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내 차례다.” 박지은 六단이 제7기 여류명인전 승자 결승(2일 한국기원)서 현미진 三단을 따돌리고 도전자 결정전에 선착했다. 6일 벌어질 현미진 대 조혜연 六단 간의 패자 결승 승자와 도전권을 다투게 된 것. 이 과정을 통과한 1명은 현 타이틀 보유자 루이나이웨이 九단과 최종 3번기로 올해 여류명인을 가리게 된다.
우승 사정권에 든 이들 4명은 여류명인전서 이런 저런 구원(舊怨)으로 얽혀있는 관계. 2000년 초대 여류 명인에 올랐던 박지은은 ‘여류 천하통일’의 꿈에 한창 부풀어 있었으나 불과 1년 후 타이틀 벨트를 풀어야 했다. 갓 한국에 정착한 중국 출신 루이나이웨이에게 덧 없이 타이틀을 빼앗긴 것. 루이는 그 후 3연패(連覇)를 이루며 장기 독재 채비를 갖췄으나 4연패 문턱에서 18세 소녀 조혜연에게 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하지만 루이는 그대로 물러나지 않았다. 이듬해 조혜연과의 리턴 매치에 성공한 뒤 기어이 타이틀을 되찾아 온 것. 국내 여류 타이틀 수는 현재 2개뿐으로 여류 명인을 루이가, 여류 국수는 조혜연이 양분하고 있다. 출산을 앞둔 현미진은 2002년 3기 여류명인전 준우승자. 열강의 숲을 뚫고 도전권을 따냈으나 루이의 벽을 넘지 못한 한이 남아있다.
셋 중 누가 도전자가 되건 낯익은 ‘결승전 조합’이 되는 셈. 박지은과 조혜연 두 라이벌이 격돌하게 될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아마조네스’ 제국의 올해 여성 챔프 자리엔 4명 중 누가 오르게 될까. 우승 상금 80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