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가 다른 매체와 비교해 크게 차별화되는 점 하나는 부가영상이다. 영화를 재미있게 감상하면 제작 과정이나 촬영 뒷얘기, 감독의 생각 등이 궁금해지는데, 부가영상은 이런 궁금증을 상당 부분 해소해 준다. 아주 오래 전에 발표된 작품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DVD는 양에 차이가 있을지언정 어느 정도의 부가영상을 담고 있다.
그런데 요즘에는 최신작이라 하더라도 부가영상이 완전 배제된 채로 출시되는 ‘일반판’ DVD가 늘어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제작사가 작품의 특성을 고려해 의도적으로 빼버리기도 하지만 흥행작 중 상당수는 후에 풍부한 부가영상을 보강한 ‘특별판’으로 재출시된다. 당연한 말이지만 한 장을 소장한다고 하면 일반판보다는 특별판이 더 가치가 있다.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사건(2003) SE
토비 후퍼의 걸작 호러 ‘텍사스 살인마(1974)’를 유명 제작자인 마이클 베이가 다시 리메이크한다고 해서 화제가 되었던 작품이다. 오리지널 작품이 편집과 음악을 효과적으로 사용하여 공포감을 조성했다면, 새로 만든 작품은 비쥬얼을 더욱 강조해 볼거리를 늘렸다. ‘블레이드3’로 우리에게 알려진 제시카 비엘도 등장하는데 그녀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DVD는 불과 한달 사이를 두고 일반판과 특별판이 따로 발매되어 소비자의 원성이 자자했다. 특별판 출시가 제대로 홍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별판에는 일반판에는 전혀 없는 부가영상이 들어있는데, 특히 ‘텍사스...’와 ‘양들의 침묵’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실제 살인마에 관한 다큐멘터리가 압권이다. 시체의 피부를 벗겨 얼굴에 뒤집어썼다는 이유만으로도 1950년대 미국을 발칵 뒤집어 놓았던 에드 게인이라는 실존인물을 다루었다. 당시 살해된 여성들의 자료 사진은 영화보다 더 충격적이다.
쿵푸 허슬 UE
지난 3월에 출시된 ‘쿵푸 허슬’은 누구나 특별판이 출시될 것이라는 사실을 예상할 수 있었다. 주성치식 코메디와 액션의 정점을 보여준 이 작품은 국내 흥행도 예상을 뛰어 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일반판만 급하게 출시되어 올해 안에 다른 버전이 출시되리란 소문이 돌았는데 ‘UE’라는 이름을 달고 마침내 출시된다. 수록된 부가영상의 양은 많지 않으나 포복절도할 내용들로 채워져 있다. 성룡 영화만큼 재미있는 NG 장면 모음이나 주성치를 웃기는 쿵푸 영화 전문가와의 인터뷰는 웃음과 함께 숨겨진 정보를 전달해 준다. 주성치 팬으로서 일반판을 구입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추천한다. 단, 특별패키지 한정판이라고 명명된 고가의 호화 에디션도 기존에 출시되어 있으니 이번에 출시된 UE와 구별해야 한다. 패키지보다 부가영상이 더 중요한 사람은 ‘UE’가 바람직하다.
(박진홍· DVD프라임 대표 (블로그)park.dvdprim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