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3반' "범인이 범인대신 점수로 보여…"

“헤어지자”는 여자 친구의 말에 당황한 강력계 신참 형사 김홍주(김민준)는 전직을 고민한다. 사표를 내려는 순간 “나는 처자식마저 도망갔다”고 쏘아붙이는 베테랑 문형사(허준호)의 설득에 주춤하고, 이제 동부경찰서 강력 3반은 육 반장(장항선), 재철(김태욱) 등 모두가 똘똘 뭉쳐 국제적 마약 조직의 거물과의 한판 승부에 나선다.
형사 영화 ‘강력 3반’이 가진 최대의 미덕은 강력계 형사에 대한 꼼꼼한 취재다.
“언제부턴가 범인이 범인으로 안 보이고 점수로 보인다”는 홍주의 고백처럼 검거실적에 울고 웃는 강력반의 고과점수제, 또 신용카드로 수사비를 미리 당겨 쓰지만 범인을 잡지 못하면 월급으로 막아야 하는 차가운 현실이 설득력 있게 묘사된다. 또 이 방면에서는 이제 한 정점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 마약 소매상 유해진의 감초 연기도 연신 허리를 꺾게 만든다.
하지만 ‘강력 3반’이 가지는 결정적 아쉬움은 그 모든 분야에서 다 2%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형사 생활의 비장미만 강조한 나머지 그들의 굴곡 있는 뒷모습을 조명하는 데는 실패하고 있고, 김민준은 ‘다모’ ‘아일랜드’보다는 진화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드라마 전체를 이끌고 가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이다. 스타와 배우 사이의 간극을 뛰어넘기에 그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범인이 너무 잡고 싶어서 눈물이 날 정도가 돼야 진짜 형사가 되는 것”이라는 허준호의 대사는 충분히 감동적이지만, ‘강력 3반’이 흘리는 눈물에 공감하려면 관객들의 보다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