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LG배 세계기왕전]백, 버티다

〈제6보〉(74~88)=?의 모자를 맞은 백의 출구(出口)는 74 한 곳뿐이다. 75, 77을 선수한 뒤 79. 백의 제자리걸음 속에서 흑은 꽃처럼 피어나고 있다. 80은 일종의 유인구(誘引球). 참고 1도 1로 젖혀 끊어가도 이렇게 외곽 포위망이 뚫려선 절단한 의미가 없다. 하지만 소년은 이번에도 81로 침착하게 피한다.

82는 일종의 버팀수. 이 수로 ‘가’면 확실히 살지만 흑 ‘나’(좌상귀 백에 대해 선수), ‘다’로 ? 한 점 잡히는 것이 크다. 84로 상변을 챙기자 흑은 85로 태연히 중앙을 보강한다. 범상치 않은 침착함이다. 천신만고 끝에 선수(先手)를 잡은 백, 부리나케 86으로 붙여간다. 그러나 87은 어땠을까. 쉽게 안정시켜주지 않겠다는 뜻이었지만 약간 과했다는 평. 참고 2도 5까지의 처리가 알기 쉬웠다. 백 A의 보강이 시급한 반면 흑에겐 B의 막음, C의 봉쇄 등 즐거움이 남기 때문. 그나저나 중앙 백은 살았나, 죽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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