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LG배 세계기왕전] 이창호의 탈락

〈총보〉(1~189)=종국 시점에서 백은 참고도 7까지 몸부림쳐 봐도 8 이후 A와 B가 맞보기다. 결국 중앙의 거대한 백 대마가 횡사했다. 이창호로선 치욕에 가까운 한 판. 평준화 시대의 1패는 병가지 상사지만 내용이 완패에 가까웠다. 특유의 평정심을 잃은 반면(盤面) 운영 속에 ‘첫 대면 상대에 약하다’는 징크스를 떨쳐내지 못한 것일까.
이창호는 모든 기전서 위세를 떨쳐왔지만 LG배는 특히 텃밭 같은 무대였다. 9년 간 우승 4회, 준우승 1회를 기록하며 단 한 번도 4강을 벗어나지 않던 그가 처음으로 16강에도 들지 못했다. 국내외 바둑계가 일제히 충격에 빠질 만한 사건이었다.
뒤집어 보자면 천야오예가 워낙 잘 둔 바둑. 두텁고 균형 잡힌 기풍이 인상적이다. 침착함에다 과감함까지 갖췄으니 대어 급 신인이 출현했다고 할까. 15세 소년 천야오예는 ‘화장실에 갈 때도 기보를 들고 들어갈’ 정도로 바둑에 빠져있다고 한다. 같은 또래 한국 유망주 앞에도 강력한 경쟁자가 출현한 셈이다. (103…39, 125 131 137 145 151 157 163…85, 128 134 142 148 154 160…80, 170 176 182…118, 173 179 185…165, 181…174, 189수 끝 흑 불계승, 소비시간 백 2시간 51분, 흑 2시간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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