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LG배 세계기왕전] 소년, 신을 꺾다

〈제12보〉(174~189)=이창호는 중국 바둑계에서 신(神)과 거의 동격으로 통한다. 그런 이창호를 15세 애송이가 이겼으니 중국 대륙이 얼마나 시끄러웠을까. 천야오예가 속한 중국 리그 베이징 팀의 탄옌우(譚炎午) 감독은 “그는 항상 최강 기사와 맞서길 원하고 강자를 만날수록 더 강해진다”라며 감격해 했다는 후문이다.
최후의 접전은 계속된다. 174는 손해 패지만 다른 대안도 없다. 이 수로 참고도 백 1은 패감이 안될까? 흑은 2로 패를 해소해 버린다. 9까지 중앙 백은 살아가지만 그 과정에 6을 당해 아래 쪽 백이 사경에 처하는 것. 수순 중 7을 생략하면 흑 A, 백 B, 흑 C로 연결이 끊긴다. 백 D엔 흑 E. 10이 미리 놓인 효과다.
186이 불가피할 때 187로 때려냈고, 188로 뛰어봤지만 189에 다음 수단이 없다. 거대한 중앙 백 대마가 잡혔다. 돌을 거두는 이창호. 소년이 고개를 깊이 꺾어 예의를 갖춘다. 검토실을 지켰던 한·중 양국 프로들의 흥분한 목소리가 대국장까지 들려왔다. (179 185…?, 181…174, 182…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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