운 고장이다. 그중에도 화천 시가지 동쪽 바로 옆을 흘러 소양강 본류와 합해지는 화천천은 저기 휴전선쪽의 고산지대로부터 불어오는 냉풍으로 겨우내 푸르딩딩한 얼음벌판을 이룬다. 70년대엔 전국 빙상대회도 이곳에서 열렸을 정도다. 여기서 산천어 축제가 열린다.

▲ 아빠가 낚아올린 산천어를 보고 아이가 웃고 있다. 화천 산천어축제장에는 많은 양식 산천어를 풀어놓아, 초심자도 쉽사리 큰 산천어를 낚아보는 재미를 맛볼 수 있다.

화천 산천어 축제는 산천어 얼음낚시, 산천어 루어낚시, 기절초풍 맨손잡기 대회 등과 관광객 즉석 얼음썰매대회, 전국빙상대회, 얼음축구대회 등 여러 빙상놀이로 약 한 달간 꾸며나가는 축제다. 얼음판에서 산천어도 낚아보고, 한나절 시간을 내서 절경의 용화산을 오르면 한겨울 가족을 더불은 짧은 휴가로 괜찮은 일정이 될 것이다.

산천어(山川魚)는 곤들매기라고도 부르는 물고기다. 송어(松魚)의 육봉종(陸封種), 곧 바다로 회유해가지 않고 강에 남아서 성숙한 것이라서 학명도 송어와 같은 Oncorhynchus masou다. 성어의 몸길이는 25~30cm 정도로 송어보다는 훨씬 작다. 송어보다 수질에 훨씬 예민해서, 송어 100마리 키울 수 있는 수조에서 산천어는 30마리밖에 키우지 못한다고 한다.

맛은? 만약 눈을 감고 맛을 본다면 송어와 쉽사리 구분해내기 어려울 것이다. 송어 육질이 좀 고소한 편이면 산천어는 좀더 담백하다. 축제기간동안 주차장 앞 둔치에 물빛누리식당이라는 산천어 전문 임시 음식점이 개설되니 한번 들러본다. 산천어 정식, 훈제, 회, 가스, 구이, 찜, 버거 등 여러 가지 산천어 요리를 낸다. 화천 읍내 횟집들에서는 산천어 회와 매운탕을 맛볼 수 있다(1kg에 35,000원).

화천군은 올해도 산천어를 대량 양식하여 축제장에 풀어놓을 예정이다. 화천천 하류의 일정 구간을 그물로 막은 다음 그 안에만 산천어를 푼다. 작년엔 2년 키운 500g 크기의 성어 30톤을 풀었으나 이미 산란기에 접어들 정도로 큰 고기들이라 먹이를 잘 물지 않았다. 때문에 올해는 1년산인 300g대로 30~40톤을 풀 예정이라고 한다.

좁은 데다 수많은 고기를 풀어놓았기에 솜씨 좋은 꾼들은 하루에 수십 마리를 낚아간다. 반면 초보자는 허탕을 치기도 해서, 올해는 화천군 내 낚시 전문가들이 얼음판에서 직접 초보자들에게 낚시 요령을 일러주는 자원봉사를 하기로 했다. 축제장 옆에 6개 낚시도구 대여업소가 입점, 6,000원씩에 낚시채비를 빌려주므로 아무 장비도 미리 준비해갈 필요가 없다.

대형 얼음낚시터에서는 매주 금·토·일요일 산천어 얼음낚시대회를 연다. 이 때는 참가비가 10,000원이나 월~목요일에는 무료 개방한다. 화천군이 적잖은 예산을 들여 관광객들에게 비싼 산천어를 직접 손에 들려주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이런 축제를 여는 것은 화천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다. 한국에서 첫손 꼽히는 청정 산물 지역임을 널리 홍보하려는 화천군의 의도는 대성공, 1회 때인 2003년엔 26만 명, 작년에는 무려 58만 명이 다녀갔다. 읍내 주민이 7,000명인데 하루에 5만 명이 몰린 날도 있었다. 산천어 축제 추진위는 “올해도 첫 주말인 1월8,9일과 둘째 주말인 1월15,16일에 인파가 가장 많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주말 관광객을 수용하기 위해 화천군내 각 마을의 마을회관까지 동원한다. 대개 1가족당 4만~5만 원 받는다고 한다. 평일에는 읍내 숙박업소도 여유가 있다고 하니, 가능하면 휴가를 내서 평일에 찾는 것이 좋겠다.

얼음 낚시터 옆에는 완경사의 길이 30m 눈썰매장을 만들어두는데, 얼음판과 연결해두어 눈경사면에 이어 얼음판까지 총연장 130m나 길게 미끄러지는 재미를 맛볼 수 있게 한다. 얼음썰매와 얼음축구용품은 무료로 빌려준다.

기절초풍 산천어 맨손잡기는 허리까지 잠기는 차디찬 물속에 들어가 맨손으로 산천어를 잡아보는 행사다. 축제조직위원장이기도 한 정갑철 화천군수는 “호숫가 물안개와, 물안개가 만들어낸 상고대의 아름다움, 그리고 산천어와의 짜릿한 한 판 승부로 여러분 모두 기절초풍할 만큼 즐거운 축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천어축제 조직위원회 033-441-7575 홈페이지 www.icefestival.co.kr (한글도메인 : 산천어축제).

◈ 교통
구의동 동서울터미널에서 춘천 경유, 화천행 직행버스가 1일 12회(06:15~18:50) 운행. 2시간40분 소요. 거리 126km, 요금 10,400원.
춘천까지 가서 화천행 버스를 바꾸어 타도 된다. 춘천시외버스터미널에서 화천행 버스가 30분 간격(06:50~21:20) 운행. 1시간 소요. 요금 3,300원. 서울의 동서울이나 상봉터미널, 그외 부산, 대구, 울산, 포항, 광주, 김포공항, 인천공항, 인천, 안양, 전주, 천안, 원주, 속초, 강릉, 영월, 성남, 안산, 수원, 고양, 의정부에서 춘천행 직행버스가 있다.

자가용 차량을 가져갈 경우 주말 경춘가도는 매우 막히므로 포천→철원→화천이나 포천→사창리(화천)→화천 루트를 이용해본다.

경춘가도로 갈 경우는 복잡한 춘천 시내 구간도 피할 겸, 강변 드라이브 길을 이용한다. 강촌 지나 춘천 시내쪽이 아니라 양구 방면 길로 빠져서 구 경춘국도인 왕복 2차선 강변 길로 접어든다. 그 다음 의암댐→춘천댐→지암리→신포리 검문소→화천의 순으로 간다. 줄곧 북한강 풍경을 바라보며 가는 낭만의 여정이 된다. 단, 느닷없이 결빙지대가 나타나곤 하므로 요주의!

◈ 숙박
올 겨울 화천 산천어 축제기간인 1월7일부터 1월31일까지의 금·토·요일 밤 숙소는 초만원일 터이므로 이 때 가려는 이는 업소의 질을 가릴 것 없이 무조건 예약부터 해야 할 것이다. 만약 화천읍내의 시설을 잡지 못했다면 30분 거리인 춘천의 업소를 찾도록 한다. 작년엔 춘천도 산천어 축제 인파로 주말에는 방을 구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화천의 여관들(지역번호 033) : 강원장 442-7030, 골든장 441-0071, 녹원파크 442-6161, 뉴그린장  442-0882, 대림장 442-6306, 대성장 442-2168, 대호장 442-2069, 덕성파크 442-2204, 동아장 441-5533, 두꺼 비장 442-0414, 로얄장 442-6974, 부성장 442-4242, 서울장 442-2281, 안성장 442-2077, 영남장 442-2428, 용수장 441-1278, 용화장 442-2147, 장풍장 442-6610, 중앙장 442-0050, 초원장 442-2230, 태생장 442-3009, 함흥장 442-2454, 황금장 441-7999.

용암한증막은 대도시 대형 불가마 찜질방의 축소판을 상상하면 된다. 24시간 운영. 6,000원. 033-441-2333.

◈ 먹거리
읍내의 명가횟집(033-442-2957), 구만교 동쪽의 향토어죽탕집(442-5544), 서쪽의 동촌붕어찜집(441-3579) 등이 추천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