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오피스 1-2위 점령' 장진 감독 "웰컴 Two!"

풍성한 가을걷이다. 불과 두달 전만 해도 제대로 '스텝이 꼬였다'고들 했다. 1주 차이로 자신이 제작한 영화('웰컴 투 동막골')와 연출한 영화('박수칠 때 떠나라')가 나란히 개봉하게 됐으니 말이다. 그런데 두 작품 모두 터졌다. 지난달 박스오피스 1, 2위를 나란히 점령했으며, 그중 '웰컴 투 동막골'은 600만명을 넘어서 '친구'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웰컴 투 동막골'과 '박수칠 때 떠나라' 모두 그의 동명 연극을 스크린에 옮긴 작품. 그 누구보다 풍요로운 가을을 맞이하게 된 장진 감독을 만나봤다. -축하한다. 비결이 무엇인가. ▶하하. 글쎄, 정답은 관객들이 알고 있겠지. 흥행은 곗돈 타는 일이 똑같다고 생각한다.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밀어부친다면, 언젠가 한번은 흥행의 재미를 보게 된다. 그리고 다시 주춤할 때도 있고, 또 대박이 터질 때도 있고. -'웰컴 투 동막골'의 연출을 박광현 감독에게 맡긴 이유는? ▶3년 전에 만든 '묻지마 패밀리'의 '내 나이키' 때 깊은 인상을 받았다. 박감독이 이야기하는 방식이 마음에 든다. 사람 사는 이야기를 제대로 풀어낼 줄 알기 때문이다. -올해 초만 해도 '웰컴 투 동막골'이 '충무로 3대 재앙'으로 불렸다. 제작자로서 고비도 있었을 텐데. ▶사전 투자도 쉽지 않았지만, 촬영 막판에 제작비가 떨어져갔다. 그게 지난 3월이었는데, 진짜 힘들었다. 10억원을 더 확보해야했다. 우리 회사같은 규모에서 10억원은 엄청난 액수였다. 회사 경상비 빼서 돌리고, 제작자 지분 일부 포기하고 하면서 간신히 카메라를 돌렸다. -흥행은 자신했나. ▶편집본 보고 "됐다"고 자신했다. '박수칠 때 떠나라'의 배급사에 '웰컴 투 동막골' 보다 앞에 가거나, 차라리 같은 날 개봉하자고 했다. 오히려 '친절한 금자씨'는 겁나지 않았다. -현장 경험이 풍부한 제작자인 셈인데, 어느 정도 관여를 하는 스타일인가. ▶촬영장에 딱 세번 갔다. 편집때 의견을 제시하긴 하나, 그전엔 '노터치'에 가깝다. 석달전에 스토리보드 그리고, 매일 그 고민하는 사람에게 나의 잔소리가 들리겠냐. 스크린 데뷔작인 '기막힌 사내'들을 만들었던 현진씨네마의 이순열 대표 등이 그러했듯이, 나도 감독을 무조건 신뢰한다. -'박수칠 때 떠나라'의 대박 또한 자신했나. ▶모 아니면 도라고 생각했다. 이참에 차승원에 대해 꼭 한마디 하고 싶다. 진짜 그는 좋은 배우다. 우는 장면이 있었다. 내가 보기엔 좋은데, 본인이 마음에 안드는지 재촬영을 요구하더라. 다시 촬영을 할때마다 정확히 타이밍에 맞춰 눈물을 흘리는 걸 보고 감동했다. 난 참 복이 많은 사람이다. -좋아하는 감독은. ▶이창동 감독이다. 화면이 꽉 차 있지 않냐. 가슴을 울리는 그의 영화에 감동하곤 한다. -다음 프로젝트는?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이다. 이미 연습을 시작했고 28일 공연을 시작한다. 새 영화는 갱스터 무비인 '거룩한 계보'로, 10월부터 시나리오 작업에 들어가 내년 2월 크랭크인 예정이다. (스포츠조선 전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