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LG배 세계기왕전] 이창호 위험!

〈제10보〉(132~158)=“같은 프로로서 이창호와 같은 시대에 산다는 것은 잔혹한 일이다. 역사에 엑스트라로서만 남을 뿐이므로.” 올해 초 이창호가 기적의 5연승으로 농심배 우승을 이끌었을 때 중국 신문에는 이런 탄식이 실렸었다. 리마(李麻)란 별명이 추가된 것도 그 때였다. ‘상대를 옴짝달싹 못하게 만드는 이창호’란 뜻이라는데, ‘돌부처’ ‘강태공’ ‘애늙은이’ ‘신산(神算)’ ‘대기성(大棋聖)’을 거쳐 내려온 별명의 진화도 흥미롭다.
건곤일척의 패싸움이 개전(開戰)된 순간 백에게서 132라는 미스 블로가 등장한다. 당연히 참고도 1로 끊어 패를 쓸 곳. 135 한 방을 맞아 132는 패감도 아닌 결과가 되면서 아래 쪽 흑세만 깔끔해졌다. 설상가상, 우하귀 백진이 ‘패감 공장’으로 등장하고 있다. 엷음이란 이처럼 언젠가는 대가를 치르는 법이다.
이제 흑은 어디서건 약간만 ‘뜯어먹어도’ 이긴다. 여러 판을 검토하던 프로기사들 사이에서 “이창호가 위험하다”는 소리가 퍼지기 시작했다. ‘엑스트라’는 정말로 ‘주연 배우’를 따돌릴 것인가. (137 145 151 157…?, 142 148 154…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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