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회 LG배 세계기왕전]보물찾기

〈제3보〉(23~31)=박문요의 양친은 모두 조선족이다. 7살 때 처음 바둑을 가르쳐 준 아버지가 아들의 입단(99년) 이듬해 세상을 뜨면서 박문요 모자는 매우 궁핍한 생활을 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한족(漢族) 초등학교 졸업 후 2001년부터 베이징 국가 위기(?棋)대에서 바둑을 연마해 온 박문요가 구사할 줄 아는 우리말은 ‘안녕하세요’ 정도.
백이 거꾸로 ?로 들여다본 뜻은 참고도가 설명해 준다. 흑 1의 굴복을 받아낸 뒤 2로 이으면 6까지의 역습이 가능해지는 것. 그것은 못 견디므로 23 쪽을 끊었고, 백도 24로 뚫었다. 기세의 충돌이자 필연의 진행이다. 25부터 27까지도 이런 정도. 백의 입장에선 28과 29의 선택도 쉽지 않았다. 14분의 고심 끝에 백은 28의 실속을 택하고 29의 봉쇄를 허용한다. 여기까지 흑이 다소 만족스런 절충이란 중론.
30, 31은 당연해 보이지만 모두 실착이다. 백 ‘가’의 곳이 보기보다 엄청 컸다. 흑 ‘나’면 백 ‘다’. 흑의 입장에서도 31로는 ‘라’ 이하 ‘사’까지 선수 후 31로 가야 했다.

우변의 ‘보물찾기’를 뒤로 미룬 채 좌상귀에서 새로운 접전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